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최후 설법 ㅡ유교경을 중심으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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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최후 설법 ㅡ유교경을 중심으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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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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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열반이란 무엇인가

     1 머릿말

 부처님께서 멸도에 드시기 전의 설법은 퍽이나 많다. 열반경에도 이른바 소승열반경. 대승열반경이 있고 거기에도 또한 몇가지 역본이 있다. 편집자 말로는 대반열반경의 중심사상과 부처님 열반경위와 열반의 교학적 의미가 다른 필자에 의하여 다루어진다 하므로 나에게 남겨진 터전은 출가인을 위한 특별한 법문이라 할 유교경(遺敎經)에 관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여기서는 유교경에 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유교경이 비록 짧은 경이긴 하나 거기에 담겨진 법문은 一자 一구에 우열이 없으므로 요점이라는 것을 적기에는 퍽 힘이 든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여기서는 유교경을 지면이 닿는대로 부분적이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2 인과는 멸하지 않는다

 부처님이 구시라성 밖 사라쌍수 간에 이르러서 열반에 드시려 할 때의 경황은 여러 경전에 상세히 보인다. 그중에도 부처님의 시자 「아난」이 슬퍼 통곡하다 땅에 쓰러지니 곁에 있던 다른 비구가 그를 일으키고 깨우쳐서 이르는 말과 그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거룩한 장면이다.

 「아난존자여, 어찌하여 이렇게도 슬퍼하시오? 존자는 부처님께서 멸도에 드시면 그 교법을 펼 책임이 있지 않소. 어서 정신차려서 부처님께 나아가 물으시요.」 대강 이런 상황중에서 아난은 부처님께 최후의 청문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 때 물은 것이 다음 네가지다.

 「경의 첫머리에 무슨 말을 두어야 하겠아오며 세존께서 입멸하신 뒤에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야 하겠아오며 악성비구는 어떻게 대처해야 되겠아오며 세존 열반 후에는 어느 곳에 머물어야 하오리까?」이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이 저 유명한 다음 네가지다.

 「경의 첫머리에 내가 이와같이 들었다(如是我聞)하고, 계를 스승으로 삼을 것이며 (以戒爲師), 악성비구는 묵빈대처(默擯對處)할 것이며, 머물 곳은 사념처(四念處)니라.」 四념처란 다름아닌 관수시고(觀受是故) 관심무상(觀心無常) 관법무아(觀法無我) 관신부정(觀身不淨)이다.

 그런데 이때 부처님께서 대중이 모두가 슬퍼하며 우는 것을 보고 한량 없는 큰 광명을 놓으시더니 가사를 벗으시고 자마황금(紫磨黃金)빛의 가슴을 드러내 보이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열반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지성심으로 나의 이 최후의 자마황금색의 몸을 보라. 이후에는 다시는 못 보리라. 여래는 너희들을 위하여 무량겁 중에 몸과 수족을 버리면서 두루 수승한 공덕을 닦아 완성하였나니 너희들도 마땅히 힘써 정진하면 미래세에 반드시 이런 몸을 얻으리라」하시고는 허공 높이 스물네번을 오르내리면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다시 가사를 입으시고 오른 쪽으로 누우셨다. 이때 많은 대중들을 위하여 설하신 법문은 후본열반경에 자세히 보인다.

 「아난아, 내가 열반한 후에 너희들은 마땅히 힘써 정진하되 결코 희론에 빠지거나 방일하거나 산란심에 빠지지 말도록 하라. 三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세간은 다 괴로운 곳이니라. 어서 五탁애욕에서 벗어나도록 힘써라 한번 사람몸을 이루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우니라. 모든 중생을 불쌍히 보고 해치지 말 것이며 마땅히 두려움이 없는 힘을 베풀어 주라. 신업(身業)이 청정하면 항상 묘한 국토에 태어날 것이요, 구업(口業)이 청정하면 모든 허물과 액난에서 벗어나리라. 선악의 과보는 그림자가 형상을 떠나듯 하여 三세의 인과는 끊이지 않나니 이 생을 헛되이 보내면 후에 뉘우쳐도 따르지 못하리라……」

     3 마음을 한 곳으로 하라

 이하에는 유교경에서 자비하시고 지극히도 간곡하신 부처님 목소리 약간을 옮겨본다.

