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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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울어야!
  • 관리자
  • 승인 200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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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울어야]

제가 좋아하는 어느 스님께서 일타큰스님 다비식에 갔다 온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셨는지 인산인해를 이룬 다비식장에서 수많은 분들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더랍니다. 특히 스님 옆의 어느 노보살님은 영결식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양 볼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그 광경을 본 스님은 다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것은 '당신이 열반에 들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분들이 당신을 위해 울겠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스님은 중노릇 정말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새삼 들더라는 것입니다.

화엄경 세주묘엄품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부처님이 아득한 지난 겁에 수행하실 때 시방의 일체 부처님을 칭찬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높고 거룩한 이름이 시방세계에 두루 울려 퍼집니다( 佛昔劫海修諸行/ 稱讚十方一切佛/ 故有高遠大名聞/ 此智慧王之所了)'.
즉, 부처님 이름이 널리 퍼지고 뭇중생들의 찬탄을 받으시는 것은 바로 부처님께서 과거 무량겁을 수행하실 때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많이 칭찬하셨기에 많이 칭찬을 받으시는 것이며, 많이 공경하셨기에 많이 공경을 받으시는 것이겠지요.

또 부처님이 열반하실 때 보면 수많은 중생들이 슬퍼 합니다. 경을 보면 그 비통함이 말할 수 없이 애절합니다. 크게 소리 내어 우는 것은 물론이고 머리를 뽑는 사람, 땅에 뒹구는 사람, 심지어 기절하는 사람까지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이 그동안 중생을 위해 흘리신 눈물 때문일 것입니다.

일타 큰스님이 저렇게 많은 분들의 눈물 속에 다비장으로 가시는 것은 큰스님께서 저 많은 분들을 위해 많이 우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없는 스님의 자비심이 중생을 위해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리셨기에 다비장을 가득 메운 저 많은 대중들이 큰스님 열반 소식에저렇게 큰 눈물 흘리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상 인연 다한 후에 다른 분의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면, 우리도 부처님이나 큰스님처럼 살아 있을 때 남을 위한 눈물을 많이 흘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인연 다한 날 다른 분들의 진정한 애도와 공경을 받을 수 있을텐데, 저는 지금까지 남을 위해 울어 본 일이 별로 없어 참 큰 일입니다...

이 종린 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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