우리 동네 불교대학 명강의 |
부처님의 가르침은 한량없이 지혜롭고 자비롭습니다. 그 바르고 귀한 가르침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목말라합니다. 그래서 불자들은 이곳에 모여 함께 공부를 합니다. 바른 도반을 만나고 마음을 다스리는 부처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장소, 위없는 부처님 가르침을 체득하는 곳. 바로 불교대학입니다. 강의를 듣는 불자들은 빛났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는 더욱 당당했습니다. 쉽게 발 들이기 어렵게 느껴졌던 장소, 불교대학. 불교대학에선 어떤 가르침을 전하고 있을까요? 명강의가 펼쳐지고 있는 우리 동네의 불교대학을 찾았습니다. 01 조계사 인문학당ㆍ불광사 불광아카데미 | 우리 절 인문학 명강의 유윤정 |
신심과 인연, 불교대학을 찾는 이들
불교에 관하여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찾은 불교대학. 강사의 질문에 쑥스러워 작게 대답하다가도 어느새 강사와 호흡이 잘 맞아 주거니 받거니 강의를 이어간다. 신심을 고취시키고, 당당한 불자가 되려는 초보불자들의 발심.불교대학을 찾은 불자들의 서원이다. 청주 용화사 충북불교대학과 대구 동화사 대구불교대학을 다녀왔다.
| 용화사 충북불교대학
용화사 충북불교대학(학장 각연 스님) 사무를 담당하는 문애자(심인성) 용화사 교무과장이 불교대학을 찾은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법당에 책상과 좌복을 깔고 교재를 나눠주는 일부터 중간에 마실 찻물을 데우고 강의 듣는 학생 명단도 파악한다. 일찍 도착해 자리를 한 학생들도 서로서로 수업 준비를 돕는다. 저마다 눈 마주치며 함께 강의를 준비한다.
“다른 지역처럼 저희도 5·60대 수강생들이 가장 많습니다. 대부분이 전업주부이거나 회사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 낮 시간에 듣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주간반보다 야간반에 강의를 듣는 분들이 2배는 더 됩니다. 그래서 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무심서로 565. 충북불교대학 제23기 신입생들이 용화사 관음전 내에 가득하다. 야간반 수업 시작 15분 전, 130명 가까운 학생들이 모였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용화사 포교사의 목탁 소리에 맞춰 『천수경』 예불을 올린다.
충북불교대학은 1994년 설립되어 올해 24기 신입생들을 맞이했다. 매주 수요일 주·야간반(오후 3시~5시, 오후 7시~9시)을 운영하며, 목요일에는 불교대학원 경전반(오후 7시)을 운영하고 있다. 용화사는 포교사단과 봉사단 등 산하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주시 중심사찰로 도심포교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불교대학은 총 네 명의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빈 스님(행복문화연구소장)이 ‘불교입문’을 강의하며, 김경집 교수(위덕대 교수)가 ‘불교개론’을, 정법 스님(대구 지산정사 주지)이 ‘불교문화’를, 김응철 교수(중앙승가대 교수)가 ‘부처님의 생애’를 각각 강의한다.
“충북불교대학은 매년 수강생이 늘고 있습니다. 다른 불교대학에서도 강의를 해보았는데, 용화사의 불교대학은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요. 학생들의 신심이 기본이죠. 충북불교대학은 불교대학의 성공사례입니다.”
강사 원빈 스님의 말끝에 용화사 불교대학의 성공 이유를 물었다. 원빈 스님은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주지스님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모든 강의에 참석해서 신도들과 함께 강의를 듣는 것’과 ‘사찰 내에서 강사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대접하는 것.’ 주지스님의 수업참여로 불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심信心’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좋은 강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충북불교대학은 학생들에게 신심을 기반으로 해 불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강의는 불교와 함께 일상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별할 것 없이 기본에 충실한 교육, 충북불교대학의 특별함이다.
충북불교대학 신입생 이명숙 학생은 강의를 들으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불교대학 학생들은 강좌가 끝난 아쉬움을 박수로 대신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러 온 불제자들이 서로에게 예를 갖추고 회향의 시간을 가졌다.
| 동화사 대구불교대학
“안녕하십니까. 저는 61학번으로 등록했고요. 친구가 60학번인데, 여기 오면 마음도 편하고 좋다고 해서 저도 같이 다니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수업을 마치는 그날까지 모두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김금숙 신입생)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주름으로 남았지만, 쑥스러움에 상기된 볼은 학창시절로 돌아간 설렘의 표현이었다. 동화사 대구불교대학(학장 효광 스님)의 2017년도 첫 강의. 모든 수강생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자기소개와 불교 공부를 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90여 명의 주간반 신입생들이 도반의 얼굴을 익히는 자리다. 앞으로 1년간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배울 도반이다.
“동화사 신도들이나 포교당 신도들 이외에도 다른 작은 법당 신도들이나 불교를 잘 모르는 분들도 불교공부 하려고 이곳 불교대학에 많이 옵니다. 처음 불교에 입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무래도 대구불교대학은 전문교육기관이고, 분위기가 좋아서 한 번 수강하셨던 분들이 주변에 추천하며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집니다. 부처님 법 따라 행복 찾으러 오시는 것 같아요.”(정토야 불교대학 사무국장)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대구불교대학을 찾았다. 팔만사천의 이야기들이 결국 하나로 귀결되듯 학생들의 마음은 같다. 불교를 배우고,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사는 것. 인연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불교대학을 찾았다.
5·60대 불자들이 많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불자들이 등록했다. 대구불교대학은 2년 과정이며, 그 이후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도 구성되어 있다. 1·2학년과 경전반이 주·야간 총 6개 반으로 나뉘어 있으며, 약 500여 명의 불자가 대구불교대학에서 강의를 듣는다. 1학년 신입생들은 ‘불교입문’과 ‘부처님 생애’, ‘불자와 신행’ 등의 수업을 대구불교대학 담임스님인 정연 스님(동화사 총무국장)에게 배운다. 2학년 학생들은 도일 스님의 ‘초기불교 강의’, 천산 스님에게 ‘선불교 강의’, 이덕진 교수와 청두 스님에게 ‘불교역사’ 등을 배운다. 대학원 경전반은 청두 스님의 『아함경』 강의로 한 학기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대구불교대학은 총동문회와 동아리 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다. 산악회, 봉사단, 합창단, 목탁습의회로 나뉘어 있는 동아리는 불교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특히 합창단의 인기가 대단하다.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합창단의 음성공양에 감동을 받아 불교대학에 들어온 학생들도 있었다.
이날 강의를 마치며 담임스님인 정연 스님은 “인연된 우리 불교대학에서 원하는 바 모두 배워가며 마치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잘 다니세요.”하고 1학년 신입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염주를 채워주며 덕담을 나눴다.
‘바르게 배워 널리 전하자’는 교훈으로 불자들의 올바른 신행생활을 지도하는 동화사 대구불교대학. 대구광역시 중구 문우관길 65에 위치하고 있으며, 1992년 설립 이후 현재 제26회 신입생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