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흔들릴 때 열반경 공부

자현 스님의 경전 특강 1

2024-05-02     자현

 

인생이 흔들릴 때 열반경 공부
저작·역자 자현 정가 22,000원
출간일 2024-04-30 분야 불교
책정보

판형 국판 변형(130×210mm)|두께 20mm 328쪽 | 양장본(올컬러) | ISBN 979-11-93454-79-4 (0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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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균형감 잃은 인생에 중심이 필요할 때,

마지막 순간, 붓다가 전한 지혜에 주목하라!

불교계 전방위 지식인 자현 스님의 경전 특강

그 첫 번째 강의, ‘열반경 공부’

불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붓다 가르침이 있다.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 이는 『열반경』의 핵심으로서 ‘불성을 가진 모든 중생은 일체 가감 없이 지금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의미이다. 이토록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열반경』은 『금강경』이나 『반야심경』, 『화엄경』 등의 유명 경전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붓다의 완전한 이상의 경지, 그리고 우리에게 내재한 불성의 조화가 바로 『열반경』에 숨 쉬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는 희대의 명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런 사상은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나아가 우리는 이 경전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저자 자현 스님은 이 책을 통해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전하며, 마지막 순간, 붓다가 전한 지혜의 모든 것을 밝힌다. 지적이고 빈틈없는 『열반경』 강의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흔들리는 인생을 바로잡을 앎의 힘을 전해 줄 것이다.

“부처님의 육신은 변화무상함을 보여주지만, 그 법신은 상주불멸하다는 영원한 생명의 실제를 증명해 보인 대승불교의 위대한 가르침이다. 다양한 분야의 저술을 펼치다가 비로소 훌륭한 대승경전을 세상에 드날리는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_여천 무비 대종사

저자소개 위로

일우 자현 一雨玆玄

무봉 성우 대율사께 율맥 전수(2020), 여천 무비 대강백께 강맥 전수(2022), 중봉 성파 종정예하께 선맥 전수(2023).

동국대 불교학과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율장)와 고려대 철학과(선불교), 동국대 미술사학과(건축)・역사교육학과(한국 고대사)・국어교육학과(불교 교육)・미술학과(고려불화)・부디스트비즈니스학과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강의전담교수와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와 불교학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또 월정사 교무국장, 사단법인 인문학과명상연구소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 법인이사,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불교와 인문학을 아우르는 190여 편의 논문을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수록했으며,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성공을 쟁취하는 파워 실전 명상』, 『최강의 공부 명상법』, 『신이 된 선승, 범일국사』 등 70여 권의 저서를 펴냈다. 저서 가운데 『불교미술사상사론』은 2012년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사찰의 상징세계(상・하)』는 2012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붓다순례』(2014)와 『스님의 비밀』(2016), 『불화의 비밀』(2017), 『스님, 기도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2019)는 각각 세종도서, 그리고 『백곡 처능, 조선불교 철폐에 맞서다』는 2019년 불교출판문화상 붓다북학술상에 선정되었다. 이외에 제7회 영축문화대상(학술 부문)과 제1회 한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추천의 말

부처님의 육신은 변화무상함을 보여주지만, 법신은 상주불멸하다는 영원한 생명의 실체를 증명해 보인 위대한 가르침이다. 다양한 저술을 펼치다 훌륭한 경전을 세상에 드날리는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_ 여천 무비 대종사

목차 위로

01. 불교의 깨달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열반에 대한 추구

•남은 자료의 정당성과 암송문화의 문제점

•애매함이 초래한 발전과 교리 발달사

•인도불교는 왜 열반에 주목했을까?

•붓다를 이해하는 세 가지 관점

•붓다의 열반이 기록된 문헌들

•붓다에 대한 그리움과 성지 순례

•붓다의 사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열반은 결코 소멸이 아니다

•사리와 불탑에서 철학적 대안으로의 변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추구와 물질적 한계

•최고의 불사리 기준과 불탑의 전성시대

•불사리 중심에서 정신적인 가치로의 변화

•대승불교의 기념비적 역작들과 『대승열반경』

•암송문화가 빚은 참극과 늘어나는 경전

•시대정신을 반영한 열린 구조의 대승불교

•열반에 대한 생각과 대승불교의 관점

•서론과 결론 중 무엇이 중요할까?

