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청년들, 출판기획자의 길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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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청년들, 출판기획자의 길을 추천합니다
  • 김성동
  • 승인 2015.08.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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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자들이 불교 책을 읽지 않습니다. 스님들도 불교 책을 읽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나온 2004년 자료, 2011년 조사, 2014년 조사도 비슷합니다. 경전 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자들은 1년 0.5권을 읽으면, 기독교인은 10권을 읽습니다. 종교별 출판사 수는 개신교는 150여개가 넘습니다. 10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불교출판계에서 이런 문화는 이제 매년 복제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불자들이여, 책 읽자, 이런 계몽성 구호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 여러 원인이 오래 전부터 진단되었습니다. 그 중 핵심은 세 가지 정도로 나타납니다. 우선 불교 언어가 갖고 있는 깊이나 사유의 틀을 갈무리해서 언어로 풀어내는 필자가 부족한 현실입니다. 불교지식인들은 대학 밖을 넘지 않고 있으며, 그들만의 언어로 교환되는 논문쓰기에 골몰합니다. 이는 우리 불교 지식 생태계의 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때문에 불교 밖 지식인들이 불교를 풀어낸 책이나, 외국 번역서가 많이 읽힙니다. 불교 지식 생태계가 넓게 운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불교 안팎의 상호간의 자극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당연히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 기도나 참선 중심의 신행 문화가 중요한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실제 법회 현장이나 신행 현장에서 불서는 거의 없습니다. 불교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불자가 생각해 볼 주제를 던져주거나 스님들이 신행 단계에 따라 불교 책을 추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찰에 불교 서적을 갖추어 신도들이 자유롭게 책을 보고 읽는 문화도 없습니다. 신행 문화를 짧은 기간에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간경看經, 사경寫經, 책 읽는 신행 등으로 변화하기에는 스님들의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찰 속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신도들이 자주 책을 접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사찰 속 작은 도서관>은 스님들이 결정하거나, 신도들이 함께 뜻을 모아 만들어내면 가능한 일입니다. 공간이 없으면 법당 안에 책꽂이만 설치해도 될 것입니다.

●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불교 내 방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불자들의 신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재가공해서 전달할 수 있는 불교 출판기획자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불교 출판기획자는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합니다. 불교, 출판, 기획입니다. 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합니다. 현재 불교계 젊은 출판기획자 중 이 세 가지를 갖춘 이들이 드뭅니다. 아니, 불교계에 ‘젊은 출판기획자’ 자체가 아주 드뭅니다. 불교를 알면 출판을 잘 모르고, 출판을 알면 불교를 잘 모릅니다. 때문에 불교적인 지식과 사고 체계를 갖추고, 출판 전문성을 갖춘 젊은 불교 출판기획자가 있다면 그는 불교계에 크게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중요한 역발상이 보입니다.

● 이웃 종교의 출판사와 출판 종수는 불교계의 10배가 넘습니다. 필자 부재나 신행 문화를 고려해도 이렇게 벌어진 가장 큰 이유를 여기서 찾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닙니다. 결국 불교 콘텐츠를 재가공할 출판기획자 부족이 가장 중요한 원인일 것입니다. 일반 출판계의 시장이 레드오션Red Ocean이라면, 불교 출판계는 블루오션Blue Ocean입니다. 필요한 것은 수영실력을 갖추고 이곳을 자유롭게 헤엄칠 사람입니다. 주변에 불교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청년이 있다면, 불교 출판기획자의 길을 추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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