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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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물고기
  • 김나래
  • 승인 2018.04.0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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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서 물고기 형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고기는 벽화나 불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처마 끝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에도 있다. 불교 경전에서 바람이나 물은 일체의 거리낌이 없는 무애無碍를 상징한다. 그렇기에 바람에 몸을 맡긴 물고기가 자기 몸을 부딪쳐 내는 청아한 소리는 청정무애한 범천梵天으로부터 울려오는 소리라 할 수 있다.
물고기의 형상은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벽화나 불단에 게나 새우 등의 수생 생물과 함께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법당 자체를 ‘반야용선’으로 상징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또한 물고기는 자나 깨나 죽으나 눈을 뜨고 있기에, 수행자들이 낮이나 밤이나 바람이 부는 날에도 늘 깨어 도를 닦으라는 뜻을 담아 목어와 풍경을 물고기 형태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은해사의 ‘쌍어문雙漁門’에는 김수로 왕비의 설화와 함께 물고기와 관련된 불교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또한 『동국여지승람』에는 범어사 창건설화가 이렇게 수록돼있다. “금정산 바위 위의 우물은 항상 금빛을 띄고 있으며,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가득 차 있다. 그 속에는 범천梵天으로부터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온 금어金魚들이 헤엄치며 놀고 있다.”
어모魚母라는 말은 아미타불의 가피가 어미 물고기가 새끼 물고기를 살피는 것과 같다는 비유로, 불보살 화신의 모습이나 부처님의 전생담(本生經)에도 자주 등장한다. 또한 금어金魚는 불교미술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불화장을 일컫는 말이다. 그밖에도 동서양의 유적, 문헌, 종교에서는 물고기를 근원根源 또는 원류源流의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참고서적: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허균/돌베개)』, 『김수로왕비의 혼인길(김병모/푸른숲) 』

 

김나래
문화재수리기술자(단청, 도금)이며 불화 작가다. 불교미술일섭문도회 문도이며, 현재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불화/보존 실장으로서 전통문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알리고자 일반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촌단청공방에서 단청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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