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인터뷰] 고려대 행정학과 윤성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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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인터뷰] 고려대 행정학과 윤성식 교수
  • 김성동
  • 승인 2015.10.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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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는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불교와 돈. 불자들에게 낯선 조합이다. 한 문장 안에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불자들에게 ‘돈’은 세속적이며, 탐욕스럽게 비춰진다. 또 돈을 벌게 해달라는 기복신앙과 겹쳐지면 불자들에게 ‘돈’이란 단어는 밖으로 내놓기 꺼려지는 단어다.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윤성식 교수는 이런 불자들에게 오히려 “부처님께서는 돈을 많이 벌라고 하셨다.”고 말한다. 최근 『부처님의 부자 수업』(불광출판사)이란 책을 출간해 “불자들이 돈으로 인한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불자들에게 부자 수업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다.

윤성식 교수는 국내 행정・경영학계에서는 손꼽히는 학자다. 경제, 경영, 회계, 행정 등 4개 분야에서 자타가 전문성을 인정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미국 오하이오대 경제학과, 일리노이대에서 회계학 석사, UC버클리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 공인회계사이면서, 미국 텍사스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있다. 2004년에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 구축, 공직인사제도와 조직개편 등 정부혁신을 주도했다. 이런 이력에 눈에 띄는 것은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석사, 박사를 받았으며, 박사학위 주제가 ‘불교자본주의’였다는 점이다. 그가 ‘불교와 돈’이란 주제로 십여 년간 매달린 것을 주의 깊이 봐야 할 이유가 이런 이력 때문이다. 말 그대로 ‘돈이 판치고 있는 세상’에서 불자는 어떻게 돈을 바라봐야 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윤성식 교수를 안국동 한 찻집에서 만나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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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돈을 많이 벌라고 하셨다
교수님께서는 최근 『부처님의 부자 수업』이란 책을 쓰셨습니다. 불교와 돈이란 주제는 불자들에게 서로 조합이 잘 안 되는 단어로 인식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런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하셨나요? 
 
“부처님께서는 생로병사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출가하셨습니다. 그런데 『금색왕경』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고통 중에 빈고貧苦가 최고의 고통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날 현실을 보면 그렇죠. 돈으로 인한 고통이 아주 큽니다. 제가 공부한 것이 돈에 관련된 것이고, 또 불교를 공부하니 오늘날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불교가 생로병사의 고통을 해결하듯이 오늘날 돈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돈은 인간의 욕망이 압축된 것인데요. “부처님께서 돈을 벌라고 하셨다.”는 것은 돈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요? 불교로 볼 때 돈으로 인한 욕망이 실체 없음을 바르게 알아야 하는 것인데요. 
 
“욕망이 무엇인가를 잘 봐야 합니다. 예컨대 가난을 포장해서 행복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욕망에 정직한 것이 아닙니다. 욕망을 정직하게 봐야 합니다. 인간은 호르몬과 뇌신경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욕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수행은 호르몬과 뇌신경을 변화시킵니다. 그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었죠. 이런 (수행을 통한) 변화 없이, 금욕을 주문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내가 변화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내가 그대로인데, 욕망을 참으라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왜곡입니다. 금욕은 불교가 아닙니다. 금욕은 부처님께서 부정하신 고행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돈은 항상 강력한 힘을 가졌지만, 지금처럼 위력을 발휘한 적은 없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는 불교도 기독교도 이슬람교도 아니다. 바로 돈을 숭배하는 ‘돈교’다. 돈이 신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이 돈교의 교주는 바로 천민자본주의다. 돈교의 교주는 ‘돈교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교수님께서 우려하고 있는 ‘돈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요? 
 
“우리 주변에는 실제 돈에 대한 욕심이 없거나 그런 성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요. 또 어렸을 때부터 꾸준하게 가치관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면 비교적 감염률이 낮아요. 이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개의 사람들은 ‘돈교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수행을 해야 합니다. 스스로 노력하는 정신 역량을 갖추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돈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고통의 길로 가는 것이죠.”
 
수행해야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저에게 간화선은 너무 어려웠어요.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현대인에게 고난과 방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위빠사나가 더 다가가기 쉬웠습니다. 물론 불교 수행이 위빠사나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국 불교 수행을 하라는 이야깁니다.”  
 
사람들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과 떨어질 수 없습니다. 불자는 돈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불교적으로 지혜로울 수 있는가요?
 
