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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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으로 성장한다
  • 관리자
  • 승인 200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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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으로 성장한다]

스타 워즈에서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는 악으로의 귀의를 거부하는 아들 루크가 황제로부터 고문을 당하자, 그 때까지 맹목적으로 바치던 충성에서 비로소 눈을 뜹니다.

루크가 고통 당하기 직전까지 온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려는 황제의 충실한 앞잡이가 되어 자식인 루크마저 죽이려 하던 그가, 자식이 고통을 당하자 비로소 맹신의 눈을 뜨고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황제를 처단한 후 스스로 철가면을 벗고 냉혹한 기계인간이 아닌 생명이 흐르는 자연인으로서의 죽음을 맞습니다.

루크의 고통이 아니면 영원히 황제의 앞잡이로 온갖 악행을 다 저지렀을 다스 베이더!
그런 악의 충실한 집행자가 자식의 고통으로 눈을 뜬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자식 때문에 고통 받는 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죽하면 '무자식이 상팔자다'라는 말도 있겠습니까. 이런 고통은 물론 부모-자식 간의 과거 악연 때문에 일어나는 수도 있지만 진실을 보면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밝은 눈으로 볼 때 부모-자식 간의 갈등 대다수는, 사실은 자식들이 부모를 성장시키려는 데서 오는 수가 많습니다. 그것은 부모-자식 간의 인연은 대부분이 '은혜 갚는 인연'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식으로 인해 성장합니다. 자식의 고통, 자식 간의 갈등을 통해 부모는 내 못난 곳을 비로소 알게 되며 스스로를 더 큰 세계로 나아가게 합니다.

흔히 비극으로 끝나는 부모-자식 간의 갈등도 알고 보면 이런 깊은 우주의 이치를 알지 못해 서로가 서로를 고통 주는 존재로만 아는 데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와 사랑, 편견과 편애 등이 진정한 갈등의 원인을 보지 못 하게 하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님 눈을 뜨기 위해 그 고통을 받는데, 부모는 어리석어 숨겨진 참 뜻을 보지 못하고 한숨과 원망으로 자식을 바라봅니다. 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부모 자식 간 갈등은 부모에게 교훈을 주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연기로 이루어진 세계라 어느 하나도 인연의 오묘함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부모-자식도 마찬가지라, 대부분의 자녀는 부모에게 은혜 갚으러 오는 것인데, 그 은혜 갚는 과정이 순탄할 수도 역경(逆境)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바라는 대로 쑥쑥 자라 성공하여 효도하는 것은 순경(順境)으로 은혜를 갚는 것이요,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고 빗나감으로써 효도하는 것은 역경으로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자식이 아니면 닦지 못할 업을 자식으로 인해 닦게 되는 것이니, 자식이 아니면 무량한 세월이 지나더라도 결코 닦지 못할 번뇌를 자식의 고통, 자식의 눈물로 인해 금생에 단번에 닦게 되는 것입니다.

자식이 말썽을 부릴 때 부모님들이 필히 기억하셔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감사입니다. 저 녀석이 나 때문에, 이 못난 애비 에미 때문에 자신의 몸을 학대하며 저렇게 고통을 당하는구나, 오직 이 못난 부모를 닦게 하려고 저 모진 고통을 겪는구나. 고맙다 아이들아, 정녕 고맙다. 우리가 너의 깊은 뜻을 알아 무량 겁 이래의 우리 잘못을 꼭 고치겠다. 아이들아, 정말 고맙다... 이런 감사와 결심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나에게 과연 잘못이 없는가? 무엇 때문에 저 아이들이 저렇게 고통 받아야 하는가?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하길래 저 모진 고통을 우리 아이들이 나 때문에 받아야 하는가? 이렇게 자신을 철저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은 본래 자기 잘못 인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명의 세계에서는 자기 방어 기전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기 방어 기전은 무수한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고착화되며 습(習)이 되어 나중에는 자기 자신도 어쩔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자기 잘못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바른 정신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욕망 때문에, 분노 때문에 마구 저지르고 필경에는 나와 남을 모두 큰 비극 속으로 몰아 넣습니다.

이런 어리석음은 자식이 아니면 고칠 수가 없습니다.
실지로 망난이 인간이 남의 말 믇는 것 보셨습니까? 이런 분들은 스승이, 부모가 와서 말을 해도 듣지 않습니다. 오직 자식만이 고칠 수 있습니다 . 그러기에 자식으로 찾아온 생명은 혼신의 힘을 다 바쳐 부모의 어리석음을 고치려고 합니다.

그것이 겉보기에는 반항과 갈등으로 나타나며 심지어는 죽음으로 결말되어지기도 합니다. 부모가 자식의 심한 역경 효도에도 알아 들지 못하면, 자식은 마침내 죽음으로 부모님들에게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세상에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습니다.
이런 자식들의 지극한 효성 앞에,
부모들은 비로소 무량 겁을 이어온 나쁜 습을 인지하게 되고 마침내 닦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말씀이 아니라 불교 경전에도 그런 얘기는 많이 나옵니다.

불교의 대표적인 효 경전인 부모은중경을 보면,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으로 부모가 잘못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자식의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즉. (부모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자식은 그 잘못을 말하여 부모님을 깨우치게 하여야 한다. 그래도 깨우침이 없으면 눈물로써 호소하고 스스로 식음을 전폐해야 할 것이다' 라고 경은 말합니다.

실지로 중국 북송 때의 고승 영수 영명 대사(904-975)는, 어릴 때 부모들이 다투면 말없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 무조건 뛰어 내리므로 부모들이 감히 더 이상 다투지를 못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눈으로 보면 저 아이들의 고통은 부모를 일깨우기 위한 지극한 효성에 지나지 않는 것. 그러니 지금이라도 내가 교훈을 얻고 내가 깨우치고 내가 밝은 삶을 지어나가면 아이들의 고통은 당장 없어질 터!

우리는 자식들의 고통을 한숨과 원망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나의 부족한 삶을 더 큰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축복으로 알아
감사와 서원으로 내 삶을 지어나갈 일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시아본사아미타불

普賢 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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