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문화재를 갈무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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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의 문화재를 갈무리 하자
  • 관리자
  • 승인 2007.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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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언

 우리는 오랜동안 불교문화의 영향 아래서 살아왔다. 삼국시대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처음 미치게 된 다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도가 높고 깨달음이 깊은 큰 스님들도 많았고 그들의 뜻과 말씀을 적은 책들도 많이 남았다.

 뿐만 아니라 부처님을 믿고 받드는데 따르는 여러 시대에 걸친 유형. 무형의 문화재들도 여러 곳에 많이 남겨져 있다. 지금 나라에서 국보. 보물. 사적지 등속으로 학술적으로나 예슬적으로 아니면 역사상 가치가 높다고 하여 지정한 문화재 가운데서 불교문화재가 차지하고 있는 수효가 두드러지게 많은 것만 보아도 우리 문화 속에서 지니는 불교문화 특히 불교미술 및 공예의 무게를 쉽게 짐작할 수가 있겠다.

 이렇듯 우리 전통문화 속에서 불교문화와 그 소산인 불교문화재가 많은 무게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날 불교신앙의 내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서 결코 우연의 소산은 아니었다.

 누구나가 다 아는 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스님을 세가지 큰 보배로움으로 삼는다. 그래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부처님을 우러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하고 또 스님들을 극진히 모시려 한다.

 그런데 스님네들의 오늘은 과연 괴로운 바다 속에 떠서 헤메는 수많은 마음 가난한 신도와 중생들을 건져서 구하는 일과 그런한 어려움을 감당할 힘의 원천인 수행에 용맹정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에 대한 해답은 스님네들의 제가끔의 가슴 속에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더 말을 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 같다.

 여기서는 다만 스님네들에게 도량 안에서 사자상속(사資相續) 되어 법등(法燈)과 함께 이어져 오고 있는 불교문화재를 갈무리하는데 좀더 마음을 기우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자 한다.

가람과 당탑 또는 불상과 탱화 및 불기와 불구류는 말한 것도 없고 경전과 경판이나 심지어는 현판 . 주련 등에 이르기까지 좀더 보살핌을 알뜰히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간절하다.

 신도의 시주가 없어서 법당에 비가 새고 추녀끝이 썩어 내려앉는 절을 얼마든지 볼 수가 있고 탑파 속의 사리장치를 도굴배들에게 앗긴 보기를 쉽게 찾을 수가 있으며 심지어는 어제 그제 같이 예배의 대상이던 부처님까지 골동가게 머리에서 흔하게 볼 수가 있다.

 그뿐인가 시중의 화랑에는 탱화가 홍수로 쏟아져 나와 일부 국내 수장가의 수요가 넘쳐서 해외까지 마구 흘러나가고 바릿대가 고물상에 놓이는 것과 같은 실정은 우리 불교사상 일찌기 보지 못했던 참상이다.

 이와 같은 불상사가 누구의 소행인가를 가리기에 앞서 그 일차적인 책임은 누구가 무어라고 해도 스님네들의 것이다. 스님네들이 도량을 보살피고 가꾸기를 어떻게 하였기로 일이 이에 이르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기야 세욕에 찬 속인의 눈으로도 열사람이 한 도적을 지키지 못한다고 했거늘 하물며 모든 세연 특히 육친의 정까지도 마다하고 출가한 스님들이 선정삼매(禪定三昧)에 들어 크게 깨달으려 하는 마당에 법당에 비가 스미면 어떻고 등상불(等像佛) 한둘 또는 탱화 몇 장쯤 속세의 양상군자가 업어가고 뜯어간들 탓할 까닭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한 도량에 단 한분의 스님이나마 가부좌 하여 눈을 감고 참선하는 일이나 부처님 앞에 예배하고 송경 하는 일이나 경전을 두루 독파하여 내외전에 함께 통달하는 일에 못지않게 부처님과 스님네가 함께 계시는 도량안의 유서 깊은 불교문화재를 알뜰히 갈무리하는 것도 부처님을 지극히 섬기는 길이고 성불하는 방편이라 생각하는 스님이 있어 주었으면 하는 속인의 욕심이다.

 잘은 모르나 「사사불공 처처불상」(事事佛供 處處佛像)이라 했는데 아무리 생각 하여도 지금의 우리 불교는 부처님을 위하듯 불교문화재를 꼭 위하는 스님이 필요한 것 같은 생각을 걷잡을 수가 없는데 총림(叢林)중의 의견들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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