“우리는 돈에 있어서 지혜롭고, 돈에 있어서 자유롭고, 또 평온해야 합니다. 지혜라는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욕망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대개 자기에게 주어진 욕망은 부풀려진 욕망입니다. 욕망은 가속화되어 나타납니다. 경전에도 보듯이 욕망은 불타고 있습니다. 우선 이 불타는 욕망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 돈’ 하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금욕은 아닙니다.”   
 
 
| 부자는 되어지는 것이다
지혜로운 욕망을 위해서 불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요?
 
“첫째는 수행입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가장 기본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둘째는 돈과 소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입니다. 예를 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어 있나, 돈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는 소비의 기준을 이렇게 정하겠다 등 이런 나름의 기준이죠. 돈을 어떻게 벌 것이고, 어떻게 쓸 것인가 등 이런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자기 노력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이제 지극히 세속적인 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부자가 되는 방법. 윤 교수의 답은 이렇다. 세 가지다. 능력, 모험, 행운. 능력과 모험은 이해될 수 있는데, ‘행운’이라니? 윤 교수에 따르면 능력은 돈에 관한 의사결정 능력이다. 언제 무엇을 얼마에 살 것인가, 언제 무엇을 얼마에 팔 것인가만 잘 결정해도 부자가 될 수 있다. 또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은 사업을 하는 길이며, 이는 월급쟁이라는 위험부담 적은 길을 포기하고, 모험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운’은 무슨 뜻인가?  
 
교수님은 “부자는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지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가요? 타고난다는 것인가요? 운명론, 숙명론은 불교와 거리가 있는데요. 
 
“경전에는 (부자가 되려면) ‘행운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주가 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행운이 없는 자는 재물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이죠. 저는 그 말에 감탄했습니다. 부처님이야말로 세상을 꿰뚫어보고 계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만약 부처님께서 ‘착한 일 하면 돈 많이 번다.’라고 말씀하셨으면 재미없었을 겁니다. 물론 부처님께서는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분명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부자는) 수많은 인因과 연緣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잘났다, 하는 것으로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행운이란 것은 ‘수많은 인과 연’을 말하는 것인가요?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수많은 인과 연은 (우리에게) 파악이 되지 않기에 ‘행운’으로 봅니다. 파악이 되면 행운이라고 할 수 없죠.”
 
숙명론과 다른 것인가요?
 
“숙명론은 자신의 능력 요소가 배제되죠. 인연법은 자신이 해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본인이 어찌해 볼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수많은 인因과 연緣이 작용되기 때문에 개인의 직접 통제 범위를 벗어납니다. 그래서 파악할 수 없으니까, ‘되어진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행운’이라고 한다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마음이 일어날 수 있겠는데요. 사람들이 좀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쎄, 그렇다고 제가 거짓말을 할 수도 없구요.(웃음) 부자가 아닌 영역은 확실히 노력(능력)의 영역이 큽니다. 부지런히 일하면 확실히 향상합니다. 그런데 부자의 영역은 달라요. 솔직히 우리 중에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어요. 부자를 상위 1%로 볼 때요. 나머지는 경전에 수없이 나오지만 근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부자는 극소수이니까 부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자는 겁니다. 부자는 ‘되어지는 것’이니까. 또 부자가 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부자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면, 이후, 인과 연이 되어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최소한 먹고 사는 데 충분합니다. 그런데 부자가 되려고 아등바등하면 불행해집니다. 목적을 그곳에 두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 부자들도 대부분 자기가 부자가 될 줄 몰랐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자 수익을 장려하고, 임대업도 장려했다는 교수님 말씀은 불자들이 의외로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불교를 욕망의 절제 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전 내용을 불자들은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하는가요?
 
“돈이 없어도 욕망이 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절제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불행한 삶을 삽니다. 또 재물이 많아도 생각보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있어요. 경전에도 ‘선법이 증장하면 재물을 쌓아두어도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재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절제는 돈이 많아도 함부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지, 억지로 가난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가 어떤 태도를 갖는가의 문제죠.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히려 재물을 모으라고. 불자들이 대체로 불교를 금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요. 금욕은 불교가 아닙니다.”  
 
 
| 돈을 있는 그대로 보라
돈에 관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 역량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요?
 
