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寺의 향기] 운제산 오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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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寺의 향기] 운제산 오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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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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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寺의 향기 신라고성 신통력이 머문도량

네 똥은 내 고기다

원래 오어사(吾魚寺)의 본 이름을 항사사(恒沙寺)라 일컬었는데, 원효대사(元曉大師)와 혜공선사(惠空禪師)의 다음과 같은 일화에 의해 오어사로 불리게 되었다.

갖가지 이적(異蹟)과 기행(奇行)으로 부궤화상(負蕢和尙)이라고 불렀던 혜공선사는 만년(晩年)에 항사사로 옮겨 살았다. 그때 당나라 유학길을 떠났다가 도중에 깨달은 바 있어 다시 되돌아온 원효대사가 이 곳에서 많은 불경(佛經)의 소(疏)를 찬술하고 혜공스님과 서로 농을 즐기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두 스님은 절의 계곡 상류에서 놀다가 물고기를 잡아먹고 바위 위에서 방변(放便)을 하였다. 그런데 혜공스님의 신통력에 의해서 똥이 고기로 변하여 파닥거리고 있었다. 혜공이 이것을 가르키며 희롱하여 말하기를 「네 똥은 내고기다.」라 하였다. 그로 인해 나오 <吾>, 고기어 <魚.>하여 오어사라 하였다 한다. 즉 「네가 눈 똥은 내가 잡은 고기다<汝糞吾>.」

 

운제산 기슭

오어사는 경북 영일군(迎日郡) 오천면(烏川面) 항사동((恒沙洞), 포항에서 남쪽으로 24Km가면 운제산(雲梯山)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운제산은 표고 417m의 낮은 산으로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산이다.

삼국유사의 남해왕(南海王; 박혁거세의 아들) 조(條)에 의하면 「남해왕의 비(妃)는 운제(雲帝夫人, 혹은 운제(雲梯)라고도 한다. 영일현 서쪽 운제산에 성모단 혹은 성모당(聖母堂)이 있어, 가뭄이 극심할 때 부근 농부들이 이 곳에서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는데 감응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고 고려시대까지는 사단제실이 있었다고 전한다.

오어사는 신라 제 26대 진평왕(眞平王;579~632)때 자장율사에 의하여 창건되었으며 혜공, 원효 그리고 선덕여왕이 대보(臺輔)로 임명하려 했으나 「하루동안 계를 지니다 죽을지언정, 계를 파하고 백년 살기를 원치 않노라.」라고 말한 자장(慈藏), 해동 화엄종이 초조(初祖)가 된 의상(義湘;625~702) 등 네 거승이 수도했던 곳으로 이름나 있으며 지금도 부속 암자로 자장암, 원효암, 혜공암이 있다.

이러한 신라 불교의 얼굴들에 호응하듯 이 곳은 내륙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곳에 사찰이 위치한다. 그리고 오어사 바로 앞과 주변에는 운제산이 빚어낸 태고의 얼이 숨쉬는 천연의 호수<吾魚湖>가 펼쳐져 있어 바닷가에서 관음을 현신했던 의상이 좋아 머물렀음직한 물과 수양버들, 산세 등으로 때묻지 않은 비경이 숨겨진 신비로운 곳이다.

 

오어사의 세 가지 보물

오어사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세 가지 보물이 있었다고 한다. 이 보물은 아주 먼 신라시대 때 만들어진 숟가락과 긴 칼, 머리에 쓰는 대관(大冠·삿갓)이 있었다고 전한다. 저 때에 오어사에서 수행하던 원효대사가 왕명에 의해 금성(현재의 경주)으로 떠날 때, 남은 스님들에게「영구히 오래도록 보존하면 절이 길이 영속하리라.」하고 일렀단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보관을 소홀히 하여 장(長劍)은 공복 후에 도난당하고 현재 숟가락과 심하게 삭은 대관만이 간신히 보관되고 있다.

숟가락은 신라시대의 검은 구리로 만들어졌으며 원효대사께서 공양시 사용했던 것이라 전하며, 장검은 원효스님이 불전행사시 사용했던 것이라 한다. 또한 삿갓은 대사의 외출시 사용했던 승모였다고 한다.

특히 원효대사의 삿갓은 현대에 볼수 있는 가상 섬세하고 값진 발보다 약 열배나 더 정교하게 짜여졌으며, 그 높이는 1척이고 밑의 직경이 1.5척이나 된다. 그러나 뒷부분의 거의 삭아버렸으나 겹겹으로 붙인 한지(韓紙)에 씌어진 붓글씨가 천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그 만큼의 시간과 공간으로 우리의 눈 앞을 아련하게 한다.

 

불교는 세계인류의 정신적 혁명을…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맹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 원인을 지적하자면 한두 가지가 아닐테지만 우선적으로 무한 생명의 종교로서 시대와 인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즉, 참선만이 제일이 아니라 현실과 인류가 다같이 바라고 원하는 도인(道人)으로서 탄생되어야 하며, 현실에서 중생의 등불이 되어 시대를 앞장서 가야 합니다.

부처님은 당시 인도사회의 정신개혁을 구현하신 분이십니다. 어디 동서고금을 통틀어 어느 사상가, 어느 정치가가 무한 생명의 평등은 차치하고서라도 신분제도를 타파, 인류평등을 현실에 구현하신 분이 있습니까? 그래서 어떠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더라도 부처님의 영원성과 위대성은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불교는 중교나 철학적인 학문뿐 아니라 인류 정신혁명의 궁극적 목표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국제불교 연합봉사단」을 조직할 계획입니다. 부처님 사상을 토대로 세계 인류의 정신적 혁명을 이룩하자는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주지 장주(嶂洲) 스님께 합장하고 돌아서면서 스님의 모든 불사가 하나같이 잘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신사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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