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과학의 아버지 산티아고는 다르게 생각했어요
저작·역자 |
글 : 크리스틴 아이버슨 그림: 루시아노 로사노 옮김: 김숲 |
정가 | 16,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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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24-11-08 | 분야 | 어린이 |
책정보 | 판형: 214 * 306 mm ISBN: 979-11-7261-089-0 (77990) 쪽수: 40 |
과학계의 숨겨진 영웅, 신경 과학의 아버지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이야기
예술과 과학. 멀게만 느껴지는 두 분야지만, 예술적 재능을 살려 훌륭한 연구를 이뤄낸 과학자가 있다. 스페인 신경과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이다. 어린 시절 화가를 꿈꾸던 산티아고는, 비록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의학을 공부하지만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해부학 교수가 되어서는 사진 인화의 경험을 살려 세포 염색법을 개선했고, 이를 통해 신경 세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또 화가로서의 재능을 살려 신경 세포의 모습을 담은 수천 장의 세밀화를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신경 세포들이 작은 틈을 두고 서로 떨어져 있다는 ‘신경 세포설’을 확립했고, 이 공로로 1906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신경 과학의 아버지’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이 책은 그림 그리기를 사랑하던 말썽꾸러기 산티아고가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글 크리스틴 아이버슨
물리치료학 박사이자 아동 문학을 전공한 교육학 석사입니다. 대학원생 시절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의 연구를 처음 알게 되었고, 카할의 정교한 예술 작품과 신경 과학 연구, 열정적인 삶의 태도에 반했답니다. 이 책은 크리스틴의 첫 어린이책입니다.
그림 루시아노 로사노
스페인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의 에이나 스쿨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외박》, 《나는 뱀이 좋아(싫어)》, 《우리의 일요일》을 비롯한 여러 책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알파벳 작전》으로 준세다 상을 수상했습니다.
옮김 김숲
대학과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하고, 대학원 재학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나노입자를 연구했습니다. 여름을 알려주는 파랑새와 꾀꼬리를 기다리며 들을 지나고 내를 건너 숲으로 탐조를 가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옮긴 책으로 《도시를 바꾸는 새》, 《깃털 달린 여행자》, 《참나무라는 우주》, 《불완전한 존재들》 등이 있습니다.
감수 이은희
연세 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고려 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로 제21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저술상을 받았고, 현재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술, 강연,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과학책방 ‘갈다’ 이사로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하리하라의 과학 배틀》, 《하리하라의 과학24시》, 《하리하라의 청소년을 위한 의학 이야기》, 《다윈의 진화론》,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1,2》 등이 있습니다.
산티아고는 19세기 생물학자 중에서는 다윈과 파스퇴르에 비견되며, 과학사 전체로 보면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에 버금간다. 그의 저서 『인간과 척추동물의 신경계 구조』는 『종의 기원』에 비교할 만하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그림 그리기를 사랑한
‘신경 과학의 아버지’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산티아고는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페인트칠한 지 얼마 안 된 담장에 투우 장면, 가라앉는 배, 투구를 쓴 옛 영웅 같은 그림을 그리고는 해서 동네의 골칫거리가 될 정도였어요. 하지만 산티아고가 의사가 되길 바란 아빠는 공부를 위해 그림 그리기를 금지했어요. 심지어 그림 도구를 모두 빼앗기까지 했죠. 학교에 가서도 수업 시간에 그림을 그리다가 선생님들에게 자주 벌을 받았어요. 하지만 산티아고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림을 계속 그렸어요. 산티아고에게 그림 그리기란 숨쉬기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거든요.
열여덟 살에 의학을 공부하러 대학에 가서도 산티아고는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군대에서 제대하고 현미경으로 해부학을 연구할 때도 산티아고는 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렸죠. 해부학 교수가 되어서도 산티아고는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이렇듯 과학을 연구하는 산티아고는 그림을 그리는 열정적인 예술가이기도 했습니다.
예술적 재능과 새로운 시선으로 신경계의 비밀을 밝혀내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며 느끼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건 모두 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덕분입니다. 감각 신경이 감각을 느끼고 이 신호를 뇌에 전달하면, 뇌는 신호를 알아차린 뒤 명령을 내리고, 이 명령을 받은 운동 신경이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은 1초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요. 그래서 1888년 무렵까지 과학자들은 신경계가 하나로 이어진 그물망처럼 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신경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관찰한 결과와 맞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나로 이어진 그물망에서 기억이 쌓이고 떠오를 수 있을까? 새로운 정보가 입력될 때 그물망은 어떻게 자라날까? 우리가 받아들이는 감각 신호와 밖으로 표현하는 운동 신호는 어떻게 같은 그물망을 따라서 동시에 이동할 수 있는 걸까? 과학자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어요.
해부학 교수가 된 산티아고의 예술적 재능은 신경 세포 연구에서 빛을 냈습니다. 열정적인 사진가이기도 했던 산티아고는 사진 인화의 경험을 살려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았던 당시의 세포 염색법을 더 낫게 바꿨어요. 덕분에 신경 세포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신경 세포들이 그물처럼 서로 이어진 게(신경 그물설) 아니라 숲의 나무처럼 작은 틈을 두고 서로 떨어져 있다는 것을(신경 세포설) 알아낼 수 있었어요.
화가이기도 했던 산티아고는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신경 세포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또 그렸어요. 한 장 한 장이 모두 정교한 예술 작품이었죠. 그런 다음, 이 그림들을 전 세계로 보내 다른 과학자들이 자신의 새로운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어요. 산티아고의 연구 덕분에 과학자와 의사 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신경계를 연구하고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었답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세요
이 책은 신경 과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그림 그리기를 사랑하던 말썽꾸러기 산티아고가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신경 과학의 아버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어요.
산티아고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남들이 뭐라 하건, 산티아고는 예술가였죠. 그리고 예술가의 시선으로 다른 과학자들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했고, 덕분에 신경계 구조의 비밀을 밝히는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운동선수가 되든 과학자가 되든 그림을 포기할 필요 없어요. 수학을 좋아한다면 화가가 되더라도 수학을 그만둘 이유가 없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면 공무원이 되어서도 계속 노래를 불러도 좋을 테고요. 이처럼 서로 다른 분야의 노력들이 만나서 산티아고처럼 놀라운 결과를 낼지 누가 알겠어요. 꼭 그런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어도 좋아요.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건 그 자체로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니까요. 그림을 그리면서, 산티아고는 정말 행복했을 거예요.
신경계의 구조를 잘 보여 준 산티아고의 그림은 과학자들의 생각을 바꾸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산티아고는 1906년 노벨상을 받았다. 총명하고 다재다능한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산티아고를 잘 조명한 책이다. —커커스 리뷰
산티아고의 ‘다른’ 생각은,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믿는 것이라 하더라도 확실하지 않은 점이 있다면 좀 더 자세히 살펴서 확인해야 한다고 여긴 점이에요. 어찌 보면 그의 다른 생각은 그다지 남다르지 않아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작은 ‘다름’이 세상의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었음을, 산티아고는 훌륭하게 증명해 보였어요. 여러분에게도 산티아고의 ‘다른’ 생각법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하리하라(이은희, 과학 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