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 아트] 제1회 불교무용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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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 아트] 제1회 불교무용대전
  • 유윤정
  • 승인 2015.08.3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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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열法悅의 순간 춤꾼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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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손끝을 여몄다. 허공을 가르는 손날이 부유하는 의식, 침잠한 호흡을 깨운다. 불 꺼진 무대 위 조명이 쏟아지자, 텅 빈 공간에 무용수의 기운이 가득 찬다. 몸으로 전하는 불법佛法. 춤꾼의 몸짓이 관객을 신비로운 장場으로 이끈다. 제1회 불교무용대전이 열렸다. 

 

 

 
춤은 언어다. 몸의 대화. 춤꾼은 내면의 의식을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예인藝人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품었다. 선線처럼 흘러 선정禪定을 그린다.
 
7월 한 달 매주 금·토·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10편의 불교 무용이 무대 위에 올랐다. 불교문화단체 (주)구슬주머니(대표 이철진)가 주최하고 (사)한국춤예술센터가 주관했으며 조계종 문화부 등이 후원한 제 1회 불교무용대전이 서울 대학로 소극장 스튜디오 SK에서 열렸다.
 
유구한 역사를 품은 한국 전통 예술의 기저에는 불교의 진리가 흐른다. 불교는 지난 2000년간 예인藝人에게 영감의 원천이 됐다. 불교무용대전은 불교 예술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불교를 소재로 한 예술창작을 장려하고자 마련됐다. 전통무, 창작무 구분 없이 불교를 소재로 한 무용을 공모했다. 무용대전을 위해 창작한 창작무도 다수 선정됐다. 엄선된 열 팀이 무대에 올랐다. 
 
‘넋전춤 - 넋전 아리랑(한국전통넋전춤 연구보존회)’ ‘쌍승무(정우정연무용단)’ ‘세가지 업業(심현주 dance with us)’ ‘문수사자놀이(우리소리연구회 솟대)’ ‘무애행(라온댄스컴퍼니)’ ‘승무(홍은주-리을무용단)’ ‘다비(댄스컨템포러리 Joon-mo)’ ‘반조(강동균 in us move)’ ‘천개의 공空(임선영 Im dance project 10)’ ‘무사유(댄스컴퍼니 마묵)’가 관객에게 말없는 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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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에 보살을 그린다
 
혜인 스님이 무대에서 열연한 ‘넋전춤 - 넋전아리랑’은 불가에서는 전춤, 무가에서는 넋춤이라고 불리던 우리나라 전통의식무다. 넋을 담는 종이인형에 유주무주고혼을 담아 신중, 시왕, 사직신, 삼신할미와 저승신에게 고한다. 짚신으로 만든 반야용선에 넋전을 태워 삼도천을 건너 피안으로 보냈다. 공연 중 스님이 종이를 접어 오렸다. 관객의 숫자만큼 넋전이 생겼다. 넋전춤은 그대로 관객의 생전예수재가 됐다. 
 
‘쌍승무’는 비정비팔非丁非八의 보법으로 그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두 명의 무용수가 하나가 둘이 되고, 다시 둘이 하나가 됐다. 아타我他의 의식을 바로보아 일체지一切智를 깨달아가자는 염원을 담았다. 느린 염불로 춤을 내고, 도드리, 타령, 굿거리로 점차 달아 올려, 북을 치며 맺어 풀어내는 호흡. 긴 장삼소매 흩뿌려짐에 동중정動中靜의 절제미가 느껴진다.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업業을 무용으로 형상화한 작품 ‘세 가지 업業’은 무용대전을 위해 창작됐다. 스스로가 지은 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스스로 받는다는 과정을 세 명의 무용수가 역동적인 몸짓으로 표현한다. 
 
문수보살의 눈을 피해 사자가 잠시 지상에 내려왔다. 관객을 앞에 두고 재롱부리며 웃음을 보시하고 돌아갔다. ‘문수사자놀이’다. 관객의 웃음소리에 신이 난 사자의 날랜 발재간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게 한다. 문수사자놀이를 보던 한 관객은 사자에게 연신 합장으로 찬사를 보냈다. 
 
춤꾼의 무대는 온 몸의 모든 감각을 깨워 움직이는 완전한 몰입의 순간이다. 들숨과 날숨의 기민한 조절, 솜털 하나까지 뻗어있는 알아차림이다. 모든 감각을 깨워낸 무용수의 몸짓이 허공에 보살을 그린다. 그리고 무용수가 느끼는 법열法悅의 순간, 관객은 손끝부터 발끝까지 깨어있는 찰나 선정의 관조자가 된다.
 
관조자가 될 수 있는 경험은 끝나지 않았다. 제1회 불교무용대전이 끝나기 무섭게 내년에 열릴 제2회가 기대된다. 기회가 닿는다면 산사음악회에서도 불교무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용을 모른다고 감상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다. 모르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직관적으로 무용을 감상할 수 있다. 수행자의 몸짓에 담겨있는 부처님 가르침을 찾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예술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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