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식과 성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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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식과 성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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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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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교학해설 . 유식학과 인간성(15)

  심식 (心識) 과 삼량 (三量)
  심식 (心識) 은 인식주 (認識主) 로서 어떤 대상의 내용과 모습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유식학에서는 심식은 요별 (了別) 과 분별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진리의 내용을 인식론적인 입장에서 밝히려하는 것이 유식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마음이 어떤 사물을 대할 때 그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그 마음의 성격도 나타나고 또 사물의 내용도 인식주인 마음의 인식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사물의 자체는 항상 진리로운 것이며 선악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주관에 의하여 인식되어지는 것이 사물이므로 인식하는 마음이 순수하고 청정하며 진리로운 체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 사물도 청정하고 또 진리롭게 마음속에 비쳐진다. 그러나 마음이 악한 마음이라면 사물도 악하게 나타나고 또 마음이 선하다면 그 사물도 선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객관계의 사물은 오직 마음에 의하여 그 가치가 정해지게 되는데 그러한 인식논리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삼량 (三量) 의논법이다. 삼량이란, 심식의 세 가지 인식내용을 뜻한 것으로서 양 (量) 은 헤아린다는 말이며 동시에 마음의 대상을 헤아린다는 뜻이다. 헤아린다는 것은 인식을 뜻하며 이를 양탁 (量度)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양탁은 현량 (現量) 과 비량 (比量) 과 비량 (非量) 등이 있다. 이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현량은 현재 눈앞에 있는 사물을 틀림없이 보고 확실히 알 수 있듯이 어떤 대상을 대할 때 틀림없이 인식하는 것을 현량이라 한다.
  둘째로 비량 (比量) 은 사물과 사물을 비교하고 과거의 것과 현재의 것을 비교하며 또 현재의 것과 미래의 것과도 추리하여 비교할 수 있는 심식의 작용을 말한다. 우리는 서로 비교하고 대조하여 판단하는 것이 보통인데, 인식 내용에 있어서 비량 (比量) 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제와 오늘의 모든 것을 비교하여 판단하고 현재는 현재에 입각하여 무의식 속에 비교하면서 인식하는 것이 우리의 생활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계획과 억측등도 현재의 것과 비교하면서 하게 되는데 이들 심리활동은 모두 비량 (比量) 에 속한다. 특히 현재의 것을 비교한다는 말은 과거에 보고 듣고 익혔던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현재의 사물을 관찰하는 것으로서 아무리 현재의 것을 인식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과거의 지식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비량(比量)인 것이다.
  그러나 현량의 인식은 틀림없는 인식을 뜻하고, 비량의 인식은 거의는 틀림없는 인식으로 나타나지만 가끔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비유를 들면 담너머에 보이는 뿔만 보고도 그 밑에는 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소와 같이 뿔을 가진 동물이 많고 또 소가 가지고 있는 뿔과 유사한 것이 많기 때문에 가끔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더 들면 가령 먼 산의 연기를 보고 그 밑에는 반드시 불이 있을 것이라고 비교하여 알 수 있다. 그러나 먼 곳의 구름을 연기로 착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식의 비량은 거의 틀림없는 인식의 내용을 갖고 있지만 그러나 가끔 틀릴 수 있는 인식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비량 (非量) 은 위에서 말한 현량 (現量) 과 비량 (比量) 과는 달리 모든 것을 그릇되게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비 (非) 는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그릇된 것을 의미한다. 심식 (心識) 이 무명 (無明) 을 비롯하여 온갖 번뇌의 장애를 받아 객관계의 사물과 진리 그리고 주관계의 법칙에 대해서도 그 진실을 망각하여 항상 비진리적으로 관찰하고 생각하며 인식하는 것을 비량이라 한다.
  예를 들면 눈병난 사람이 푸른〈靑色〉하늘을 보고 누렇다〈黃色〉고 하는 것과 같다.
  이상과 같이 심식에는 삼량의 인식내용이 있다. 그러나 모든 식에 일률적으로 삼량의 뜻이 다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차별이 있다.
  다시 말하면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등 전오식 (前五識) 과 제팔아라야식 (第八阿賴耶識) 은 오직 현량(現量) 의 인식만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들 심식은 가장 순수하고 올바른 인식을 하며 동시에 사물이 지니고 있는 진실을 가장 잘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 제육의식 (第陸意識) 은 삼량의 인식활동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전오식 등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다. 즉 의식 (意識) 은 현량과 비량의 작용뿐만이 아니라 비량 (非量) 의 작용도 하는 심식이므로 인간의 주관에 해당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한 누구나 삼량의 인식활동을 다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팔식 (八識) 가운데 유독 제칠말나식 (第七末那識) 만은 비량 (非量) 의 인식만을 하게 된다고 한다. 말나식은 내면에 잠재하여 있는 심식으로서 무아 (無我) 의 진리를 망각하는 등 진여성 (眞如性)  비진리적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말나식은 비량의 인식만을 한다고 하며 염정의 (染淨依) 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말나식은 또 여타의 심식에 비량의 영향을 주어 진리를 착각하는 전도심 (顚倒心) 을 유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로서 심식과 삼량 (三量) 관계는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심식(心識)과 소연경(所緣境)
  위에서 삼량의 인식내용을 살펴왔다. 심식은 이러한 인식활동을 하는 것으로서 그 인식의 대상은 무엇인가를 밝혀 주는 것이 소연경 (所緣境) 의 설명이다.
