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중원미륵사지의 칠성풀잠자리
충주 중원미륵사지의 석불 입상 앞에는 작은 포대화상 형상물이 놓여있다. 사람들은 중국 명나라 건국시기에 활동했던 실존인물인 배 나온 포대화상이 복을 가져다준다고 여겨 친근감을 느낀다. 포대화상의 둥근 배를 행복, 행운, 풍요의 상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포대화상의 머리 위에 탑처럼 쌓아올린 동전과 그것을 붙잡고 있는 듯한 돌멩이는 속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돈을 행복의 필수조건이라 여겨왔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진리이자, 삶의 목표가 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포대화상은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구름을 이불삼아 살았다고 전해진다. 자연과 더불어 살다가 대자연으로 돌아간 걸림 없는 자유인이었다. 제자들이 그에게 “선의 진수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포대화상은 메고 있던 포대를 “쿵!” 소리 나게 바닥에 내려놓은 뒤 “자신의 짐을 벗어서 내려놓으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짐이란 물질(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아니었을까? 포대화상의 둥근 눈썹 위에 앉은 곤충은 칠성풀잠자리이다. 이제 막 생명의 비밀을 풀고 엷은 날개를 펼쳐 자유비행을 하려는 어린 잠자리가 말한다. 벗어 내려놓은 자, 자유로우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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