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의 세계] 화엄경의 사상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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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세계] 화엄경의 사상대관
  • 이종익
  • 승인 2008.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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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세계

  1 머릿말

 우리 인류가 이 땅 위에 사회를 얽매고 五천년 문화사(文化史)를 엮어 오면서 그 가운데 수많은 철인, 성자, 학자, 사상가가 밤 하늘의 뭇별처럼 나타나서 온갖 철학, 과학, 종교적인 이론과 지식, 사상 등을 전개해왔다. 독일의 학자「막스.뮤울러」는 그의 저서「지식의 형태론」에서 인류 세계 위에 드러난 지식의 형태를 대략 세 가지로 나누었으니 「지배지(支配知)」,「교양지(敎養知)」「해탈지(解脫知)」가 그것이다. 「지배지」는 자연의 물리 · 화학적 법칙을 잘 응용하여 사물을 잘 지배하는 지식이니 곧 현대 유-럽 중심의「과학지(科學知)」가 그것이요, 「교양지」는 인간의 이성과 양심에 의한 인륜 · 인류도덕의 지식을 가리킴이니 곧 고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유교적 윤리의 교양이 그것이고,「해탈지」는 현실의 모순에서 길이 해방함을 그 주지(主旨)로 함이니 특히 인도적 종교, 불교가 그 특색을 발휘했다고 하였다.

 인도의 지식과 사상은 대체로「해탈지」계통에 속한다.

 불교 이전의 인도 사상도 그렇지만 특히 불교는 한 마디로 말하면「해탈사상」이다. 근본 불교도 그렇지만 소승, 대승 불교는 더욱 그러하다. 대승 불교의 궁극적인 이상은「부사의 해탈(不思義解脫)」이며 그 「부사의 해탈」의 이상봉을 향하여 힘차게 약진하는 것이 곧 「보현 행원(普賢行願)이다.

「부사의 해탈」이야말로 온 누리에 충만한 무한 생명의 외침이요,「보현행원」은 그 생명의 끊임 없는 진동력(震動力)이다

 화엄경은 이 온 법계를 진동하는 생명의 외침이 보현의 행원(行願)을 타고 영원한 미래세를 향하여 끊임 없이 파동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 화엄경을 통하여 메아리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엄사상의 골자는 「부사의 해탈 법계를 향하여 달리는 보현행원을 그 종지로 한다.」라고 단정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므로 六O · 八O화엄의「입법계품(入法界品)」은 곧 四O화엄의 「부사의 해탈 경계로 들어가는 보현행원품」이 바로 이 화엄경의 중심사상이 되는 것이다.

  2 화염경의 한역본(漢譯本) 종류

 화엄경의 조직과 그 경에 담겨 있는 사상의 내용을 풀이하기에 앞서서 이 경의 한역된 종류 부터 알아보자.

「화엄경」은 갖추어서「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儼經)」의 七자(字)로 되었다.

 이 경의 한역본(漢譯本)이 세 가지 있으니,

 1, 동진(東晋) 의희(義熙) 一四년(서기 四一八)에 천축(天竺)의 三장 법사「불타발타라」가 번역한 六O권으로 된 것이 있고, 다음 당나라 성역(聖歷) 二년(六九八)에 천축「실차란타」三장이 번역한 八O권 화엄경이 있고 정원(貞元) 一四년(七九八) 계빈국(북인도 카스밀국) 반야 三장이 번역한 四O권 경이 있다.

 六O권 경은 보통으로 「六O화엄」, 八O권 경은「八O화엄」,四O권 경은 「四O화엄」이라고 한다.

 六O화엄은 그 설법한 장소가 일곱 곳에서 여덟 번 회합하여 三四품(品)의 법문을 한 것으로 되었고 八O화엄은 七처(處)구회(會)에서 三九품의 법문을 설한 것으로 되었는데 그 내용은 같으나 六O 화엄은 제一처(處) 보리장회(菩提場會)에서 「세간정안품(世間淨眼品)한 품만 설한 것으로 되었는데 八O화엄은 이「세간정안품」을 五품으로 나누었고 또 十지품 뒤에 六O화엄에는 十정(定)품이 없는데 八O화엄에는 있기 때문에 八O화엄은 三九품이었다. 또 八O화엄에는 보광당(普光堂)에서 三회 설법을 하였는데 六O화엄에서는 二회가 되었으므로 七회ㅡ八회가 되었다.

