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용어해설] 투기(投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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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용어해설] 투기(投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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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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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불교용어

투기란 단어만큼 좋은 의미를 지녔으면서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도 드물 것이다. 부동산투기, 환투기, 주식투기 등에서 사용되는 의미는 단기간에 시세가 크게 변하는 것을 틈타 요행히 큰 이익을 얻으려는 매매활동을 말한다. 오늘날 이 낱말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돈을 던져 기회를 잡는다는 경제용어로만 쓰인다.

요즘은 어딜 가나 부동산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부동산에 너나없이 관심을 보이는 데는 저금리 시대에 투자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2가구 중 1가구는 무주택자라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부동산투기 심리가 우리 사회 전체에 팽배해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투기로 인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영세서민들의 주거안정을 해하고 사회적 위화감을 발생시키며 근로의식을 떨어지게 함으로써 급기야는 나라의 기반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투기(投機)의 본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투기는 불교에서 유래된 매우 훌륭한 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치의 차이도 없이 홀연히 깨달아 얻는 것’, 또는 ‘조사(祖師)의 기(機)와 학인(學人)의 기(機)가 일치되는 상태’를 뜻한다. 여기서 ‘기’란 근기(根機)의 준말로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 배운 진리를 깨달아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가능성을 말한다. 불교에서 ‘투기했다’는 ‘기(機)가 투합(投合)했다’라는 말의 변형이다. 특히 선종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서로 투합한 경지를 ‘인가받았다’라고 말한다. 스승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것은 수도자의 최고 영예인 것이다.

어쩌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온 몸을 던져 해탈(解脫)의 기쁨을 맛보는 일이 일생일대의 투기행위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떠한 투기를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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