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으로 보(布)는 보(普)의 뜻이고 시(施)는 베푼다는 뜻이니 그래서 보시는 물건이나 그밖의 것을 베푸는것이다. 범어 디아나(dana)의 번역이다. 한문으로 단나(檀那) 줄여서 단(檀)으로 적기도 한다. 또 단월(檀越)이라는 말도 있는데 단월은 재물을 베풀어 주는 사람의 뜻으로 범어 다아나 · 파티(dana pati)를 적은 것으로 시주(施主)라는 뜻이다. 보시는 사섭법(四攝法)의 첫째가 되고 육바라밀이나 십바라밀의 첫째가 된다.
보시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로 재물을 베푸는 것인데 탐심을 버리고 부처님이나 스님이나 또는 가난한 사람에게 의식이나 물자나 돈을 베푸는 것이다. 탐심을 여의고 기쁜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 조건을 붙이고 대가를 바라거나 수승한 과보를 바라는 보상을 전제한 보시는 깨끗한 보시라 할 수 없다. 보시를 해도 보시를 한 마음이 없는 것이 참보시이다. 어쨌든 보시 행위로서 복된 과보를 받게 된다. 천상에 나고 또는 복된 인간으로 태어나는 요인의 하나가 보시인 것이다. 원래 보시는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하여 베푸는 자에 있어서도 마음을 비우고 받는 자도 그 이상을 바라든지 반복 보시를 바라든지 보시 받는 데 마음을 두든지 보시 받은 물건에 대하여 분별심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다. 삼륜 공적(空寂)이란 보시하는 자, 받는 자, 베푼 물건, 이 셋이 정결하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생활을 돌이켜 볼 때 우리 모두는 서로가 베푸는 사이이다. 직장을 갖고, 급여를 타고, 구멍가게에서 일용품을 사고,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그 모두가 큰 베품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운영도 그렇고 상업도 마찬가지이다. 사회 활동 전부가 서로 보시로 성립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도와 가며 부축하면서 생존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다시 눈을 돌려보면 우리들이 생활하는데 받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자연계에서 얻고 있다. 태양의 빛과 열, 풀, 바람, 대지의 생육(生育)..., 모두가 거룩한 보시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베풀 것이 없어 보시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수희(隨喜)다. 거기에는 보시와 같은 공덕이 있다 하였다.
보시는 참으로 상대방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자비심이 근거가 된다. 그런데도 자비심이 없이 남에게 빼앗기는 심정으로 또는 마지못해 베푸는 것은 보시가 아니다. 상대방을 멸시하고 오만한 자세로 '한 푼 준다'는 심정으로 주는 것도 보시라 할 수 없다. 보시에는 받는 자나 주는 자나 기쁨이 따르는 것인데 불순한 베품에서는 주는 자도 불쾌하고 받는 자도 불쾌하다.
또 보시는 상대방이 이로워야 한다. 상대방을 해롭게 하는 물건을 베푸는 것은 보시일 수가 없다. 그래서 보시하면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술이라든가, 먹으면 해를 보는 독약이라는가, 중생을 죽이는 살생도구라든가, 사람의 마음을 타락시키는 나쁜 음악이라든가, 사람의 심신을 부정하게 하는 행위의 대상 등은 베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생활 주변에는 베풀어서 안 되는 사물이 또 얼마든지 있다.
베푼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 베풀고 후회하지 말고 바라는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보시를 통하여 우리는 애착을 끊고 집착을 버리며 마음을 비우게 된다. 거기에 밝고 맑은 복덕이 가득 채워지는 보시의 논리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밖에 보시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밝은 얼굴은 명시(明施)일 것이고, 따뜻한 말은 언시(言施)이고, 몸으로 도와주면 신시(身施)이고, 남을 칭찬하면 심시(心施)일 것이다. 재물을 주는 것만이 보시가 아니라 깨끗한 마음 친절한 마음으로 돕는 것은 모두가 보시인 것이니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보시를 할 수 있다.
둘째로 부처님 법문을 일러 주는 것은 법을 베푸는 것이므로 이것을 법시(法施)라 하고 가지가지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무외시(無畏施)라 한다. 재시(財施)와 법시를 2종시, 무외시를 더하여 3종시라고 하는데 이것은 보살이 반드시 닦아야 할 수행이다. 재시는 육체생명을 돕고, 법시는 법신생명을 증장시키므로 법시가 재시 보다 수승하다고 하고 있다. 무외시에 대하여서는 다른 기회에 언급하겠다. 佛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