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마을 동화] 백조의 황금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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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마을 동화] 백조의 황금깃 이야기
  • 효경스님
  • 승인 2008.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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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마음씨가 보살인 백조가 있었습니다. 백조 보살은 황금빛 날개가 났으며 그날개의 깃 하나하는 세상에 줄도 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백조는 또한 아주 희귀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의 전생이 누구이며 지금 자기 몸은 어떻게 해서 세상에 왔는가를 잘 아는 지혜인 숙명통(宿命通)이었습니다. 백조는 유난히 햇살이 부드럽고 따뜻한 어느 날, 자랑스러운 자기 몸매에 황홀해서 스스로 취하여 혹은 깃을 활짝 펴보기도 하였으며 햇빛아래, 자기 모습에 스스로 도취해서 한참동안 있다가 홀연히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는 전생에 누구였기에 이런 귀한 몸을  금생에 태어났을까? 아, 알겠다. 인간이었구나』하고 깨달았읍니다.

그리고 전생을 자세히 살펴보니 전생에 자기 안내와 딸 삼형제가 지금도 살아 있었읍니다. 남판이 죽은 뒤에 딸 삼형제는 남의 집 일을 도와주고 사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읍니다. 보살인 백조는 전생의 자기 아내와 딸들이 고생하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았읍니다. 저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하여 스스로의 책임도 느꼈읍니다.

  『옭지, 또 나니까 깃을 뽑아서 처자들에게 주면 되겠다. 그러면 고생도 안하고 편하게 살겠지.』이렇게 생각한 백조는 옛날 자기 집으로 날아가서 창가에 앉았읍니다. 날개가 황금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백조의 모습을 보고 그 집 엄마와 딸 삼형제는 아주 놀랐읍니다.

  『황금빛 날개의 백조님은 어디서 오셨읍니까?』하고 물었읍니다. 백조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울렁거리는 가슴을 누르면서 대답을 하였읍니다.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였는데 죽은 영혼이 이런 백조의 몸으로 태어났다. 이제 너희들을 생각하여 만나보러 왔다. 너희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내 가슴이 아프구나.』

  이 말을 들은 엄마와 딸들은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그 목소리가 아버지인 줄을 알고는 역시 말할 수 없이 반가워 했읍니다.

  『어머나, 반가와라, 아버지1』

  『아, 당신이시군요.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찾아와 주셨군요.』 딸들과 엄마는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랐읍니다. 보살인 백조는 딸들에게 말하였읍니다.

  『내가 죽은 탓으로 너희들이 고생이 많구나. 오늘부터 남의 일 하는 고생은 그만 두어라. 내 날개의 황금 깃을 한개씩 뽑아 줄테니 그것을 팔아서 편하게 살아라』하고 황금깃 한대를 뽑아주고 돌아갔읍니다. 백조의 전생식구 네사람은 황금 깃을 팔아 편히 살아갔읍니다. 그 뒤에도 백조는 가끔 찾아와서 그때마다 황금깃을 한대씩 뽑아 주었으므로 그 덕분에 가족들은 유복한 생활을 누렸읍니다.

  살림살이가 넉넉해지자 그집 엄마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였읍니다. 황금깃 하나만 팔아도 이렇게 우리가 오래도록 편히 살 수 있으니 저 백조의 깃을 모두 뽑아서 팔면 큰 부자가 될 것이다. 이번에 오면 깃을 모두 뽑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딸들에게 그런 끔찍한 계획을 말하였읍니다.

  『애들아, 백조의 전생이 너희들의 아버지라고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알바 아니다. 백조는 우리 인간과는 아주 다른 날짐승이 아니냐? 가끔 와서 선심을 쓰고 간다만 준다는 것이 기껏해 깃 한 개씩 뿐이다. 그리고서 무슨 전생의 남편이고 아버지겠느냐. 그뿐 아니라 어떤 사냥꾼이 잡아가면 황금 날개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 오거든 백조의 날개의 깃을 몽땅 뽑아 버리자.』

  그러나 딸들은 아버지가 불쌍해 보여 그 일을 반대하였읍니다.

  『어머니, 그것은 너무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는 것만 해도 압지 덕인데 그럴 수는 없어요. 그렇게 하면 아버지는 병신이 될 것이고 깃 하나 없는 쭉지에서 피가 흐를테니 아버지가 가엾지 않습니까?』하며 말렸읍니다.

  욕심장이 엄마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딸들의 말을 듣지 않고 백조가 오기만 기다렸읍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백조는 그리운듯 전생의 자기 집으로 날아와서 소리쳤읍니다.

  『내가 왔다. 그동안 잘들 지냈느냐?』하며 창가에 앉았을 때 인간인 아내는 친절히 맞으며 방안으로 모셨읍니다. 그리고 아랫목에 편안히 앉으십시요 하고 자리를 권하였읍니다. 백조가 자리를 앉자 아내인 사람은 덥썩 백조를 껴안은 뒤에 잔인하게되 두 발개의 황금깃을 모두 뽑아버렸읍니다. 백조는 아파서 견딜 수 없었지만 벙끗벙끗 입을 벌리면서 눈물만 흘렸읍니다. 백조의 몸에서는 온통 피가 흘렀읍니다. 깃을 뺏긴 백조는 정신도 없고 걸을 기운도 없었으니 하물며 어찌 날아갈 수 있겠읍니까. 조금전까지만 해도 하늘을 멋있게 날으는 황금 날개의 백조였지만 이제는 둔하고 망칙스런 병신 몸이 되어 버렸읍니다.

  이를 본 세 딸들은 백조가 불쌍했읍니다. 그래서 큰 둥지를 만들어 거기에 백조가 있게 하고 효성껏 잘 모셨읍니다. 날이 지나면서 백조는 차차 기운을 회복하고 깃도 새로 돋아났으나 그러나 새로 나온 깃은 황금이 아니고 보통 백조의 흰깃이었읍니다. 다시 날이 지나가 백조는 기운도 회복하고 흰깃이 다 자라나 어느날 그 무정한 옛 아내의 집에서 날아가 버리고 그후에는 영영 나타나지 않았읍니다. 너무 욕심을 불리면 지혜의 눈이 없어져 남도 해치고 자기도 손해를 보는 것이었읍니다.

 

曉經 (스님 · 서울대각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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