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왠지 따사로운 봄볕,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에 감사함마저 듭니다. 구제역 파동에 이어 일본 지진 참사까지 접하며, 인간의 교만함과 유한한 생명의 실상을 실감하게 됩니다. 비극적인 일을 바라보며, 이로 인해 마음이 한결 겸손해짐을 느낍니다.
이번 호 특집 주제는 ‘참회’입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며 달려온 우리 삶에 한번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참회는 우리의 마음을 맑게 정화시키는 보배로운 일이며,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입니다. 잠시나마 지친 삶을 돌아보며, 진정한 참회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산중에 들어와 늘 큰 은혜를 입으며 살아왔습니다. 불보살님의 은혜, 스승님의 은혜, 도반의 은혜, 신도들의 은혜, 제자들의 은혜, 후배들의 은혜, 가르치고 보호하고 지켜주신 은혜, 믿고 후원하고 이해해주신 은혜. 한 순간 한 순간 은혜와 감사로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모든 사람과 모든 일들이 감사하고 고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부처님 밥 얻어먹으면서, 최소한 할 일은 하고 산다는 교만한 마음으로 지내온 시간들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깊이 고개 숙여 참회합니다. 정진의 마음을 다시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주경 스님의 ‘참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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