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마음]
물질과 마음은 흔히 별 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질과 마음은 둘이 아니며,
물질에서 마음이 나오며 또한 마음에서 물질이 나옵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오히려 마음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물질에서 마음이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물질이 나오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어 곳간에서 인심 나온다고, 배가 부르고 재산이 넉넉할 때는 마음 씀씀이가 한결 여유롭습니다. 물론 놀부나 스크루우지같은 분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넉넉한 마음을 내기는, 안 해서 그렇지 없는 분들보다 있는 분들이 훨씬 쉽습니다. 그러나 가진 게 없고 쪼달릴 때는 남 생각하는 마음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또, 재산이 많지만 자기만 중요하게 살아 온 분이 어느 날 홀연히 느낀 것이 있어 이웃들에게 가진 재산을 나눠 주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내가 가진 재산이 없다면, 가난한 이웃들을 물질적으로 돕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내가 재물을 모아야 하니까요). 이처럼 마음에서 물질이 나오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물질이 곧 에너지요, 에너지가 곧 물질임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1 g 의 물질이라도 에너지로 바뀔 때는 엄청난 힘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를 보면, 반대로 에너지가 물질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1 g 의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c2에 해당하는, 엄청난 힘이 에너지에 가미가 되어야 비로소 겨우 1 g 의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물질과 에너지를 현상계와 마음에 비유한다면, 물질은 현상계요 에너지는 마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형의 에너지에서 유형의 물질이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듯, 무형의 마음에서 유형의 물질, 현상계가 일어나기 역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마음이 물질로 변하기가 쉽지 않고, 웬만한 기도에도 현실이 바뀌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개과천선을 맹세하고 아무리 지난 날을 뉘우치고 새 날을 기약해도 새 날이 쉬이 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한두 번의 마음만 가지고는 되지 않습니다. 마음이 뭉치고 뭉쳐, 빛의 속도 c2를 감당할 만 해야 비로소 한 티끌이라도 생기는 것입니다.
종교나 기도는 마음이 물질이나 현상계를 바꾸는 일입니다.
따라서 조그만 노력, 조그만 마음으로 현상계가 변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1 g 의 물질을 얻기 위해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듯, 마음이 물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공부를 좀 했는데 가시적 성과가 없다, 내가 기도했는데 아무런 얻는 바가 없다, 이렇게 함부로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마음이 물질을 만들고 마음이 현상계를 바꾸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러니 성과가 없고 앞날이 아득하게 보인다고 실망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지 않는 결과를 위해 더욱더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가시적인 결과가 반드시 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은 쉬지 않으면 마침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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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賢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