“부자들은 돈에 관해서는 있는 그대로 봅니다. 냉철하죠. 안될 것은 안 된다고 하고, 될 것은 된다고 봅니다.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이런 역량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불자들은 수행으로 그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업가는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아침에 목욕하고 명상을 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명상을 하면 의사결정을 할 때 더 잘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명상이 돈을 바로 보는 지혜를 주지만, 그것만으로 해결이 가능한가요? 돈으로 인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명상과 함께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경전에서는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려면, 돈을 벌고 쓰고 관리하는 지식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동산 계약을 한번쯤은 합니다. 그러면 부동산 관련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지식과 기술은 시대 변화에 따른 지식과 기술을 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욕구는 강력합니다. 그만큼 제어하기 쉽지 않습니다. 불자들이 이 소비욕구를 어떻게 다스려나가야 하는가요?
 
“지식, 철학, 수행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남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소비도 남을 따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소비패턴을 따라갑니다. 이런 것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죠. 또 내가 소비의 기준을 어떻게 삼을 것인가, 하는 자신만의 소비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수행이죠.”
 
교수님께서는 돈 때문에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힐링이나 위로를 도피처로 삼는다고 했고, 이를 해결책으로 한다면 절대 고통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라고 했습니다. 불자는 세상을 바꾸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인가요? 
 
“불자가 만드는 세상은 돈에 관해서 공정하고 자비로운 세상이어야 합니다. 연기법으로 볼 때 부자는 자기의 능력으로 부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나라의 정책, 국민의 뒷받침 등 많은 요인이 작용합니다. 때문에 부자의 상당한 재물은 남에게 되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들은 되돌려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때는 국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북유럽의 덴마크를 주목합니다. 스웨덴은 복지 위주이지만, 덴마크는 시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자본주의가 천민화되는 것이 문제이지만, 자본주의를 버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가 승자독식의 체제, 탐욕의 체제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모순이 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유럽사민주의 등의 체제를 제시하기도 하는데요. 불교와 자본주의는 어떻게 만날 수 있나요?
 
“만날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는 실패했습니다.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북유럽에서는 자본주의 틀 내에서 잘하고 있습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께서는 분명히 시장을 인정했습니다. 자본을 인정했죠. 다만,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는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죠. 예컨대 가난의 대물림 같은 것은 해결하려면 나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나만 바뀌면 안 됩니다. 당장 세상이 바뀌면 나에게 피부로 와 닿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 자식에게 받는 돈보다도 나라에서 받는 돈이 더 많습니다. 이는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나와 세상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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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세상을 바꿔라
교수님은 향후 세계경제시장의 단일화로 중산층 붕괴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과 별 다를 바 없는 삶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했는데요. 
 
“저는 1%와 99%의 세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그렇게 흘러갈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정성입니다. 세금 문제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국가별로 합의점을 찾아야 하겠죠. 국가의 세출도 낭비성 예산을 줄이고, 또 부자들의 적정한 부의 분배, 기부 등도 중요합니다.”
 
교수님은 기본소득(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부처님께서는 차등 지급을 하셨습니다. 불교의 정신은 균등분배가 아닙니다. 불교는 다양성과 유연성입니다.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지급해야죠. 그러나 최저는 보장해야죠. 경전에는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은 나라에서 구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젊은이들이 모험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데, 모험하면 죽는데요. 죽는데 어떻게 모험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나라에서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면 모험을 하죠. 죽지는 않으니까요.”
 
세상도 그렇지만, 한국불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이 부자이고, 공동체(종단)가 가난하거나 개인과 사찰도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불교계 내에서 돈이 공정하게 흘러가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연기적으로 보면 부자 사찰이 돈을 많이 갖게 된 것은 종단이란 틀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았으니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당연히 종단에 내놓아야 합니다. 종단이 받아서 그것을 종단 구성원 전체에 되돌려주어야 합니다. 스님들 개개인이 비자금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살기 위해 (비자금을) 조금씩 만들면 금액이 커집니다. 비리가 생기게 됩니다. 결국 룰을 바꾸어야 합니다. 연기법으로 보면 개인이나 사찰이 잘나서 (돈이)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종단이란 틀 속에서 들어온 것이죠. 이런 인과 연을 잘 봐야 합니다.”
 
돈을 벌고 싶은 불자들에게 이것만은 꼭 하라, 이런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 말씀대로 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부지런히 일해야 합니다. 둘째로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의사결정을 잘 해야 합니다. 사물과 현상, 돈에 대한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불자는 수행이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수행이 의사결정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네 번째로 자식으로부터 용돈을 받는 것보다 나라에게 받는 용돈이 더 큽니다. 자식에게 돈 내놓으라고 하는 것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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