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명상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추구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불교의 관점에서, 특히 제가 소개하는 미국식 명상법에서는 우선 내면에 존재하는 가장 보기 싫고 부정적인 마음부터 인지하도록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아상은 너무 칭찬해주고 부추기면 강화되며, 제멋대로 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공부는 자신의 직면하기 힘들고 보고 싫은 모습을 찾아내서 그것을 없애는 과정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과정이 바로 생각과 과정에 휩쓸리는 대신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의 아상은 다른 이들도 조종하고 싶어합니다. 다른 이들이 이렇게 행동했으면 하면서 조종하는 것을 즐깁니다. 아상은 그런 식으로 자신을 섬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아마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아상은 아주 민첩해서, 양설(Double-tongue)을 써서 자신의 주장을 폅니다. 게다가 상대방이 그 주장을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서슴없이 거친 말로 압력을 가합니다. 상대방에게 벌을 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감히 우리의 말을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상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벌줍니다.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날 거스르다니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라고 말입니다.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이런 일은 늘상 일어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우리 형이 딱 그렇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 모두 자연스럽게 이런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로 어머니가 잔소리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속은 싸움을 벌입니다. 우리가 반박하기로 결심하면, 충돌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머니에게 벌을 줍니다. 어머니에게 대가를 치루게 할건가요? 아니면 그냥 참을건가요? 또는 선생님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합니다. 그러면 그 선생님에게 거부감을 키웁니다. 그것도 싸움입니다.
'선생님이 저렇게 말해도 되는건가?', '스님이 저러면 잘못된거 아닌가?', '공인이 저러면 안되지!'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내면에 압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맘속에서 불쾌한 뭔가를 보거나 듣습니다. 그것에 관해서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하면 할수록 더 화가 납니다. 스트레스를 더 받습니다. 신경이 쓰이는 그 문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더 파고듭니다. '그 사람은 왜 그러지? 불공평한거 아닌가?'
내면에서 계속 압력을 쌓게 됩니다.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자신이 너무 옳게 느껴집니다. 확신이 생깁니다. '어떻게 공직자가 저렇게 거친 말을 쓰지?', '나한테 어떻게 저렇게 말하지?', '성직자라면 친절하고, 자비로워야 하잖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 마이 갓! 이건 용납할 수 없어!', '이건 그냥 두면 안되는 일이잖아!'라고 생각하면서 압력을 쌓아갑니다. 다른 누군가에 인해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벌이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속에서 이런 압력을 쌓고, 스스로를 납득시킵니다. 그렇게 번뇌는 아주 쉽게 정당화됩니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까요? 쌓인 압력을 방출하기 위해서 거친 말을 씁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더는 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남편에게 화를 냅니다. 또는 친구들과 나가서 점심을 먹으면서 방출하기 위해서 거친 말을 쓰거나 남을 헐뜯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거친 말을 쓰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내면에 쌓여진 압력을 방출하기 위한 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명상반 학생들이 초심자 과정을 거쳐서 좀 더 차분해지고, 힘을 얻으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불평하고 목소리를 높일 때 인내하라고 가르칩니다. 우리의 가족이나 친구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둡니다. 우리의 마음을 불쾌하게 해도 참습니다. 명상의 기술이 없는 다른 누군가에게 방출하는 대신 나에게 방출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명상이라는 배출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조용히 사람들을 돕는 방법입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