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괴로울 때나 항상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부처님의 참 가르침에 머리 숙여 기도하고 감사한다. 오늘은 모처럼 우리 학교 전 직원이 침목행사의 하나로 유서 깊은 무주 적상산에 등반하기로 한 날이다. 오전 수업을 가볍게 마친 후 각자 준비해온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모두들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차는 학교를 출발하여 복잡한 시내 거리를 서서히 벗어나 어느덧 진안 모래재를 올라 적상산 안국사를 향해 달린다. 직원 산악 등반대회는 매년 1회 정기적으로 추진하여 행해지는 친목행사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올 산악 등반대회 행선지를 선정하기 위해 여러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느 곳으로 갈것인가에 대해 서로들 진지한 의견교관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문을 열어 자신있게 무주적상산을 추천하기로 했다. 내가 적상산 등반을 추천하게 된 이유는 산세가 수려하고, 특히 전란을 피하기 위하여 이곳에 조선시대의 사료인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었던 유서 깊은 적상산 사고지가 있는 곳이며, 현재도 적상산성의 유적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적상산 그 이름이 말해 주듯이 여인의 다홍치마를 두른 듯 자연의 경관이 빼어나다.
고려말 충렬왕 3년(AD.1277년) 대선사 월인 화상께서 창건하신 안국사가 있고, 산 계곡에 자리한 무주 양수발전소는 ‘95년 5월에 준공하여 총 발전량 60만kw의 국내 최대 규모로 가히 가볼 만하다고 소개하자 모두들 이의없이 행선지로 정하게 되었다.
차는 두어 시간 반을 달려온 끝에 어느덧 적상산 자락에 닿았다. 60여 직원이 제각기 등산장비를 정리하고 미리 준비해온 간식 등을 배낭에 나누어 메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모처럼 대자연의 맑은 공기를 심호흡해 보는 마음은 어린애인 양 마냥 새롭고 즐거움뿐이었다. 바로 발 아래로 펼쳐져 보이는 신비로운 경관은 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경, 바로 그것이었다.
일행은 산행을 멈추고 흐르는 땀을 씻으며 후식을 취하고 능선을 따라 해발 800미터 고지의 작은 분지에 자리한 ‘안국사’를 향해서 내려갔다. 도량에 접어드니 석양 무렵이었다. 깨끗한 경내는 조용하기 이를 데 없어 어느덧 마음이 편안해졌다. 3만여 평에 새로이 자리한 가람을 경이로워하며 참배하는 일행들에게 지난 7년여 동안 안국사를 이전, 중창하고 전화로 소실되었던‘호국사’도 복원하여 지금의 대가람으로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은 현 주지이신 원행 스님의 발원과 불보살님의 가피라고 자신있게 설명하였다.
특히 이곳은 지방문화재 제42호로 극락전을 비롯하여 괘불, 호국사비, 적상상선 등을 소개하여 이번 적상산등반과 안국사 순례는 어느 때보다 뜻있고 보람 있었다고 서로들 입을 모았다. 나 또한 지난 준공식 불사에 참여한 바가 있어서인지 그날의 인산인해를 이룬 불자들이며 그밖에 많은 행사들의 기억이 더욱 새로웠다.
일행은 다시 발길을 옮겨서 청하루에 마련된 소박물관을 찾았다. 주지스님께서 인도 및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성지순례에서 틈틈이 수집한 불교문화 예술작품을 정성스럽게 전시해 놓은 것을 감상하고 새롭게 불교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스님께서 주신 선물을 한아름 안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우리 일행은 다시 버스에 올랐고 ‘관세음 보살’염하는 가운데 차는 어둠길을 헤쳐서 전주에 닿았다. 출발하기 전에 조바스러웠던 마음이 이제 차분히 가라앉는 것은 모처럼 친목들반 일정도 무사히 끝낼 수 있었고, 직원들에게 불교에 대한 진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느끼게 한것을 보람스러워하며 흐뭇하게 미소를 머금고 두손 모아 합장하여 부처님께 감사드린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