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 법문]
깡패가 하나 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한가한 아침에 식사 잘 마친 이 깡패는 흥에 겨워 모처럼 산보를 나갑니다. 그런데 산보 길에 친구깡패 하나를 만납니다. 친구는 이 깡패를 보고 인사합니다.
"야 이 개XX야, 밥 잘 처 먹었나? "
깡패는 모처럼 기분 좋은 아침에 인사를 욕으로 들으니 화가 불끈 납니다. 그래서 자신도 욕으로 대꾸합니다.
"그래, 잘 먹었다 이 XX놈아!"
그 말을 들은 이 깡패 친구는 자기가 먼저 욕 한 것은 까맣게 모르고,자기 딴엔 호감으로 아침 인사라고 했는데 욕을 들으니 또 기분 나쁩니다. 그래서 이 친구도 말합니다.
"앗다, 그 XX, 주둥이 하나 되게 더럽네!"
이 말에 또 이 깡패는 발끈, 합니다. 결국 이 깡패와 깡패 친구는 아침 잘 먹고 서로 욕만 실컷 하다가 헤어집니다.
친구 깡패와 헤어진 이 깡패는 기분이 몹시 나쁩니다. 아주 간만에 기분 좋게 밥먹고 산보하는데 인사라고 욕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투덜대며 가는데 이 번엔 언젠가 엄마 손 잡고 가 본 적이 있는 절이 생각납니다.
에라, 기분도 나쁜데 부처님이나 보러 갈까?
해서 깡패는 절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절에 도착한 깡패는 놀라운 광경을 봅니다.
절에서는 마침 기도를 마친 스님이 나오시는데, 보는 이 마다 스님께 합장을 하며 스님, 공양 잘 하셨습니까, 또는 성불하십시오,라는 덕담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맨날 만나는 이라야 자기같은 깡패 밖에 없던 이 깡패는, 그 광경을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자!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나를 이용하려거나 시비거는 사람, 욕하는 사람뿐인데, 어찌 저 스님은 만나는 분마다 공경을 드리고 찬탄을 하는가? 저 스님이나 나나 똑같은 사람인데 왜 다른 분들이 저렇게 다르게 대하는가? 평생을 폭력을 쓰지 않으면 남에게 대접 받아 본 적이 없는 이 깡패로서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던 일일 것입니다...
한 나절을 고민하던 이 깡패는 드디어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고 나를 속이고 나에게 시비걸고 나를 괴롭히고 욕을 퍼 붓던 것은, <자기가 바로 깡패!였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깡패니까 깡패같은 분밖에 자기 주위에 없고, 깡패니까 깡패 대접만 그동안 받아 왔던 것입니다. 내가 깡패니까 오늘도 깡패 친구를 만난 것이고,
깡패니까 인사라고 나온 말이 고작 욕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평소에 욕 밖에 해 본 적이 없으니 어찌 공경스런 말이 나왔겠습니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 깡패는, 다시는 자기에게 욕하는 친구 깡패를 원망 않기로 합니다.
내가 깡패였기 때문에 친구는 모두 깡패가 온 것이고, 내가 깡패 짓 밖에 안했기에 남들도 나에게 똑같이 깡패 이상으로 대접하지 않은 것을 확연히 안 이상, 남을 탓하고 원망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깡패 짓을 그만 두지 않고 내가 욕을 하지 않고 내가 남을 공경하는 그런 깡패 아닌 삶을 살지 않는 한, 영원히 이런 짓거리, 이런 대우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이지요!
이 깡패는 이후 아주 사람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 과거 깡패였던 이 분에게 점점 깡패 같은 일들은 다시는 일어나게 되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과 공경을 받게 되었다나요?...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