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욕(忍辱)의 공덕 2
상태바
인욕(忍辱)의 공덕 2
  • 관리자
  • 승인 2007.09.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신행 공덕

인욕의 중요성
모름지기 수행자는 칭찬과 비난 둘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칭찬과 비난에 어떠한 동요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 『숫타니파타』에서 부처님은 칭찬과 비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사람은 진정한 수행자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않으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남에게 이끌리지 않고 남을 이끄는 사람, 현자들은 그를 성인으로 안다.”라고 설파했다.
이어서 부처님은 남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거나 욕을 하더라도 수영장에 서있는 기둥처럼 태연하고, 애욕을 떠나 모든 감관(感官)을 잘 제어하라고 했다. 수행자는 지나친 칭찬에 우쭐해서도 안 되며, 지나친 비난에 의기소침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처님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모욕을 당했으나 몸소 인욕함으로써 조복시킨 경우가 있다. 한때 ‘찐짜’라는 외도의 여인이 자신의 배에 바가지를 넣고 사문 고따마의 자식을 임신했다고 많은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부처님을 비난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인욕으로써 모욕을 참았다.
이처럼 인욕행은 수행의 시작이자 마지막 관문이다. 비록 오랜 기간 수행을 통해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지라도 순간의 모욕을 참지 못하고 진심(瞋心)을 일으킴으로써 그 동안의 공부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남으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던 사람이 어떤 계기에 인격적인 모욕을 받으면 이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한 순간의 모욕을 참지 못하면 그 동안 쌓아온 온갖 공덕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
부처님은 『숫타니파타』에서 인욕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화를 삭이는 수행자는 이 세상〔此岸〕도 저 세상〔彼岸〕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이와 같이 인욕은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나룻배에 비유된다. 또한 인욕은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욕됨을 참지 못하면 궁극의 목표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인욕은 수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인욕의 공덕
『대보적경(大寶積經)』에 의하면 인욕은 보살의 십력(十力)의 근본이요, 제불신통(諸佛神通)의 원천이라고 했다. 그리고 여덟 가지의 공덕이 있다고 했다. 인욕의 여덟 가지 공덕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온갖 지혜의 힘이 되고,
둘째는 항상 자신을 수호하고,
셋째는 큰 투구〔大鎧〕의 구실을 하며,
넷째는 좋은 약〔良藥〕과 같고,
다섯째는 능히 이기는〔勝〕 힘이 되고,
여섯째는 보배를 간직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많은 것을 싣는 큰배와 같고,
여덟째는 돌로써 닦은 길과 같다.
이와 같이 『대보적경』에서는 인욕행을 닦으면 보살의 열 가지 지혜의 힘과 모든 부처님의 신통, 그리고 여덟 가지의 공덕을 성취한다고 했다.
한편 인욕을 통해 지혜를 완성하고 성불할 수 있다고 경전에서는 제시하고 있다.
“부처님은 인행(忍行)을 널리 닦으셔서, 남 때문에 손발의 마디가 잘리어도 원망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으로써 최상의 지혜를 완성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최상의 지혜란 무상혜(無上慧)로서 완전무결한 부처님의 지혜를 말한다. 즉 완전한 깨달음을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사십이장경』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사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힘이 많으며, 무엇이 가장 밝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인욕이야말로 힘이 많으니, 악을 품지 않는 까닭에 몸과 마음이 아울러 편안하고 건강할 수 있으며, 참는 사람은 악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깨달음을 이루느니라.”
또한 『제법집요경(諸法集要經)』에서도 비슷한 교훈이 실려 있다.
“인욕에 안주하는 것, 이것이 최고의 치장이요, 가장 뛰어난 보배니, 세속의 보배에 미칠 바가 아니다. 인욕은 뛰어난 양약(良藥)이어서 능히 노여움을 치료한다. 저 인욕의 힘 때문에 차차 노여움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인욕은 공덕의 창고이므로, 착한 사람은 이를 지킴으로써 마음을 조복하여, 번뇌에 의해 어지럽히는 바가 되지 않는다. 인욕은 천상에 태어나는 사다리여서, 윤회의 공포로부터 탈출하게 한다.
만약 이를 수행하면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인욕은 공덕의 물이어서 맑고 그득하여, 능히 아귀의 목마름을 구하고 축생의 죄악을 씻어준다.”라고 했다.
『대집경(大集經)』에서는 육바라밀과 관련하여 인욕의 이익에 대하여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경의 내용을 읽어보자.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이르셨다.
“인욕은 세상에서 으뜸가는 것이니 안락에 이르는 길이며, 인욕은 몸을 지켜주니 성자의 기뻐하는 바다. 인욕은 바른 의용(儀容; 몸의 자세가 바른 것, 즉 단정을 뜻한다)을 갖추게 하며, 인욕은 위력을 얻게 하며, 인욕은 세상을 비추며, 인욕은 기예(技藝)를 이루게 하며, 인욕은 원수·우뇌(憂惱)를 이기게 하며, 인욕은 용모를 좋게 하며, 인욕은 권속을 갖추게 하며, 인욕은 뛰어난 과보를 가져오게 하며, 인욕은 선취(善趣)에 가도록 하며, 인욕은 장수하게 하며, 인욕은 도위(道位)를 얻게 하며, 인욕은 중생을 해치지 않게 하며, 인욕은 도둑질, 도리에서 벗어난 성행위, 거짓말, 이간하는 말, 꾸미는 말, 탐욕·노여움 따위를 떠나게 하며, 인욕은 보시·지계·정진·선정·지혜를 이루게 한다. 이것이 바로 불법이다.”라고 했다.
『선가귀감(禪家龜鑑)』에 이르기를 “참는 일이 없으면 보살의 육도 만행(萬行)도 이루어 질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보살의 육도 만행이란 곧 보살이 행해야 하는 여섯 가지 바라밀을 말한다. 즉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이다.
한마디로 “참지 못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若無忍行 萬行不成).” 순간적인 욕됨을 참지 못하면서 큰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굴욕을 참고 견딘 자이다. 반면 실패자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굴욕과 모욕을 참고 견디는 것이 인욕이다. 이러한 인욕행은 보살이 자기 자신과 이웃을 위해 세세생생 실천해야 할 덕목인 것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