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모든 식구들이 모여 부처님께 발원 기도할 때 다음의 내용으로 의례를 봉행한다.
기도를 인도하는 불자가 혼자 진행하는 것보다 모든 가족이 함께 독경하고 발원하는 등 동참의식을 가져야 한다.
발원문을 봉독할 불자는 미리 내용을 숙지하여 경건한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한다.
따로 불상이나 액자 등의 성상을 모시지 않았더라도 정갈한 소반 위에 초·향 등을 피우고 부처님이 계신 것으로 생각하며 의식을 진행하면 되겠다.
·부처님전 삼배(三拜)
·입정
1. 삼귀의
2. 찬불가
3. 독경(천수경 또는 반야심경)
4. 정근(精勤)
5. 기도발원
6. 감사회향
7. 사홍서원
1. 부처님전 삼배
기도 시작 전에 다 함께 부처님께 삼배를 올린다. 앞에 부처님의 존상이 모셔져 있지 않더라도 법당에서 부처님께 예경하는 것과 같이 정성껏 삼배를 드린다.
마음 속으로는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비의 위신력이 자신과 온 누리에 넘치고 있는 것을 깊이 믿고 감사하며 기도를 시작하는 것이다.
삼배가 끝나면 자리에 앉는다. 삼귀의와 사홍서원은 일어서서 하는 것이 원칙이나 가정에서의 기도는 도중에 앉고 서는 것이 부자연스럽거나 장소가 협소할 때는 무릎꿇고 합장한 자세로 할 수도 있다.
2. 입정(入定)
앉아서 입정〔坐禪〕한다. 가족들과 함께 기도하는 경우 목탁이나 죽비로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이 좋으나 혼자 하는 경우에는 마음 속으로 시작과 끝을 그리면서 입정한다. 입정을 통하여 부처님의 자비하신 위신력을 믿고 감사하며 모든 분노와 증오 질투 등의 감정을 버리고 허공과 같은 마음으로 자비심을 갖고 보람찬 새해를 다짐한다.
입정의 시간은 대략 3분∼5분이면 좋겠다.
3. 삼귀의
합장하고 반 배를 하면서 삼귀의례를 올린다. 한문으로 하거나 노래로 하여도 된다. 평소 연습이 안 된 경우에는 그대로 낭독하면서 반 배를 하도록 한다.
귀의불 양족존 歸依佛 兩足尊
귀의법 이욕존 歸依法 離欲존
귀의승 중중존 歸依僧 衆中尊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반 배〉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반 배〉
거룩한 스님들게 귀의합니다. 〈반 배〉
4. 찬불가
「찬양합니다」, 「예불가」또는 「보현행원가」 등의 찬불가를 함께 부른다.
5. 독경
천수경이나 반야심경 또는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 등 평소 수지 독송하는 경을 독송한다. 먼저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신간과 사정에 따라 다른 경전을 더 읽어도 좋겠다.
독경의 시작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개경게와 개법장진언을 외운 다음 경의 제목을 읽고 계속해서 내용을 봉독한다. 〔반야심경의 경우에는 개경게와 개법장 진언을 외우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개경게(開經偈)
무상심심미묘법 無上甚深微妙法
백천만겁난조우 百千萬劫難遭遇
아금문견득수지 我今聞見得受持
원해여래진실의 願解如來眞實意
위없이 깊고 깊은 미묘법이여
오랜 세월 지나도 만나기 어려워라
저희 이제 보고 듣고 받아 지니오니
부처님의 진실한 뜻 알아지이다.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옴 아라남 아라다(세 번)
6. 정근
정근은 염불 정진하며 부처님을 염(念)하는 것이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예배 찬탄하며 부처님의 공덕과 원력을 생각하면서 그 명호를 염불하면 번뇌가 일어나지 않고 마침내 열반의 도리를 얻게 된다. 또한 깊은 삼매에 들어 염불하면 죄업이 소멸되며 불국 정토에 왕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염불 정진하는 경우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믿고 마음 속에 어떤 형상도 취하지 않고 큰 원을 세우고 정진하여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처님의 경계에는 형상이 없으므로 마음에 형상이나 경계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끝없는 공덕이 바다이시며 걸림 없는 위신력(威神力)과 무조건의 대자비〔無緣大悲〕로 중생을 구원하시는 분이시다. 언제나 우리의 생명을 진리로써 가득 채워 주시고 대자비 광명으로 키워주시고 있는 것을 믿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듯이 믿어야 한다. 이런 믿음으로 오직 일심 염불기도하는 사람은 언제나 부처님의 크신 은혜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으므로 감사한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염불은 염주를 굴려서 수를 헤아릴 수도 있고 시간을 정하여 할 수도 있다. 염불 염송이 끝나면 다음과 같은 탄백(歎白)을 낭송하여 불보살님을 찬탄하고 반 배하며 염불을 마친다.