 「너희들 비구여, 내가 죽은 뒤에 마땅히 계를 존중하고 공경하기를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난듯, 가나한 사람이 보물을 얻은듯이 하라. 마땅히 알지니 계는 곧 너희들의 큰 스승이요, 내가 세상에 살아 있더라도 다를 바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깨끗한 계를 가져 이즈러짐이 없게 하라. 만약 능히 청정계를 지니면 모든 공덕이 여기에 있거니와 만약 청정계가 없다면 온갖 공덕이 날 수 없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이미 계에 머물게 되거든 마땅히 오근(五根─눈. 귀. 코. 혀. 몸)을 제어하되 결코 방일하여 五욕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 마치 소치는 사람이 회초리를 쥐고 단속하여 소가 곡식밭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거와 같느니라. 만일 五근을 멋대로 놓아버리면 한갖 五욕 뿐만 아니라 그가 가는 곳이 끝이 없어 제하지 못하게 되느니라. 또한 사나운 말과 같아서 굳게 자갈을 채우지 않으면 마침내 사람을 끌어다 흙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살인강도의 침해를 당하면 그 괴로움은 한 생에 그치지만 五근 도둑의 화는 그재앙이 여러 생에 미쳐 그 해는 지극히 무거울 것이니 삼가하지 않으면 안되느니라.

 이 五근은 그 주인이 마음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그 마음을 제어하라. 마음이 두렵기는 독사나 악한 짐승이나 도적보다 심하며 큰불길이 넘쳐나오는 것으로도 비길 바가 못되느니라……결코 방일하지 말지니라. 이 마음을 함부로 하는 자는 온갖 착한 공덕을 읽어버리고 한곳으로 제어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4 부끄러워하라

 너희들 비구들은 낮에는 부지런히 선법을 닦고 초저녁이나 새벽에도 게으르지 말 것이며 밤에는 경을 외우고 그로서 쉬어라. 결코 수면으로 일생을 헛보내지 않도록 하라. 번뇌의 독사가 네 마음 속에 잠들고 있으니 마땅히 지계(持戒)의 갈쿠리로 빨리 물리쳐 버려라. 뱀을 쫓아버린 다음에 편안히 쉴지니 그렇지 아니하고 잠을 즐기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니라.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금수와 더불어 다를 바가 없느니라.

    5 방일하지 마라

 만일 마음을 잡아 거두면 마음이 곧 정(定)에 있을 것이니 마음이 정에 있으므로 능히 세간의 생멸법을 다 아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항상 정진하여 정을 닦고 익힐지니라. 정을 얻은 자는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리라. 비유하면 물을 아끼는 사람은 제방뚝을 잘 다스리나니 수행자도 또한 그와 같아 지혜의 물을 거두기 위하여 선정을 잘 닦느니라……

 너희들은 모든 공덕을 닦아가되 항상 일심으로 모든 방일을 멀리 하기를 마치 원수나 도적을 피하듯이 하라. 크게 자비하신 세존의 말할 바 이익이 이미 다 하였으니 너희들은 항상 부지런히 힘써 실행하라. 산속에서나 물가에서나 혹 나무 아래에서나 고요한 방에서 받은 바 법문을 생각하고 잊지 않도록 하고 항상 힘써 정진할지어다. 함이 없이 헛되이 죽는다면 뒷날 반드시 뉘우치게 되리라. 나는 어진 의원과 같아서 병을 알고 약을 주느니 먹고 안먹고는 의사의 허물이 아니니라. 또 길을 잘 가르쳐 주더라도 듣고는 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도하는 사람의 허물이 아니니라……

 너희들은 슬퍼하지 마라. 내가 만약 이 세간에 한 겁 동안 머물더라도 마침내는 죽을 날이 있을것이요, 만나서 헤어지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스스로도 이롭고 다른 사람도 이로우면 법이 그것으로 다 구족한 것이니 만약 내가 오래 머물더라도 다시 더 무슨 이익이 있으랴. 마땅히 제도할 자는 이미 천상이나 인간에서 그 모두를 제도하였고 아직 제도하지 아니할 자는 또한 그 모두의 제도할 인연을 지었느니라. 이제부터 이후에 나의 모든 제자들이 이 법을 더욱더욱 펴나가고 행한다면 이것이 여래의 법신이 항상 거기 있어서 멸하지 않음이니라.

 마땅히 알지니 세간은 다 무상하니라. 만났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나니 세상은 이런 것이니라. 마땅히 힘써 정진하여 어서 해탈을 구하고 지혜의 등불로서 모든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없애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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