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古今)을 논(論)하는 안목(眼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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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古今)을 논(論)하는 안목(眼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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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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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의 고전/임문록(林問綠)

①운거(雲居)의 삼탑(三塔)

백운단(白雲端) 선사가 말하였다.

[천하에 총림이 크게 성하게 된 것은 이것이 대지(大智)선사의 공이다. 그러니 조사당에는 마땅히 초조(初祖) 달마 조사의 영(影)을 가운데 둘 것이고, 대지선사의 영은 좌편에 둘 것이며, 그 산중 개산조(開山祖)으 영은 우편에 두면 마땅할 것이다. 개산조만을 모시고 그 밖의 조사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운거우(雲居佑)선사가 말하기를, [제방(諸方)의 장로(長老)가 입멸한 것을 보면 반드시 탑을 세웠다. 그러나 산천은 한이 있는데 사람의 죽음은 한이 없다. 백 천년이 지나면 탑을 용납할 곳이 없지 않겠는가?] 하였다. 그래서 굉각탑(宏覺塔) 동쪽에 란탑(卵塔)을 세우고서 말하기를, [대개 주지되는 사름으로서 생신(生身)이 썩지 아니 k고 다비하고서 사리를 비 오 듯이 내린 사람이 아니거든 그 뼈를 여기에 묻을지니라.]

또 서쪽에 또 하나의 난탑을 만들고서 말하기를, [대중이 죽거든 그 뼈를 여기에다 묻어라.] 하였는데 이것을 三탑이라고 한다. 두 장로의 식견이 높고 깊어서 후세의 법을 삼을 만하다. 대개 높은 이론을 지니기 어렵고 많은 사람의 뜻을 거슬러서 이루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반드시 이 뜻을 잘 아는 사람이 나타나리라. 나는 장차 이것을 보고자 한다.

[주]대지선사(大智旋師)-백장회해(百丈懷海)선사를 말한다. 백장선사가 백장청규( 百丈淸規)를 만들어 선종 총림의 기틀을 잡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선종은 아직 종지(宗旨)에 따른 독립된 사원도 없고, 선종다운 의식도 제도도 없었다. 백장청규 이후 중국의 선종이 종단 적으로 확립되었고 이 후 선종이 크게 발전하였다. 그래서 천하 총림이 성한 것이 대지선사의 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②유성(有誠)법사

동경(東京) 각엄사(覺嚴寺)의 유성법사는 화엄경을 강하였다. 강석을 연 지 오래 되었고 학자들은 많이 h여 그 명성을 받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됨이 맑고 지극하여 조금도 꾸밈이 없었다. 행하는 바가 높고 지식이 또한 깊어서 근세 강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를 지나는 사람이 없다. 원우(元佑)년 초, 고려의 승통(僧統)이 바다를 건너와서 임금께 표(表)를 올렸다.

[화엄종주 현수(賢首)의 법을 받아 본국에 돌아가 유통시키고자 하오니 법을 받아가게 하옵소서]한다.

이에 영을 내려 법을 전수해줄 자를 천거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유성법사가 적임이라 하여 추천되었다. 그러나 법사는 사의를 표하고 힘써 말하기를, [신은 뜻을, 경을 강하는데 두고 있다 하오나 아는 바가 옅고 맑지가 못합니다. 다만 나이가 많은 것으로 해서 학자들에게 추천을 받습니다. 지금 다른 나라의 명승이 바다를 건너와서 도를 구합니다. 여기에는 마땅히 학식이 높고, 넓고, 깊은 분을ㄹ 찾아서 그의 스승이 되게 함이 옳을까 하옵니다. 항주(杭州 )의 혜인원(惠因院)의 도원(道原)을 보건대, 그는 교법에 정밀하고 세속 학문에도 또한 능통합니다. 저로서는 그를 천거하여 저를 대신하고자 합니다.]하였다. 그의 천거는 공의에 부쳐져서 윤허하는 바가 되어 성지(聖旨)를 받들어서 청하는 대로 되었다.

③푸른 매와 사냥개

설두(雪竇)선사는 처음에 대양현(大陽玄)선사 회중에 있었다. 거기서 지객(知客)을 맡고 있었는데 하루는 밤새 어떤 객승과 동서고금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조주(趙州)의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공안(公案)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논쟁을 쉬지 않았다. 그때 곁에 한 행자가 있었는데 그를 보고 웃고 가버렸다. 객승이 물러간 후에 설두는 행자를 불렸다. 그리고 그를 꾸짖기를, [손님과 대하고 있는데 어지 무례하게 그런 태도를 하는가?] 하니 그는 대답하였다.

[지객스님, 스님은 고금(古今)을 정(定)하는 말씀은 잘 하십니다. 그러나 고금을 정하는 안목은 없습니다. 그래서 웃었습니다.]

[그러면 내가 그대에게 묻겠는데 조주의 뜻을 어떻게 알아듣는가?] 그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토끼 한 마리가 옛길에 가로 누었는데 푸른 매는 잠간 보고 곧 사로잡았지만 뒤따라 쫒아온 사냥개는 신려한 성품이 없어서 부질없이 고목 밑만 찾아 해매 누나

一兎橫身當古路(일토횡신당고로) 蒼鷹纔見使生擒 (창응재견사생금)

後來獵見無靈性 (후래렵견무영성) 徒向枯椿下處尋 (도향고춘하처심)

설두는 이에 크게 놀래어 그와 깊이 사귀고 벗이 되었다. 혹은 말하기를, [그는 승천종(昇天宗)선사리라]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생각한다. 그 앙시의 법석이 얼마나 성대하였던가를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 *

 

입은 진실과 광명을 토하는 문이다. 언제나 찬탄과 기쁨을 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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