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佛子)라면 이 책을 가지십시오! 『불경』은 그래야만 하는 책입니다!
어딜 가도 책 읽는 사람을 보기가 힘든 시대입니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 영상이나 가십거리를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요. 가끔 복잡한 틈바구니에서 다소곳이 앉아 책을 읽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슨 책일까 궁금하여 슬쩍 곁눈질로 살펴보면, 열에 아홉은 『성경』입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면, 자신이 믿고 따르고자 하는 종교적 가르침을 삶에서 잠시도 잊지 않으려는 간곡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여 제 마음마저 사뭇 경건해집니다.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도 듭니다. 불교에도 『성경』처럼 누구에게나 두루 읽히는, ‘불교의 교과서’ 내지 ‘불교의 정석’ 같은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지요.
놀랍게도 얼마 전 그 바람이 실현되었습니다. 붓다의 삶과 가르침의 정수를 담은 책, 『불경』이 출간된 것입니다. 『불경』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석학인 이중표 교수의 평생 원력이 담긴 책입니다. 10대 시절 불교를 만난 뒤, 모든 불자가 의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경전을 만들리란 발원으로 시작하여 50여 년의 세월을 거쳐 비로소 완성한 책이지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가 불경 없이 불상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불교를 공부하면서 누구나 쉽게 붓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불경을 편찬하겠다는 원을 세웠습니다. (…) 이제 누구나 쉽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불경』이 세상에 출현했으니, 불교의 중심은 불상에서 『불경』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해 이 세상은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부처님 세상이 될 것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처음 원고를 받아들고 머리말을 읽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환희심이 샘솟았습니다. ‘모든 불자를 위한 책’, ‘불교의 중심을 다시금 붓다의 가르침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책’을 만들고자 한 저자의 바람이 절절히 와닿고 공감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다. 이제 한국 불자들은 『성경』과도 같은 불교 성전(聖典)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수행을 하고 어떤 불교 전통에 기반해 있든 간에, 남녀노소 누구나 읽고 따를 수 있는 책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듯 기쁘고 기대에 찬 첫 마음은 책을 만드는 동안 더욱 커지고 확고해졌습니다.
사무실에 책이 들어온 날, 저는 얼른 책 한 권을 가방에 담았습니다. 편집자로서 자신이 공들여 만든 책을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고백하건대 사무실이 아닌 집에 소장하기 위해 서둘러 책을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편집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불자로서, 반드시 소장하고 자주 꺼내 보아야 할 책이기 때문입니다.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을 가지십시오. 불교 공부를 하거나, 불교 수행을 하거나, 혹은 불자는 아니더라도 불교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말이지요. 어떤 불교 책보다 먼저 읽고 자주 읽고 많이 읽으십시오. 읽은 대로 이해하게 되고, 이해한 대로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불경』은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