 다음 四O화엄은 갖추어서는 「대방광불 화엄경 입부사의 해탈경계 보현행원품(八不思議 解脫境界 普賢行願品)」이라 한바, 약하여 「보현행원품」이라고 한다. 그 내용은 六O · 八O화엄의 마지막 「입법계품(立法界品)」에 해당된다.

 이와 같이 한역된 화엄경에 이 세 가지 종류가 있다.

  1. 七자 제호(題號)의 대의

「대방광불화엄경」의 七자로 된 제호에 대하여 그 七자가 각기 하나의 특수한 뜻을 지니고 있다고 풀이하였다. 범어(梵語)에서는 지금의 七자 순서로 되지 않았으나 三본 번역의 제호는 다 같이 「대방광불화엄경」으로 되었다. 그리고 이 七자에 대하여,

 1.「대(大)는 어떤 적은데 대한 상대의 대가 아니라 무한 절대의 큰 것으로서 진리의 본바탕이 그렇게 무한대」임을 뜻한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2.「방(方)」은 방정하다의 뜻으로서 진리의 자체상(自體相)이 무궤도하고 무질서한 것이 아니라 방정한 궤도와 질서가 정연하다는 대 우주의 원칙을 가리킴이다.

 3. 「광(廣)」은 그 묘용(妙用)을 말한 것으로서 무한대의 법체가 정연한 질서와 궤도를 지니고 있음과 아울러 마치 끝 없는 보배광과 같이 무궁 · 무진한, 미묘하고 부사의한 공덕의 묘용을 다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4. 「불(佛)은 위의「대 · 방 · 광」의 「체 · 상 · 용」을 다 체득하여 그 인격 위에 구현(具現)한 분을 말함이다.

 5. 「화(華)」는 꽃이니 장차 열매를 맺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존재이니 보살이 불도를 성취하기 위하여「六바라밀」이나「자 · 비 · 희 · 사(慈悲喜捨)」네 가지 무량심〔四無量心〕등의 만행(萬行)을 닦아 묘하고 향기롭고 화려한 공덕을 쌓아 모으는 꽃에 비유한 것이라고 하였다.

 6. 「엄(嚴)은 장엄하다, 꾸민다는 뜻이니 보살이 만행의 공덕으로 불가사의한 부처의 법신(法身). 보신(報身)을 장엄하게 꾸민다는 뜻이다.

 7. 「경(經)은 범어「수트라」인데 본래는 꽃 꾸러미를 꿰는 끝이라는 뜻이다. 하나의 실끈이 수많은 꽃을 꿰어 지니듯이 문자로 엮은 경전이 많은 교리를 꿰어 엮고 있다는 뜻이다. 이 七자를 다시 간단히 분류하면「대 · 방 · 광」은 체득해 들어갈 바의 법계의 「체 · 상 · 용」이요〔所證法界의 體 · 相 · 用)「불 · 화 · 엄」은 그법계의 이법(理法)을 체득하여 들어가는 사람〔能證之人〕이라고 하였다.

  3 화엄 전경(全經)의 四분과(分科)

 위에서 경 제호 七자가 지니고 있는 뜻을 간단히 소개했거니와 이에 다시 화엄경 전부가 지니고 있는 요지를 간단히 말하기로 한다. 화엄경 八O권 三九품의 법문 내용을 옛사람들은 대체로 四분과로 간추려 보았다. 곧 믿음 · 앎 · 행하고. 증득함(信 · 解 · 行 · 證)의 네 가지가 그것이다.

 처음 석가모니불이 마갈타국 붙다가야에서 성도한 보리장(菩提場)을 무대로 시방의 모든 보살과 三계중 욕계 · 색계의 모든 하늘과 지신(地神) · 산신 · 하신(河神) · +수신(水神) 등 三九위(位)의 신중들이 다 모여와서 붓다의 성도를 경축(慶祝)하는 형식으로 화엄경법문이 개막된다.

