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이 없는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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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이 없는 행
  • 관리자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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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욕심을 줄이는 법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세 가지 독이 되는 마음을 가짐으로 해서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탐진치 세 가지 마음으로 욕심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이라 하셨습니다. 이 세 가지 독이 되는 마음 중에서 욕심을 제일 먼저 꼽으신 것을 보면 우리가 욕심에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욕심이 무엇이라고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부터 정리해야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도(道)를 얻고 부처가 되신 후에 40여 년간을 쉼 없이 중생제도를 위해 움직이셨습니다. 우리는 이런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욕심이 많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스님들께서 발원하시고 많은 불사(佛事)에 열심이신 것을 보고 욕심사납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욕심이고 어떠한 것이 욕심이 아닌지분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일이라도 우리가 부처님 전에서 여법(如法)하게 발원을 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자세로 그 일에 임할 때는 욕심이 많아서 저런다고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남들은 어찌 되든 말든 자기만을 위하고 그로 인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우리는 그것을 욕심이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욕심을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자기를 다스리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하겠지요.
결론적인 이야기부터 한다면,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부처님 같은 마음으로 해나간다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아직은 부처님의 경지에 가기 전이니 늘 그분의 가르침에 따르는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한다면 우선 욕심을 줄여나가면서 세상살이를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부처님 마음가짐이라면 여러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을 들 수 있겠습니다. 모든 생명 생명이 모두 하나다 하는 가르치심이니 남도 좋고 나도 좋은 일이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살이는 나는 좋은데 남은 나쁘거나, 나는 손해를 보고 상대만 이익을 보는 일은 그 관계가 계속될 수 없습니다. 즉 흔히들 이야기하는 승승(勝勝,Win-Win)이 되지 않으면 서로 간의 관계가 이어질 수 없고 실패하고 손해보게 되는 것이지요. 즉 욕심을 줄이는 방법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서로에게 즉 상대방도 이익이 되고 나도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욕심을 줄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식이나 남편, 아내, 부모를 위해 원(願)을 세우고 100일 기도를 하는 것을 욕심이 많다 적다 하지는 않습니다. 그 기도 내용이 터무니없이 지나치거나 그 내용이 남은 생각하지 않고 나, 내 가족, 그 어떤 범위의 사람들만을 위한 그래서 남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때, 우리는 욕심이 지나치다고 합니다. 즉 동체대비 마음이 없거나 그 바라는 바가 균형이 맞지 않을 때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톨스토이라 하면 큰 사상가이자 철학자이고 대문호입니다. 그가 평생을 두고 고민을 했답니다. 이 인생(人生)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의 결론은 이러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그러면 아무하고나 아무 데서나 지금-여기서 하는 일이면 모든 것이 최선이라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그는 내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대답을 제대로 내리면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욕심을 줄이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바르게 한다면 욕심사납게 군다는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 열심히 정진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칭찬하고 본받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러하고 내가 하는 모습이 그러하면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른 꿈과 목표를 갖고 생활하고 일을 맞춰 나가면 그 모습이 바르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고 함께 동참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올바른 꿈과 목표 없이 그때그때 되는 대로 즉흥적으로 움직인다면 지금 내가 함께 하는 사람과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자기 욕심만을 부리는 욕심꾸러기로 비춰질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내놓은 미국에서 바르게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통계에 의하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제대로 갖고 자기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어 3% 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100명 중 3명 정도만이 자신의 인생설계도를 준비하고 그에 초점을 맞춰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되는 대로 길들여진 대로 산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바른 꿈과 목표를 갖고 부처님 앞에서 한 번 더 검증해 보고 발원해서 여법하게 일을 진행하고 하루하루를 그에 맞춰서 생활하면, 그때그때 올라오는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평상심(平常心)을 놓치지 않고 일을 해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균형이 깨지지 않고 늘 여여(如如)하게 행동할 수 있는 잣대가 준비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성취지향적이라 목표를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린다거나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미래지향적으로 미리미리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되어 있어서 과욕(過慾)을 부리지 않고 부드럽고 유연하게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준비된 지금-여기를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요약해 보면, 우리들은 늘 마음껏 욕심(慾心)을 부려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래야 할 일을 다한 듯 마음이 놓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한편 욕심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하고자 하는 좋은 마음이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부처님께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하셨는가?
우리들이 부처님 전에서 발심(發心)을 하고 원을 세워서 이루고자 하는 바른 마음을 내고 그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자기 개인만을 위하는 또는 다른 사람이야 손해를 보든 말든 나만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고, 동체대비의 마음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나 나나 관련된 모든 인연들에게 득이 되는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욕심을 줄여서 자기의 꿈과 목표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늘 지금-여기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시간이나 노력의 낭비 없이… 나아가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고 기쁨을 주는 일이라면 이는 참으로 대자비심을 행하는 관세음보살님의 현현으로 칭송받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깨달음의 자리에서 일을 하면 같은 일이라도 욕심이다 아니다 하는 경계를 벗어나 아무 걸림없는 행위로 행위 그 자체가 불사(佛事)요 법문(法門)인 보살의 행이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깨어 있는 도인이 내는 마음은 그 무엇을 추구하는 바 없이 하는 행이기에 시시비비가 없는 무위의 행으로 경계를 벗어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 경계에 도달해서 무위행(無爲行)을 할 수 있어야 욕심을 줄이는 방법을 따로이 찾지 않고 행을 할 수 있으니, 부처님 공부 열심히 해서 바른 도(道)를 터득하는 것이 오늘의 문제해결의 가장 확실한 정답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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