  소연경은 반연되어지는 대상, 즉 인식되어지는 대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반연하고 인식하는 주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심식이다. 심식은 인식〈了別〉하는 것을 성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항상 인식할 대상을 요구하고 또 찾게 된다.
  그러므로 심식은 항상 능동적인 입장에 있으며, 인식되어지는 대상은 또 수동적인 입장에 있게 된다. 그러기에 심식 (心識) 을 능연 (能緣) 이라 하고, 인식의 대상을 소연 (所緣) 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능연은 능동적으로 반연하고 인식한다는 뜻이 있고, 소연은 수동적으로 반연되어지고 인식되어진다는 뜻이 있다. 그리고 경 (境) 은 경계 (境界) 의 뜻으로서 인식의 한계를 뜻하고 또 대상을 뜻한다.
  이와 같이 심식과 소연경은 서로 불가 분리한 관계에 있으며 심식은 주관의 입장에 있고 소연경은 객관계의 입장에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서로 공존의 의미가 있는 것이며 주관이 없는 객관이 있을 수 없고, 객관이 없는 주관이 있을 수 없다. 이제 심식과 소연경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심식은 안식 (眼識) , 이식 (耳識) , 비식 (臂識) , 설식 (舌識) , 신식 (身識) , 의식 (意識) , 말나식 (末那識) , 아라야식 (阿賴耶識) 등을 말하고, 소연경은 색경 (色境) , 성경 (聲境) , 향경 (香境) , 미경 (味境) , 촉경(觸境) , 법경 (法境) 등을 말한다. 이들을 서로 관계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안식은 색경 (色境) 을 인식한다. 색경의 본질은 지 (地), 수 (水), 화 (火), 풍 (風)이다. 지 (地)는 견성 (堅性)으로서 물질의 견고성을 의미하며, 동시에 물체를 보호하고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수 (水) 는 물질의 습성 (濕性) 을 뜻하며 물질에 대하여 윤택〈濕潤〉하게 하며 서로 화합〈引摂〉 시켜 흩어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화 (火) 는 난성 (煖性) 으로서 물질의 따뜻한 기운과 불의 성질을 뜻하며 물체로 하여금 성숙케 하고 그 자체가 부패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풍 (風) 은 물질의 동성 (動性) 으로서 물질의 운동과 동요는 물론 물체로 하여금 생장 (生長) 케 하는 동력을 말한다.
  이와 같이 지 . 수 . 화 . 풍을 사대 (四大) 라 하는데, 대 (大) 는 주변 (周遍) 의 뜻으로서 이 네 가지 성질은 어떤 물질 속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성질이 처음 물질로 나타날 때 최소의 단위를 극미 (極微) 라 한다. 그리고 큰 단위로 변화할 때는 수미산 (須彌山) 과 같은 큰 산도 되고 전체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사대 중에서 지대(地大)의 세력이 강하면 육지와 같은 고체의 물체가 되고, 또 수대(水大)의 세력이 강하면 바닷물과 같은 액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화대(火大)의 세력이 강하면 불이 되고, 풍대(風大)의 세력이 강하면 물질의 동력이 나타나며 바람과 같은 풍력(風力)도 생기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상과 같이 사대 (四大) 는 여러 가지로 물질의 바탕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또 능조 (能造) 의 뜻이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오종인 (五種因 ) 으로서 생 (生) , 의 (依) , 입 (立) , 지 (持) , 양 (養) 을 말한다.
  먼저 생인 (生因) 은 사대가 물질을 생성하는데 근본원인〈生成因〉으로서 마치 자모가 자식을 생산하는 것과 같다.
  다음 의인 (依因) 은 사대가 물질의 질료인 (質料因) 으로서 물질의 의지처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마치 제자가 스승에게 의지하는 것과 같다.
  다음 입인 (立因) 은 물질에 대한 구성인 (構成因) 으로서 물체는 사대에 의하여 한 단위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대지 (大地) 위에 만물이 구성되어 존재하는 것과 같다.
