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현장] 거제불교거사림회

불사의 현장/ 거제불교거사림회거제도(巨濟島)를 불국토로 일구는 사람들

2007-10-07     관리자


거제도 하면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떠오르는 사람도 있겠고, 환상적인 자연 경관, 혹은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 등 인연 따라 다양한 거제도의 모습이 생각날 텐데 나는 거제불교거사림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가깝게는 몇 년 전부터 다달이 월간 「불광」 수백 부를 구독하는 소중한 인연 때문이요, 더 나아가서는 문서포교사를 자임하는 사람으로서 거제도를 불국토로 일구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거제불교거사림회에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기쁜 소식을 접하고 수희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88년 창립된 이래 이 곳 저 곳을 전전하며 법회를 보던 거제불교거사림회가 자체 회관(10월 16일 개관법회 및 창립기념법회)을 건립, 거사림회원뿐만 아니라 이 지역 불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불법을 배우고 수행하며 전법하는 도량을 열게 되었다는 소식에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 거제도로 향했다.
살다보면 예상했던 것과 다를 때도 있고, 그때마다 늘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왔기에 짐작이 딱 들어맞았을 때의 기쁨은 훨씬 배가될 수밖에 없다. 거제불교거사림회와의 인연이 그랬다. 길 찾기 어려울 거라며 터미널로 마중 나오신 김성수 부회장님과의 만남에서부터 보광사에서의 마지막 법회 장면, 반야원 봉사 활동, 혜양사, 오송암, 용주사, 계룡사 등을 참배하고 주지스님께 인사를 드리는 거사림회 회원들의 모습에 감동했다. 취재라기보다는 그야말로 하루종일 회원들을 따라다니면서 ‘참으로 진실한 불자들이로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이분들이야말로 ‘크게 구제한다’는 이름을 가진 거제도(巨濟島)를 그 이름에 걸맞게 일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방울의 물이 큰 강물을 이루듯
불자들을 만나면 친밀감이 느껴질 때가 많아 ‘전생부터의 인연’ 운운했는데, 이분들 역시 오랜 친지를 만난 듯 정겨웠다. 한결같이 밝은 미소, 사람 좋은 인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초창기부터 회암 스님께서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다들 신심이 깊습니다. 150여 명의 회원이 한 달에 두 차례 일요정기법회와 매주 화요일 저녁에 봉행하고 있는 아비라 기도 외에도 한 달에 한 차례씩 돌아가며 회원의 집에 가서 가정법회를 보고 있지요. 집집마다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친동기간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김준섭 회장님
“약수암에서 법회를 볼 때(1989년)는 자가용이 요즘처럼 흔하지가 않았어요. 교통편이 안 좋아서 승합차를 빌려 여기저기 회원들을 태우러 다니던 일이 생각나는군요.”-김동하 전 회장
“합동위령제(2001년)를 지낼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전에는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났는데 그 후로 현저하게 줄어들었지요. 지금도 저희 회사 직원들간에 참 신기하다며 그 얘기를 간혹 하고 있습니다.”- 하요종 기획부장
“창립기념법회 때 지현 스님 초청 공연에 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밤을 새워 계획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거제 전역에 뿌린 결실이어서 더욱 기뻤지요.”-이용형 전 사무국장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김재근 거사의 죽음이었지요. 참 아까운 사람인데… 김 거사와 송인수 전 회장(현재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의 뜻(거사림장을 원함)으로 서울 불광사에 연락해서 연화의식을 배우게 되었지요.” - 김광석 부회장
한가족처럼 느껴지는 거사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삽시간에 회관 건립 불사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거사림회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회사원들이 1억 원에 가까운 기금을 마련한 것만도 예삿일이 아니다.
“우리 회장님은 따님의 결혼자금 통장을 해약해서 통째로 내놓으셨어요. 회원들 모두 환희심이 나서 열성적으로 임하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금이 모여 임원진들도 놀랐습니다.”
심지어 이 지역 사찰의 스님들께서도 동참금을 주셨다. 물론 그 동안 거사림회가 쌓아온 공덕의 결실이다. 거제도는 다들 알다시피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곳으로 미군이 주둔하여 교회를 통해 식량을 공급하는 등의 선교 공세로 타종교세가 매우 강한 지역이었다. 게다가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불교 또한 토속적인 성향이 있었는지라 무격(巫覡)처럼 무시당하는 분위기가 만연했었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를 크게 바꿔 놓은 것이 1980년 창립된 대우불교청년회와 이어서 대우불청 회원들 중에 40이 넘은 이들이 늘어감에 따라 1988년 자연스레 창립된 거제불교거사림회였다.
거사림회는 대우불청, 거제불청 등과 연합하여 부처님 오신 날 초청법회와 제등행렬을 주도해나갔으며, 대우조선 산재 사고자 합동위령제 등을 개최하여 불자들의 단합된 면모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었다. 지금은 거제시 재가불자연합회에 소속되어 스님들의 모임인 거제불교 원융회를 도와 외국인 근로자 위안 및 경로잔치, 거제지역불자체육대회, 연꽃음악제(내년에는 거사림회가 주관할 예정이다) 등 각종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 거제지역에 부처님 빛을 전하고 있다.
“1988년 10월 16일 장승포 옥수동 신협 회관에서 창립법회를 본 뒤 장승포 문화회관을 빌려서 법회를 보다가 1989년부터 약수암에서, 1995년에는 원철희 명예회장님의 배려로 옥포에 거사림회관을 갖게 되었는데, 화재로 2000년 11월부터 보광사에서 법회를 보았지요. 그동안 여기저기 전전하며 법회를 보느라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이제 자체회관을 갖게 되었으니 회원들 모두 공부하고 수행하고 일반인들에게 불교인연을 맺어주는 신행 단체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할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라는 김윤호 사무국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거사림회의 눈부신 활동이 기대된다.

