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용어해설] 아수라장(阿修羅場)
생활 속의 불교용어
전란(戰亂)이나 자연재해로 끔찍이 흐트러진 현장을 “아수라장 같다.” 또는 줄여서 “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아수라는 수미산(須彌山) 아래 거대한 바다 밑에 살며 수억만 리나 되는 크기에다 수백억 년이나 장수하는 귀신이다. 모습도 흉칙하기 그지없어 얼굴이 셋이고 팔이 여섯 개다. 아수라는 본래 팔부중(八部衆)의 하나로서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선신(善神)이었는데 후에 하늘(天)과 싸우면서 악신(惡神)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화를 잘 내고 증오심이 가득하여 싸우기를 좋아하므로 전신(戰神)이라고도 한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보면 비슈누신의 원반(原盤)에 맞아 많은 피를 흘린 아수라들의 시체가 마치 산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나 처참한 광경을 일컬어 아수라장이라 부르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아수라가 하늘과 싸울 때 하늘이 이기면 풍요와 평화가 오고, 아수라가 이기면 빈곤과 재앙이 온다고 한다. 인간이 선행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강해져 이기게 되고, 악행을 행하면 불의가 만연하여 아수라의 힘이 강해진다. 아수라를 물리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현충일과 6·25가 있는 6월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역사적으로 우리처럼 외적의 침입이 잦아 아수라장(?)이 되었던 나라도 드물 것이다. 그 아수라장 같던 전장에서 목숨 바쳐 이 땅을 지켜낸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힘겹게 이어온 우리 민족의 역사 앞에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