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인연이 그러한 것]
우리는 평범한 어떤 분이 복권에 당선되는 행운을 만났다든가 묵혀 논 주식이 갑자기 폭등해 큰 돈을 벌게 되었다는 기사를 적지않게 봅니다. 또 어린 가수가 노래가 히트하여 하루아침에 인기와 명예를 움켜쥐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또는 공부 잘한 자녀가 유명 대학을 수석 입학하거나 수석 졸업하여 만인의 부러움을 받는 일도 봅니다.
그럴 때마다 일반인들 가슴엔 그저 그러려니, 저 분들 참 행복하겠구나, 하면서도 약간은 아쉬움이 일게 마련입니다. 저 사람은 저렇게 되었는데 나는 왜 안될까...나도 저 분들 못지않게 참 열심히 사는데... 하는 생각이 그것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저 분은 저런 행운을 받아야 할 때가 되어 받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우연은 없습니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뿐입니다.
달마가 중국에 온 이 후 그 뜻을 이은 분이 여러 분 계셨지만 결국 육조에 이르러서야 그 열매가 화려하게 맺혀지기 시작한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육조의 스승이신 오조 홍인스님의 수행이나 법력이 어찌 제자인 혜능보다 못하기야 했겠습니까마는, 선을 꽃피우는 영광은 육조스님에게 돌아 갔으며 선의 열매는 육조에 이르러 맺게 되는 것입니다. 시절 인연이 그러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되 그 대가를 너무 조급하게 기대하면 안됩니다. 모든 것은 시절 인연이 성숙되어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눈 앞에 펴쳐지는 복받은 분들의 저 화려한 모습은 다 여러 생에 거쳐 선근을 심은 탓입니다. 무수한 세월을 심은 그 복밭에서 금생에 비로소 저런 영광이 오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부러워만 할 것도, 아쉬워 할 것도 조금도 없습니다. 저 분들의 다생에 걸친 공덕을 같이 기뻐하고 찬탄하면서 우리도 우리의 복도 지어 가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지은 복이 언제 올지, 그것은 우리가 알 바 아닙니다. 아득한 세월이 또 흐르고 흘러 언젠가 시절 인연이 무르익을 때면 그 열매는 찬란하게 꽃피워질 것이니, 우리는 그저 선근을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복밭을 묵묵히 일구어 나갈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