02. 대승의 열반경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열반경의 핵심 사상

•무상・고・무아・공과 상・낙・아・정

•불신상주의 불신관과 그 가능성으로서의 여래장・불성

•계율의 준수와 육식 금지를 강조하는 『대승열반경』

•일천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위대한 해법

•『대승열반경』 속 구도의 영웅, 설산동자

03. 『대승열반경』이 동아시아에 던진 의미

•불성과 중국 인성론의 만남

•불성사상을 이해한 천재

•동아시아불교의 기틀을 확립하다

•혜능의 육조 혁명과 불성에 대한 환기

•한반도 열반종의 시원, 보덕의 비래방장

상세소개 위로

균형감을 잃은 인생에 중심이 필요할 때,

마지막 순간, 붓다가 전한 지혜에 주목하라!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 인류사의 명언이 탄생한 배경과

사상의 핵심, 그리고 그 발전 과정을 톺아보는 자현 스님의 열반경 강의!

불교에서는 무지(無智), 즉 무명(無明)의 상태를 번민(煩悶)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그래서인지 삶의 어느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알고 하는 일보다 모르고 하는 일이 더 위험하다고 가르친다. ‘안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바르지 못한 길을 가더라도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앎을 위한 공부는 인생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삶의 어려운 순간에도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의 기본 바탕이 되어 준다.

불교계 전방위 지식인 자현 스님은 흔들리는 인생의 훌륭한 버팀목으로 인류의 가장 오래된 고전인 ‘불교경전’의 인문학적 공부를 제안한다. 옛 성인들의 지혜를 바르게 이해하고, 몸과 마음에 아로새기는 경전 공부의 힘은 흔한 힐링이나 위로의 말보다 강하다.

이 책은 〈자현 스님의 경전 특강〉, 그 첫 번째 책으로 붓다가 마지막 순간에 전한 지혜의 경전인 『열반경』에 대해 다룬다. 국내에서는 『금강경』이나 『반야심경』만큼 주목받는 경전은 아니지만, 자주 들어본 경전, 그래서 더 궁금했던 경전인 『열반경』의 역사와 문화, 사상, 그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불교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 완전한 깨달음으로서의 ‘열반’

불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붓다의 가르침이 있다. 바로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 이는 『열반경』의 핵심 구절로 ‘불성을 가진 모든 중생은 일체 가감 없이 지금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희대의 명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사상은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우리는 이 경전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이 책은 먼저 ‘열반(涅槃)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보통 ‘열반’이라 하였을 때 ‘죽음(입적)’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물론 육체의 장애를 벗어남으로써 열반이 완성(무여열반)되므로 죽음과의 연결점을 찾아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 열반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저자는 완전한 깨달음이자 불교 수행자의 최종 목표이기도 한 열반의 역사를 되짚어간다. 그래서 이 책의 시작은 열반을 둘러싼 교리 발달사의 정리나 다름없다. 인도불교는 왜 열반에 주목했는지, 붓다를 완성하는 열반의 세 가지 관점은 물론, 붓다 사후에 이루어지는 종교화 과정과 그에 따른 문화 양상, 대승불교의 탄생과 흥기 속에서 변모・발전해 가는 사상의 면모까지 열반의 이모저모에 대해 살피는 것이다.

이렇듯 열반에 관해 입체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그것을 한 줄짜리 표현으로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거니와 그만큼 중요한 교리로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한 열반의 올바른 이해는 붓다 최후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일체중생 실유불성,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는 가르침

저자는 이후 『열반경』(『대승열반경』)의 핵심 사상에 관해 이야기한다.

『열반경』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완전한 이상의 경지, 그리고 우리에게 내재한 불성의 조화”를 이야기하는 경전이다. 고로 『열반경』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불성(佛性)사상’이다. 불성이란 곧 ‘붓다의 종자’라는 의미로, 모두가 노력하면 붓다가 될 수 있다는 보편성과 평등을 역설한다.

불성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느니라.

왜 있다고 하는 것인가? 온갖 것에 모두 있으며, 모든 중생에게 끊어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이 불꽃과 같아, 마침내 최고의 깨달음을 증득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_ 『대승열반경』 권32, 「24. 가섭보살품」

이는 『열반경』의 핵심 구절인 ‘일체중생 실유불성’으로 완성된다. 이 선언은 후일 중국 선종(禪宗)에 이르러 ‘불성은 미래의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성되어 있다’는 사상으로 전개된다. 결국 앞서 이야기한 대로 불성을 지닌 모든 중생은 일체의 가감 없이 현재 그대로 붓다, 즉 완전한 존재가 된다. 이 가르침이 위대한 이유는 여기엔 그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깨달음의 가능성 혹은 완전한 존재로서의 불성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카스트 제도와 같은 신분 차별이 팽배했던 과거, 한때는 불교 안에서도 깨달음의 가능성을 두고 차별을 논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파격적이고도 진보적인 사상을 이룩한 불교는 지금도 여전히 차별과 열등감으로 고통을 겪는 우리에게 완전한 평등과 가능성의 메시지를 전한다.

