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은 출발의 연속이다 인간은 어머니 배속에서 이 세상에 태어날 때를 출발의 시초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어머니 배속에 들어가기 전부터 무시겁래(無始劫來)로 출발이 계속되어 왔을 것이다. 그것은 흔히들 생을 출발로 보고 사를 종말로 보지마는 불교에서 볼 때에는 꼭 그렇지마는 않다. 왜냐하면 생이 있으므로 사가 있게 되고 사가 있으므로 생이 있게 마련이니, 그러므로 생은 사의 출발이요, 사는 생의 출발로서 생도 출발이요, 사도 출발인 것이다. 인간은 이렇게 생과 사의 연속임은 물론이오, 생에서 사에 이르기까지에도 그 기간동안 수 없는 출발이 또한 계속된다. 그러나 이러한 출발들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출발 또는 국부적인 출발이지 영원성 있고 보편성 있는 본질적인 출발은 못된다. 이러한 출발은 영원과 보편을 지향하는 본질적인 큰 출발이 못 되는데 범부로서 또는 중생으로서의 고민이 있고 문제가 있다. 그러면 본질적인 출발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공자의 <三十而立>이나 석사의 <出嫁 成道>등이 그것이라 하겠다. (2) 새 출발과 出家修行 불교에는 교조 석가모니가 출가 수도 하였기에 그 제자들에 의해 출가라는 특수한 제도가 전해온다. 출가의 본 뜻은 이제까지의 중생적인 생활인습을 타파하고 성스러운 이상 세계를 건설한다는 새로운 생활의 장을 마련함을 뜻한다. 그것은 출가의 본의가 첫째는 오온(五蘊)의 집을 벗어나라는 뜻이오, 둘째는 삼계(三界)의 집을 벗어나라는 뜻이오, 셋째는 번뇌의 집을 벗어나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동양에서는 <출가>라는 말을 쓰지만 서양에서는<혁신>이라는 술어를 사용한다. 여기에 출가가 인생 출발에 본질적인 특성으로서 존엄성과 제일의(第一義)가 있다 하겠다. 그것은 출가야말로 중생계를 해탈하여 개인적으로는<성불>을 하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극락세계>가 건설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가라 하여 다 위대한 출가는 아니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인생에는 마음과 몸이 다 출가하는 이와, 몸으로만 출가하는 이와, 마음으로만 출가하는 이와, 마음도 몸도 모두 출가 못하는 이의 네 종류가 있다>하였다. 마음과 몸이 다 출가한다 함은 마음과 몸이 모두 세속을 떠나 생사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모범적인 성직자이다. 몸으로 출가한다 함은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 세속적인 것을 잊지 못하지만 몸을 출가하여 부처님 계행을 지키려 힘쓰는 수도자이다. 마음으로 출가한다 함은 몸으로는 세속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마는 마음으로는 불교를 신행(信行)하고 정진하는 재가신자이다. 몸도 마음도 다 출가하지 못한 자는 薄地衆生으로 번죄를 해탈할 여지가 없기에 더 論할 것이 못된다. 인생이여, 영원한 해탈자가 되려거든 위의 세가지 출가 중 어느것이던지 택하여 진정한 불제자로서 영원한 해탈을 얻는 구도자가 되어야 하겠다. 보조국사는 말씀하시기를<천리를 갈 사람은 첫걸음부터 걸어야 한다. 만일 첫걸음이 잘못 되면 천리가는 길이 모두 잘못된다> 하였다. 인생의 먼 길을 출발하는 자세를 어찌 신중히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인생의 출발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요, 운명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어떤 창조신이 있어 그렇게 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는 중생의 업력(業力)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생사 윤회의 법칙으로써 고(苦)의 연속이다.
출발의 의미
- 관리자
- 승인 2007.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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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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