자비의 씨앗을 심고…
법회 시작 전부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회원들… 먼저 월간 불광(3교대를 하는 직장의 특성상 법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이 많다. 그분들에게 소속감도 심어주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수년 전부터 불광을 보내주고 있다. 한편 문서포교에 동참하는 뜻에서 회원뿐만 아니라 거제 지역의 사찰, 관공서, 병원, 사회복지시설인 반야원에도 법보시해주고 있다.) 발송작업으로 손놀림이 분주하더니, 부인회(회장 이덕남. 불전 공양물, 법회 꽃공양, 각종행사 공양준비, 공양 및 다과관리 등 거사림회원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에서 준비한 점심공양을 맛있게 비운 회원들 십수 명이 모여 황급히 길을 나선다.
“거사림회 내에 자비회(현재 37명 동참)를 결성, 월 1회 봉사활동과 고등학생 두 명의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고, 연말이면 불우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내원정사 장애우시설인 반야원에서 주로 풀 뽑고 농사짓고 청소 등 힘쓰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날은 고추를 따고 있었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는 회원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아름다웠다. 봉사의 현장은 화합, 행복, 자비의 씨앗을 심는 순간이기도 하다.
“신혼시절에 다툴 때마다 남편은 방에 들어가 목탁을 치면서 염불을 하는 거예요. 염불만 하면 ‘화가 많이 났나 보다’ 생각했지요. 이제는 남편이 옥포 바다보다도 넓어 보여요. 신랑이 고맙고 부처님이 고맙고 거사림회가 고맙고 대우조선해양이 고맙고 다 고마운 것뿐이에요.”라는 김영숙 보살님의 말에 박장대소하며 동조한다. 모두 은은한 부처님의 명훈가피력을 느끼며 그 은혜에 고마워하며 살고 있노라고… 매사 고마워하는 그 마음이 보살 마음이고 부처님 마음이리라.

불국정토의 주춧돌이 되리라
“거제도에는 방학 때 여름불교학교를 여는 사찰이 한두 군데 있을 뿐 어린이법회를 비롯해서 중고등학생법회, 대학생법회가 없습니다. 먼저 불교학생회를 개설하고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 회관을 저희뿐만 아니라 공무원불자회든 운전기사불자회든 어느 불교 모임이든지 부담없이 사용하면서 포교하는 도량으로 일굴 예정입니다. 저희 회원 중에 정년 퇴직하시고 아파트에서 한자교실을 운영하고 계신 분도 있는데, 저희 회관에서 어린이 한자교실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거사림회원들은 이번 회관 건립을 계기로 포교원력을 더욱 굳건히 세웠다. 그래서 이름도 거사림회관이 아닌 ‘거제불교포교원’이라 했다. 불교교양대학도 설립하고, 도서관도 열고, 요가, 국선도, 선무도 등 수행을 돕는 건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설하여 모두가 공부하고 수행하며 포교하는 도량으로 일구어 거제도 불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다. 임원진을 비롯해서 회원 중 상당수가 대학생불교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신심을 길러온 일류포교사들이다.
“몇 년 후면 정년 퇴직인데, 벌써부터 그 때가 기다려집니다. 사실 지금은 직장 일이 바빠서 마음껏 불교 공부도 할 수 없고, 봉사활동도, 포교도 적극적으로 하기가 힘듭니다. 정년 퇴직 후에 법우들과 함께 수행하고 공부하고 전법하고 봉사할 수 있는 우리들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날아갈 듯 기쁩니다.”라는 거제불교거사림회 회원들… .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다음카페(거제불교거사림: cafe.daum.net/gsrim)에서 시공을 초월하여 그 희망 함께 나눌 수 있다.
거제불교포교원:거제시 옥포2동 1914-3번지 미진타워 앞 3층, 전화:055) 687-2777 10월 16일 통도사 방장으로 추대되신 초우 스님을 모시고 개관법회 및 창립기념법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