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는, 수레바퀴가 돌고 끝이 없는 것처럼, 중생이 미혹하여 자성을 잊고 경계에 집착함으로써 생사를 반복하는 생의 연속을 뜻한다. 범어 sam-sara「상사아라」는 생사라고도 번역되나 일반적으로 윤회라 하고 있다. 윤전(輪轉), 또는 유전(流轉)이라고도 한다.
나쁜 행을 한 사람은 고통 많은 세계에 태어나고 오계를 지키며 보시를 행한 사람은 인간 또는 천상에 태어난다. 윤회는 중생이 미혹하여 강한 집착심으로 처처에 애착하고 처처에 반발하는 의식활동을 멈추지 않는 한 벗어나기 어렵다. 아무리 착한 일을 하더라도, 착한 일을 했다는 의식이 있고 나아가 나쁜 행위를 버리고 착한 행을 선택한 의지가 있고, 그 결과 선(善) 과보 의식이 움직이고 있으므로 그것은 끝내 유위행(有爲行)으로써 윤회를 면치 못한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좋은 과보를 받게 되어 인간, 이나 천상에 태어난다. 이러한 유위행은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는 것이어서 아무리 착한 일을 많이 했다해도 거기서 받는 과보는 한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상에 태어났더라도 그것은 유한이다. 악한 행을 했을 때도 당연히 악한 과보를 받는다.
그것도 유한이다. 원인이 유한이므로 고(苦)이든 낙(樂)이든 모두가 유한일 것이다. 유한이란 말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고 동시에 새로운 생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하여 그가 짓는 바에 따라서 천상이나, 인간이나, 아수라나 지옥, 아귀, 축생 등 악도에 태어나며 끝없이 생사를 반복하게 된다. 여기서 미혹이 육도윤회를 부른다고 하는 것이다.
천상 또는 지옥이라 말하면 혹자는 그런 세계는 실지 있는 것이 아니고 관념적인 것이라거나 방편 설명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잘못이다. 인간의 세계를 현실적인 것으로 인정한다면 그와 똑같이 타방세계도 현실적이다. 미혹이 그러낸 미혹 속의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깨달음이 가장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 육도(六途) 윤회는 미혹에서 오는 몽환(夢幻)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수많은 생사를 몰고 오는 고통의 연속이 있기 때문이다. 몽환임을 알아서 미혹을 돌려 깨달음에 이를 때 생사고는 즉시에 소멸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모름지기 깨달음을 구하여야 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을 해야 한다. 이것이 선(禪), 염불(念佛), 관법(觀法) 등 수행이다.
인간에 태어나든 천상에 태어나든 본질적으로는 미혹의 한 형태이며 몽환의 한 상태이므로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슬픔도 꿈이고 기쁨도 꿈인 것이다. 그러나 범부에게는 고와 낙으로 느낀다. 그러므로 설사 깨달음을 구하지는 못하더라도 즐거움과 자유가 많은 좋은 과보를 받기 위해서나 자신과 이웃이 함께 안락한 착한 행을 소중히 하게 되는 것이다. 착한행을 함으로써 착한 과보를 받고 악한 행을 함으로써 악한 과보를 받는다. 윤회는 이와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윤회는 생과 사를 반복한다.
그러면 이 몸이 사라지고 저 몸이 새로 나는 그 사이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가 문제시 된다. 육체는 오온(五蘊)의 허망한 결합체이니 그것이 실(實)일 수 없다. 그것은 죽음과 함께 해체되므로 생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영혼일까? 영혼이라는 것도 실체가 아니다. 미혹된 의식의 한 상태인 것이다. 윤회를 반복시키는 것이 바로 업(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