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영험기] 지옥에서 만난 조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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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 영험기] 지옥에서 만난 조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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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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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 영험기

지난 38호에서는 잠시 죽어서 저승에 다녀온 기록을 이숙이씨의 체험기로 소개한 바 있다. 여기서는 지장보살본원경을 소개하는 자리에 영험록 중 지옥에 관한 부분 한 편을 싣는다. 이것은 광덕 스님 편역 지장보살경 중에서 취한 것이다. -편집부-

   송나라 장안에 살던 최이계(崔李係)는 도독(都督)을 지냈으며 그의 아우 최융(崔隆)은 상서(尙書)를 지낸 사람이다. 개보(開寶) 2년(서기 969년)에 형 이계는 가벼운 병으로 며칠을 누웠더니 홀연히 죽었다가 이틀 만에 다시 살아났다. 다음은 이계가 죽어서 당한 일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이계가 누워 있는데 사령(使令)인 듯한 두 사람이 와서 양쪽 팔을 붙들고는「어서 가자」하며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어디론지 데리고 갔는데 얼마를 갔었던지 어떤 큰 성문 앞에 이르렀다. 그 안에는 큰 기와집들이 여러 채가 있었다. 집 앞에 당도하니 그 안에는 검은 관을 쓴 관리가 보였고 그 앞에는 부군(府君)이라 하는 관인들이 있었으며 그밖에 사령인 듯한 사람들이 퍽 많았다. 사자는 이계를 끌어다 어떤 부군 앞에 세웠다. 부군이 묻기를「너는 불법을 닦아왔는가? 착한 행을 하였는가? 스님들께 공양 올렸던가?」하며 한참 있더니「보아하니 당신은 이미 큰 성인을 받들어 모신 적이 있으니 세상에 있으면서 큰 복을 지었소」하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부군에게 묻기를「이 사람의 수명이 어찌되었습니까?」하니 그 부군이 한 권의 책을 몇 장 넘기더니 이계를 보고 하는 말이「경의 수명은 다하지 않았습니다. 지장보살님의 구호를 받은 것이요」하고는 이번에는 사령들을 향하여 말하기를「너희들은 어찌하여 얼마 안 되는 사람의 수명을 경솔하게 다루느냐」하고 꾸짖었다. 앞서의 부군이 또 물었다.「그대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소?」「돌아가고 싶습니다.」「여기에 왔으니 지옥을 한번 보고 가지 않겠소?」「보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군은 말 한 필과 사자 두 사람을 시켜 함께 가게 하였다.

   거기서 동북방으로 5 ∙ 6리 가량 가니 쇠로 만들어진 큰 성에 당도하였다. 거기가 지옥이었다. 한쪽 귀퉁이에서 그 끝까지는 수십 리나 되었고 그 안에 쇠로 만들어진 구역이 있어서 쇠 끓는 물과 불꽃이 그 안에 꽉 차 있었다. 들어가면서 보니 어떤 집의 대문이 쇠로 되어 있는데 문 사이로 들여다 보니 놀랍게도 그 안에는 돌아가신 조부모들이 있었고 목에 칼을 차고 손에 수갑을 채이고 쇠줄에 묶여서 맹렬한 불에 그슬리고 있었다. 이계는 깜짝 놀랐다. 그런데 그 죽은 조상들은 그 고통 속에서도 이계를 알아보고「나를 구해달라」고 울부짖으며 소리소리 쳤다. 이계는 정신을 바짝 차려서「지장보살을 꼭 생각하십시오」하고 소리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앞으로 더 나아가서 한 성에 이르니 그 안에는 쇠 평상이 놓여 있었고 생전에 알던 사람이 몸이 검은 숯과 같이 되어 맹렬한 불길 속에서 고초를 받고 있었다. 그에게도 합장하면서「일심으로 지장보살을 생각하십시오」하고 일러 주었다. 그 다음에 적사(赤沙)지옥이라는 곳에 이르니 죄인들이 구리 쇠 기둥이 몇 천 개나 되는 그 위에서 고초를 받고 있었다. 황사(黃砂) 백사(白砂) 초사(焦砂) 등 일곱 지옥을 돌아보면서 지장보살을 생각하라고 소리치며 돌아 나왔다. 함께 가던 사자가 하는 말이「불법을 불신하고 비방하는 자는 이곳에 떨어지게 됩니다」하고 일러주었다.

   지옥에서 나와 다시 한 성에 이르니 거기는 전의 성과는 딴판이었다. 어디서인지 쨍그랑 옥방울을 굴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풍악소리가 은은히 들려왔고 이름 모를 아름다운 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성 한 가운데 이르니 대보전(大寶殿)이라 하는 큰 궁전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 보니 궁전이라기보다 오히려 한 큰 세계가 벌어져 있었다. 수 많은 남녀들이 즐겁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혹은 담소하고 있었다. 이계는 이곳이 천당이라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그의 조부모도 계셨으며 돌아가신 육친들도 많이 보였다. 이계는 기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였다.

그의 조부모와 조상들이 지옥고를 받는 것을 좀 전에 보았는데 어느새 여기 와서 이런 복락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의심이 들었다. 거기에 있던 남녀들은 모두가 이계를 알아보며 말을 걸어왔다.「우리가 지옥에 있을 때에 당신이 지장보살을 생각하라고 가르쳐 주셨으므로 그 덕분에 지장보살 염불을 하여 우리가 여기 오게 되었으니 당신 참 고맙소」하는 것이었다. 이계가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다들 대답하기를「여기는 복사(福舍)라 하는데 말하자면 복 받는 집입니다. 이곳에 나면 수명도 고통도 아주 없습니다. 여기서 즐겁게 살다가 장차 미륵불께서 출현하시어 3회 설법을 하실 때에 그때 법문을 듣고 모두 보리도를 성취하게 됩니다.」

   이계가 묻기를「미륵부처님은 어떻게 해서 만나게 됩니까?」하니 이번에는 함께 갔던 사자가 일러주었다.「옛날에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업도중생을 제도하도록 부촉하셨습니다. 그때에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여쭈기를, 부처님의 사부대중이 결코 악도에는 떨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미륵불께서 출세하시기 전 56억 7천만년 사이에 중생이 있어 정토세계에 태어나거나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원하더라도 그 복이 미흡한 자는 복사에 나와서 복을 누리면서 부처님이 출세하실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리게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이 복사가 있습니다.」

   이계는 지옥과 복사를 두루 돌아보고 앞서의 부군 앞에 다시 돌아갔더니 부군은 이계를 인간계에 내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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