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법회가 삼귀의로 시작해서 사홍서원으로 끝나는 이유
“삼귀의三歸依는 불교의 출발점이고 사홍서원四弘誓願은 불교의 결론이다.”
『불교란 무엇인가』의 저자이자 평생을 불교학 연구에 매진해온 전남대 이중표 교수의 말이다. 모든 법회가 삼귀의로 시작해서 사홍서원으로 끝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삼귀의와 사홍서원은 불교의 커다란 두 축이고, 이 사이에 불교의 모든 교리와 수행이 이어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삼귀의는 부처님(佛)·부처님의 가르침(法)·승단(僧), 이 세 가지 보물(三寶)에 의지하여 살아가겠다는 맹세이다. 부처님은 번뇌를 극복하고 해탈을 성취한 성자이다.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중생에게 차별 없이 가르치셨고, 그 가르침대로 실천한 많은 이들이 번뇌에서 벗어나 정각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괴로움에 고통받는 모든 이들의 의지처가 될 수 있다. 삼보에 의지해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중생은 비로소 속세를 벗어나게 된다. 마음속에 자비심이 일고 ‘너와 나’의 분별을 여의게 되어 지혜를 구족한 이타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보살’을 가리킨다.
보살은 무명無明에 휩싸인 중생들을 위해 네 가지 큰 서원을 세운다. 가없는 중생을 구제하고, 다함이 없는 번뇌를 끊고, 무량한 법문을 배우고, 무상의 불도를 성취한다는 ‘사홍서원’이 그 서약이다.
이중표 교수는 이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기준으로 불교에 접근해야만 불교를 바르게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방대한 불교경전과 교리체계는 삼귀의와 사홍서원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저 문헌 자료나 고서로서의 가치 이외에 다른 것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는 불교 본질에 대한 현시대적 물음의 답변을 『불교란 무엇인가』에 담았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교에 관한 궁금증에 답함과 동시에 일반 불자들도 교리를 심화시킬 수 있는 ‘지침서’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삼귀의와 사홍서원 사이에 펼쳐져 있는 정밀한 교리체계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우리말과 예시로 담백하게 설명한 부분이 특히 돋보인다. 불교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를 만들고자 한 이중표 교수의 노고를 엿볼 수 있다. 『불교란 무엇인가』를 읽다보면 어느새 부처님의 가르침이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