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구하는 것은 끝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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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구하는 것은 끝내 무너진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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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시심

요즈음 세상은 어찌보면 모든 가치 기준이 화폐와 일치해 가는 느낌이 없지 않다.
보물이 귀하면 비싸듯이, 사람도 지위가 높으면 대우가 좋다. 역으로 생각하면, 값이 비싼 물건은 귀한 것이고, 싸면 천한 것이다. 사람 역시 그렇게 보기 쉽다.
이렇게 돈이 가치 척도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세속에서는 돈의 유무나 다과로 사람이나 물건의 가치가 결정된다. 물론 이런 기준이 꼭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달리 기준을 정하기는 더욱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돈에 의한 기준은 쉽게 생각해서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일면이 없지도 않다. 일반에게 이런 기준이 널리 통용되는 것이 이런 까닭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가치 기준이 쉽사리 인습과 관행이 되어 버렸다.
값싼 물건을 천하게 여기듯, 돈을 못 벌면 하찮은 인물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값싼 옷을 입거나 값싼 차를 타면 사람까지도 천해진다. 국산보다는 외제 옷을 선호하고 작은 집보다 큰집을 좋아하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다. 남보다 고귀해 지기 위해서이다.
이토록 사람까지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돈에 있다. 이것이 만인이 부러워하는 돈의 매력이다. 이쯤되고 보면 천하에 홀로 존귀한 것이 돈이 아닐 수 없다. 돈의 힘이라면 불가능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사이에 사람까지도 돈을 위해 살게 되었다. 돈의 힘을 빌리면 안 되는 것이 없고, 돈을 위해서라면 못하는 것이 없으니까. 돈은 자못 왕으로 군림하게 된다. 사람은 그대신 시녀로 전락하게 되었다. 심지어 돈 앞에서는 노예의 신분으로 바뀌는 것조차 고맙게 여긴다. 돈을 행복의 신으로 착각하고 있다. 신 앞에 굴복하는 것은 노예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사물의 본질을 모르고 외형에만 끄달리고 있다. 세상을 살다보니 행복이 돈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돈은 곧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러므로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한다. 행복해지는 데도 조건이 있듯이 돈을 버는 데도 가려야 할 수단과 방법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원칙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이다. 노력을 적게 들이고 보수를 많이 받는 것. 최소의 힘을 들여 최대의 성과를 얻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람은 생각해야 했다. 삶에는 처세술이 필요하듯이 '메이크 머니'에도 어떤 술수(術數)를 생각하게 된다.
공명정대한 것은 지름길이 되지 못한다. 공정한 수단과 방법으로는 노력의 대가 밖에는 기대할 수 없다. 시간과 노력과 비용은 적게 들이고 가급적 많은 수입을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것은 또 현대문명의 목표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지금은 아이디어 시대이다. 이 아이디어란 말이 어떤 의미에서는 사수(詐數)라는 낱말과 비슷하게는 쓰이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 그 개발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그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수에 떨어지기 십상팔구이다.
개발한 아이디어가 성공했다고 할 때, 사수가 적중했다는 의미도 된다. 노력의 마진이 클수록 이것은 성공으로 본다. 이것은 일종의 도박의 심리이다. 이런 식으로 치부를 하는 그 이면에서는 자신이 함정을 파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다.
이런 행위를 일러 어리석음이라 해야 할 것이다. 돈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것도, 사수로써 요행을 바라는 것도 그 모두가 어리석음의 소치일 뿐이다. 이런 어리석음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한 무너지는 것은 다리나 백화점만에 국한할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치심(痴心)은 무명(無明)으로 인하여 마음속에 자리잡은 도적임에 틀림없다.

破山中賊易요, 破心中賊難이라
산 속의 도적은 깨뜨리기 쉬워도,
마음속의 도적은 깨뜨리기 어렵다.
중국 명나라의 왕양명의 글이다. 우리가 행복을 구할 때 흔히 밖에서 찾고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끝내 행복에 이르지 못한다. 행복은 언제나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구하기에 앞서 내 안에 있는 도적부터 섬멸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명심행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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