①석가모니불 정근
나무 삼계대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南無 三界大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서가모니불…'
(탄백)
천상천하무여불 天上天下無如佛
시방세계역무비 十方世界亦無比
세간소유아진견 世間所有我盡見
일체무유여불자 一切無有如佛者
거룩하사 위대하신 서가모니불
시방세계 무엇으로 견주어보리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부처님만 하온 어른 다시 없어라 〈반 배〉
②관세음보살 정근
나무 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南無 普門示現 願力弘深 大慈大悲 救苦救難
'관세음보살…'
*멸업장진언(滅業障眞言)
'옴 아로늑게 사바하' (3번∼7번)
(탄백)
구족신통력 광수지방편 具足神通力 廣修智方便
시방제국토 무찰불현신 十方諸國土 無刹不現身
고아일심 귀명정례 故我一心 歸命頂禮
가지가지 신통의 힘 갖추시었고
지혜의 온갖 방편 널리 닦으사
시방세계 넓고 넓은 모든 국토에
거룩하신 그 몸을 두루 나투시니
제가 이제 한마음으로
예배하고 돌아가 의지하노이다. 〈반 배〉
7. 기도 발원
*새해가 열리는 이 아침에
천 개의 해가 떠서 비추듯 한없이 맑고 깨끗하신 부처님.
새해가 열리는 이 아침에 고요히 합장하고, 제 가슴 속의 소리와 다시 가슴 속 저 너머에서 울려오는 우렁찬 목소리를 듣습니다.
생명을 빛내는 무한공덕의 축복으로 태양은 떠오르고,
저희는 새 얼굴로 발원합니다.
빛나는 생명 지혜, 끝없는 자비 덕성, 넘쳐나는 희망 용기, 일체 성취의 위력 - 새 아침 새얼굴의 모습입니다.
불행과 고뇌의 먹구름은 흘러갔고 희망의 햇살이 찬란히 펼쳐옴을 봅니다.
저희는 병들고 이지러진 중생의 거짓된 마음에서 벗어나, 자신이 신성한 부처성품이며, 자재(自在) 원만한 공덕(功德)의 몸이며 본래 원만한 존재임을 확신하며 청정대행(淸淨大行)을 펴 나갈 것을 서원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언제나 광명이 빛나고 활기에 넘쳐흐르며 희망 속에 있습니다.
어떤 고난도 불성 생명인 저에게는 그대로 빛이 됩니다.
모든 어려움과 생명을 인식하고, 지혜를 늘려 가는 더없는 수행으로 돌리겠습니다. 원력과 자비를 키워가는 값진 공부로 삼겠나이다.
우리는 가족과 이웃, 민족, 인류와 함께 있음을 자각합니다. 뭇생명과 하나임을 알겠나이다. 저와 그들이 모두 진리로써 조화를 이루도록 큰 서원의 실천을 꽃피워 나가겠습니다.
이 한 해 저의 참 생명인 불성의 공덕을 드러내어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위신력과 자비의 가피력으로 저희가 희구하는 모든 착한 일들이 마침내 성취될 것을 확신합니다.
제불보살님이시여,
저의 기원 감응하사 증명하여 주옵소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시옵소서?
나무 서가모니불.
8. 감사 회향(廻向)
(발원문 봉독이 끝나고 일념으로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모든 이웃, 모든 생명에게 공덕을 나누는 회향문을 낭독한다.)
지혜와 자비의 근원이신 부처님 감사합니다.
저희를 자비로 지켜주시고 진리로 빛내주시는 부처님 감사합니다.
모든 중생과 더불어 공덕 나누며 지혜와 용기 그리고 모든 성취를 함께 하겠나이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세 번〉
9. 사홍서원
(삼귀의례의 경우와 같이 합장하고 반 배하면서 한다. 한문으로 하거나 노래로 하거나 또는 낭독하면서 반 배 올린다.)
중생무변서원도 衆生無邊誓願度
번뇌무진서원단 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학 法門無量誓願學
불도무상서원성 佛道無上誓願成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반 배〉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반 배〉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반 배〉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반 배〉
기도가 모두 끝났으면 자리이세 일어나 삼배를 올리고 서로 덕담(德談)을 주고받는다.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배지숙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