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헤매기 마련이라지만.
어떤 분야든 ‘첫 시작’은 어려운 법입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고자 할 때, 눈앞으로 덮쳐오는 막막함은 누구라도 한 번쯤 느껴봤을 겁니다. 오죽했으면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을까요. 간혹 ‘오히려 시작은 쉬운데 막상 발을 담그고 나니 앞으로 나아가는 게 더 어렵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두 사람이 갖는 ‘시작’에 대한 무게감이 다르기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새해가 오면 다들 올해의 목표를 세우곤 합니다. 금연이라던가 일 년에 책 100권 읽기 같은 것들 말이죠. 만약 ‘운동하기’를 목표로 세웠다면 그다음은 다들 어떻게 움직이나요? 어떤 사람은 바로 체육관을 찾아 일단 집을 뛰쳐나갈 겁니다. 또 어떤 이는 헬스의 사전적 정의부터 찾아볼지도 모르지요.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서로 이해하지 못할 강이 흐르며, 위와 같은 생각의 차이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저도 맨몸으로 부딪히는 건 무서워하는 편입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다닐 헬스장도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고, 새 운동복과 운동화도 구매해야 하고, 택배가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마음을 다잡을 시간도 필요합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절망적인 현실을 받아들일 시간 말이죠.
처음 배우는 과목, 처음 해보는 업무, 처음 가는 여행지처럼 삶에서 ‘처음’은 수도 없이 다가옵니다. 가끔은 이럴 때마다 ‘먼저 해본 누군가가 방법 좀 알려 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째서 새롭게 처음을 밟아가며 자신의 엉성함에 부끄러워하고 애써 버텨야만 하는지, 원망과도 같은 마음이 조금은 드러날 때도 있죠.
첫 담당 편집을 맡은 현재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실패하고 싶지 않고 잘하고 싶은 심정이 가득합니다만, 야속하게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죠. 어리숙한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무던하게 넘기며 다음에는 더 잘해보겠다는 약간의 투지를 남몰래 가져보지만, 그러함에도 마음을 다잡는 건 어렵습니다. 어쩌면 하필 처음 맡은 책이 ‘가이드북’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독자를 향한 부러움일까요.
『명상맛집』은 명상계의 미쉐린 가이드를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삶의 여유를 찾아보고자, 유명한 누군가가 명상을 언급했길래, 혹은 멍때리는 자기 자신을 보니 명상에도 재능이 있을 것 같다던가 등 각자의 이유로 명상에 흥미를 보이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명상 지도자들의 삶과 그들이 써 내려간 책, 삶을 마주하기 위해 행했던 명상법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줍니다. 소개된 한 명 한 명이 검증된 전문가들이다 보니 ‘명상’을 검색하면 무조건 결과로 뜰 정도죠. 나중에 명상의 길을 걸어볼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조금 더 접근하기 좋게 길을 다듬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명상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면 자신이 걷기 좋은 길을 찾게 될 겁니다. 그 발견의 다음은, 각자만의 길이 될 또 다른 시작이 될 테지요. 명상으로 향하는 길의 시작을 『명상맛집』과 함께 즐겁게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