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때문에 괴로워하시는 불자님께
2005-03-09 관리자
[미움때문에 괴로워하시는 불자님께]
반갑습니다.
너무나 부족하신(?) 것을 아시고,
정목스님의 방송을 듣고 스님의 방송에 눈물을 펑펑 쏟으실 정도면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겠군요?...*^*^*--하하하, 농담입니다...
보잘 것 없는 제 글을 그렇게 읽어주신다니 먼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사람이 살아갈 때 제일 어려운 것이 제가 보기에 인간 관계 같습니다.
회사도 그렇고, 우리 이웃만 하더라도
직원이나 배우자, 형제 간 갈등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기에 화엄경에는 보현행원을 하는 공덕의 하나로
'모든 좋지 않은 이웃을 멀리하게 되는 공덕(遠離一切惡友)'이 온다고도 한답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좋은 인연을 만나는 일이겠지요...
미움을 자꾸 없애려 하지 마시지요.
어떠한 원인이든, 누구에게 잘못이 있건,
미움과 원망이 생긴 것은 사실이고,
그러한 미움을 없애려 하면 할수록 미움은 눈덩이처럼 자꾸 커져 갑니다.
그러니 미움이 일어나면 미워해야지요!
그 대신 적당히 미워하고 끝내시지요.
너무 미워해 한 번에 다 끝나면 억울해서 어쩌나요?
두고두고 미워해야지요...*^*^*
미움이 일어날 땐 일어나는 미움은 그대로 두되,
그리고 끌려가는 내 마음도 그대로 두되,
한 편으로는 미움을 조용히 바라보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살며시 속으로 자신에게 속삭여 보십시오.
미움아! 네가 또 일어났구나!
너도 오죽하면 일어나겠니?
그러니 마음껏 미워해라.
그 대신 너무 나를 흔들지는 말아라.
할 만큼 하고 나를 제 자리로 되돌려다오...
이렇게 속삭이고 미움이 일어나는 한 편으로
마음 한 구석에 나의 염원을 빌며 나에게 끊임없이 속삭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불교적으로는 그럴 때 부처님께 내 마음을 바치라고 하지요.
그 방법이 절, 염불, 또는 경전 읽기입니다.
저는 읽는 책이라고야 고작 불교 경전 몇 개라 아는 게 그게 다입니다.
그래서 사실 아는 책이 별로 없어요. 죄송합니다.
다만 제 생각으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는 한 방법으로
[생의 의문에서 해결까지], [삶의 빛을 찾아서] 라는 책을 권해 드리고 싶네요.
두 책 다 모두 현대의 고승이셨던 광덕 큰스님이 쓰신 책으로
불광출판부(02-420-3300)로 전화 주시면 배송해 드릴 것입니다.
스님께서 불자들의 생활 고뇌에 대한 상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여러 사례가 들어 있습니다.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그 책이 괜챦으시면 큰스님 책을 몇 권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달라이 라마의 '용서'라는 책이 회자되고 있더군요.
이 책도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미움은 우리 같은 범부들의 일만은 아니랍니다.
부처님도 평생을 사촌 동생이 괴롭혀 고생하셨고,
부처님과 동시대의 사람인 인도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아들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나 옥에 갇히고 죽임까지 당하지요
(여기에는 전생 인과가 있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명한 신라 고승 원측 역시 측천무후에게 살아있는 생불로 대접받았으나,
말년에 현장 스님 측으로부터 엄청난 모함과 박해를 받아 불우한 일생을 보내시게 됩니다.
인연은 오묘하여 결코 없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 법.
일어나는 미움에 내 마음을 읽고 너무 끌려 다녀서는 아니 되겠지요...
저 역시 알 수 없는 인간 관계로 절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그런데 우연한 인연으로 마음 공부를 다시 하게 된 후,
그 알 수 없던 인간 관계,
나를 미워하고 내 마음을 증오와 분노로 불태우며
내게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준 그 일들이,
사실은 나를 일깨우고 공부시키려는
지극한 님의 사랑 아님이 없음을 알게 되었지요.
그 후로는 겨우 철이 들게 되었다 할까,
세상을 보는 눈이 그래도 조금은 바뀌었나 봅니다...
아직도 풀지 못한 숙업들이 곳곳에 지뢰밭처럼 남아 있어 잊을 만하면 찾아온답니다.
그러나 예전과 다른 것은, 이제는 그런 일들을 비교적 감사의 마음으로 맞습니다.
불교에서는 오늘의 고난이 업장 소멸의 과정으로 이야기하는데,
알지못한 시절의 알지못하는 나의 잘못을
그 분이 악역을 맡으시면서까지 소멸시켜주시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까.
저는 그렇게 요즘 생각한답니다.
정목스님의 방송을 들으시고
꾸준히 나의 마음, 나의 모습을 관찰해 나가신다면,
오늘의 고뇌, 오늘의 아픔이 환희와 축복으로 올 날이 언젠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까지 현재의 나의 마음 장난에 속지 마시고,
도중에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밝은 내 마음을 지어나가시기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모두 고달픈, 고해의 동업(同業) 중생이거든요???...*^*^*
普賢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