 그 모든 보살과 三九위의 신들은 다 붓다가 무량겁으로 보살의 광대한 행원(行願)과 공덕을 닦아서 이제 부사의 한 해탈법계를 증득했다고 찬송하였다. 그것이「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의 법문이다. 다음에 붓다가 이와 눈썹〔齒眉〕사이로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인연 있는 모든 보살과 중생을 불렀다는(2) 여래현상품(如來現相品), (3) 보현삼매품(普賢三昧品), (4)세계성취품(世界成就品), (5)화장세계품(華藏世界品),(6) 비로자나품 등 六품은 붓다가 끝없는 과거로 부터 한량없는 보살도와 공덕을 닦아왔으므로 이제 이러한 부사의한 불과(佛果)를 성취했다고 증언하였다. 그것을 소신인과(所信因果), 곧 모든 보살과 인간, 천상 중생들은 붓다가 이미 이룩한 이 공덕의 과해(果海)를 그 믿을 바로 하라는 것이다.

 징관(澄觀)은 이 六품을「거과권락 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곧 불과(佛果)의 장엄하고 부사의함을 들어 보이어 보살대중들도 그것을 보고 즐거운 마음을 내어 신심을 내게 함이라고 하였다.

 다음 제二처(處) 보광당회(普光堂會)로부터 제七 두 번째 보광당회에서 한 법문까지〔加來名號品第七∼加來出現品第三七까지〕三一품의 법문은 보살이 十주(住) · 十행(行). 十회향(回向) · 지(地) · 등각(等覺) · 묘각(妙覺) 등 四二위(位)의 큰 생을 닦아서 성불하게 되는 모든 과정을 자세히 풀이한 것으로서 그 수행. 승진하는 법을 알게 함이다. 징관 대사는 이것을「수인계과생해분(修因契果生解分)」곧 인행(因行)을 닦아 불과에 합하게 하기 위한 법을 알게 함이라고 하였다.

 다음 제 八회 세 번째 보광당회에서는 단「이세간품(離世間品)」한 품만을 설한 것으로 되었는데 대중이 二백 가지를 묻자 보현보살이 한 가지 물음에 열 가지식으로 대답하여 二백 문 에 二천 가지를 대답하였다. 그 二천 가지 법문은 앞에서 한 三七품의 법문을 요약하여 그 법문대로 닦아서 나아가는 보살의 행문(行門)을 거듭 천명하였다. 그것을 징관대사는 「탁법진수성행분(托法進修成行分)」이라고 하였으니 곧 二천문답을 五二위(位 : 四二위에 十(信)을 더한 것)의 행법에 의탁하여 그 행을 성취하는 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에 제九 서다림회(逝多林會)에서는 「입법계품(入法界品)」한 품을 설하여 끝 맺었는데 처음 복성동반(福城東畔)에서 선재(善財)동자가 문수보살의 법문을 듣고 발심한 뒤에 문수보살의 지시를 받고 남방으로 一백十성(城 : 곧 나라)을 전진하면서 五三선지식을 찾아서 법문을 듣고 보살도를 닦아서 五二위(十信 · 十佳 · 十行 · 十回向 · 十地 · 等覺 · 妙覺)를 닦아 증득하는 과정을 실지로 선재동자라는 인물에 칭탁하여 일생(一生)에 성불하는 것을 증언하였다. 그것을 징관대사는「의인증입성덕분(依人證入成德分)이라고 하였다. 곧 선재동자라는 인물에 의탁하여 부사의 해탈법계에로 증득해 들어가 역정(歷程)을 증언하였다는 뜻이다.

 이 네 가지 과목의 요지는 부사의 해탈의 불과해(佛果海)를 믿을 바 대상으로 하여〔信〕그 보살의 큰 행을 닦아서 그 해탈법계에 계합하는 법을 알고〔解〕그대로 수행하여〔行〕마침내 부사의 법계를 실증한다는(證)는 다시 말하면 마땅히 믿을 것을 믿고, 알 것을 알며 행할 것을 행하고 증득할 것을 증득하라는 내용을 가장 구획으로 연역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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