  다음 지인 (持因) 은 유지인 (維持因) 의 뜻으로서 사대는 물체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다음 양인 (養因) 은 동력인 (動力因) 으로서 사대가 모든 물체를 성숙케 하고 성장시키는데 원동력이 된다는 뜻이다. 이는 마치 수분이 여러 수목을 윤택하게 하고 양육시키며 성장케 하는 것과 같은 뜻을 갖고 있다.
  이상과 같이 사대는 물질의 성질로서 무형의 성질이 여러 가지 인연을 만나 표면화될 때 유형의 물질이 된다. 유형인 물질을 상대하여 사는 범부들은 안식 (眼識) 을 통하여 유형의 색경 (色境) 을 대할 때, 그 색경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인식하게 된다. 즉 현색 (顯色) 과 형색 (形色) 등을 말한다.
  현색은 청 (靑 ) , 황 (黃 ),  적 (赤 ) , 백 (白 ) 등이 물질 위에 나타나는 색깔을 뜻하는데 이를 물질의 사본색 (四本色) 이라고 한다. 이 사본색으로 부터 변화하여 나타난 것이 팔종색 (八種色) 이다. 팔종색은 구름〈雲〉, 연기〈煙〉, 안개〈霧〉, 그림자〈影〉, 빛〈光〉, 밝음〈明〉, 어둠〈闇〉등을 말한다.
  이들 색은 자연의 색깔을 상징한 것으로서 이들을 다른 물질과 비교하여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다음은 형색 (形色) 으로 나타나는 종류를 보면 형색이란 모습과 모양으로 나타나는 물체를 구별한 것을 뜻한다. 길고〈長〉, 짧고〈短〉, 모나고〈方〉, 둥글고〈圓〉, 높고〈高〉, 낮고〈下〉, 바르고〈正〉,바르지 못한 것〈不正〉등 팔종으로 구별하여 말한다. 이를 상대적인 색깔이라는 뜻에서 사쌍팔종 (四雙八種) 의 색 (色) 이라고 이른다.
  이러한 형색도 안식의 인식대상이며 현색과 함께 20종의 색깔이 되는데 이들을 바탕으로 하여 여러 색깔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색경관 (色境觀) 이다. 이상의 모든 색이 안식의 소연경이다.
  다음 이식 (耳識) 의 소연경 (所緣境) 은 성경 (聲境) 이다. 다시 말하면 소리를 대상으로 하여 인식하는 것이 이식으로서, 그 소리는 동물의 소리와 물질의 소리를 크게 나누어 설명한다.
  동물의 소리는 소리의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음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이미 집수된 바 있는 종자를 원인으로 하여 발성된다는 뜻에서 유집수대종위인 (有執受大種爲因) 이라 한다. 그리고 물질에 의하여 나타나는 소리는 동물과는 달리 감수성이 없기 때문에 무집수대종위인 (無執受大種爲因) 이라 한다.
  소리는 마음에 맞는 소리〈可意聲〉와 마음에 맞지 않는 소리〈不可意聲〉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이식의 인식대상이며 소연경이 된다.
  다음 비식 (鼻識) 의 소연경은 향경 (香境) 으로서 이는 여러 냄새를 총칭한 말이다. 좋은 냄새〈好香)가 있고, 나쁜 냄새〈惡香〉가 있다. 그 냄새들은 육체에 알맞은 유익한 냄새〈等香〉가 있고 육체에 맞지 않고 건강에 피해를 주는 불이익한 냄새〈不等香〉가 있다. 이들 냄새들은 모두 비식에 의하여 식별된다.
  다음 설식 (舌識) 의 소연경은 미경 (味境) 이다. 미경은 달고〈甘〉, 시고〈酢〉,짜고〈鹹〉, 맵고〈辛〉, 쓰고〈苦〉, 싱겁고〈淡〉하는 등 맛에는 이들 여섯 가지 맛이 가장 기본적이라고 본다.
  이 여섯 가지 맛에서 여러가지 맛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며 그 밖의 맛은 이에 준하여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다음 신식(身識)의 소연경은 촉경(觸境)이다. 신식은 몸으로 감촉하여 식별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인식의 대상도 몸에 닿음으로서 인식되어진다.
  그 촉감의 내용은 미끄럽고〈滑〉, 껄끄럽고〈澁 〉, 무겁고〈重〉, 가볍고〈輕〉, 차고〈冷〉, 배고프고〈饑〉, 갈증나고〈渴〉하는 등 이들 칠종의 촉감이 가장 기본적이다. 물론 그 밖의 표현도 있고 촉감도 있지만 이에 준하여 생각하면 된다. 이상과 같이 각 심식에는 인식의 대상이 있으며 이들 대상을 상대로 활동하는 것이 우리의 마음인 것이다. 〈계속〉

  오 형 근 (吳亨根)  . 1932년 경북 옥포출생 . 동국대학교박사 과정수료 . 현동국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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