열반 자체는 본래 없다가 지금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열반 자체가 본래 없다가 지금 있다면, 이는 완성된 항상한 진리가 아니리라. 붓다가 있거나 없거나를 떠나서, 본질인 열반은 항상 존재하건만, 중생들은 번뇌에 가리어서 이 열반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_ 『대승열반경』 권19, 「22.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

번잡한 세상은 우리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케 한다. 숱한 실패와 고난의 연속 가운데 나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 나아가 존재의 이유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면 『열반경』이 전하는 진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명심하자. 우리는 다만 번뇌에 가리어 본래 가진 불성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 우리는 『열반경』의 지혜를 통해 흔들리는 인생을 바로잡고, 영원한 자유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선남자여! 비록 모든 경전의 선정을 닦더라도, 『대반열반경』을 듣지 못하면 나는 이 선정들이 모두 무상하다고 말한다. 이 경을 듣기만 하면 비록 번뇌가 있더라도 번뇌가 없는 것과 같아, 인간과 신들을 평안하게 하느니라. 왜냐하면 자기의 몸에 불성이 있는 줄을 분명히 알며, 이것은 항상하기 때문이니라. _ 『대승열반경』 권8, 「14. 조유품」

이 책은 한 손에 들어오는 판형과 대체로 호흡이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든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관련 자료로서 50여 컷의 도판을 함께 엮어, 그동안 보아 온 다른 경전 개론서보다 접근성이 좋게 편집했다. 그러므로 『열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이 의미 있는 여정에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지적이고 빈틈없는 『열반경』 강의. 지금 당장 우리를 대자유로 인도할 불성의 향연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속으로 위로

누군가는 붓다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기지만, 붓다는 신이 아니다. 그러나 깨달음을 통해 우주의 진리를 체득하고, 신을 능가하는 위신력을 가진 분, 즉 신보다 더 위대한 성인이 되신 분이다. ‘신을 능가하는 인간의 완전성’, 이것이 바로 불교라는 인본주의 종교의 핵심이다. | 35쪽

초기 제자들에게 있어 열반은 그들의 목적인 깨달음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사건이다. 그러므로 붓다의 열반은 불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편 이와 같은 소승의 열반 문헌을 근거로 하여 사상적 지평을 확장하고, 불교의 목적인 깨달음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대승의 열반경이다. | 44쪽

열반은 ‘타는 불을 끄는 것’이나 ‘불이 꺼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열반을 ‘완전한 소멸’과 같은 관점으로 보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열반이 완전한 소멸이라면 불교는 소멸을 추구하는 종교가 된다. 그럼 ‘불교의 수행 목적은 소멸인가?’라는 문제가 남게 된다. 한편 완전한 소멸은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행복 추구’의 방향과도 충돌한다. | 79쪽

선남자여! 여래가 방편으로 열반으로 끝나는 것 같은 행을 보이지만, 이는 결코 멸도한 것이 아니다. 선남자여! 이 세계(남섬부주)에 해가 졌을 때 중생들이 보지 못함은 가리어진 것이지, 해는 본래 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중생들이 보지 못하므로 졌다는 생각을 내는 것일 뿐이다. 성문 제자도 그와 같아 번뇌의 산이 가리어 내 몸을 보지 못하는 것이며, 보지 못하는 연고로 여래가 멸도한다는 생각을 내지만 나는 진실로 끝까지 멸도하는 것이 아니다. _ 『대승열반경』 권23, 「22.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품」 | 89쪽

나는 이제 네 가지 의지할 것을 말하리라. ① 진리란 곧 법성이다. ② 올바름이란 곧 여래는 항상 존재해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③ 지혜란, 일체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④ 진리가 온전한 것이란, 일체의 대승경전을 통달하는 것이다. _ 『대승열반경』 권6, 「8. 사의품」 | 117쪽

불성은 불교 내적으로 두 가지 관점에서 도출된다. 첫째, 대승불교는 부파(소승)불교가 인간의 태생에 차등을 두는 것과 달리, 모두가 노력하면 붓다가 될 수 있다는 보편성과 평등을 역설한다. 또 이렇게 붓다가 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을 ‘보살’이라 칭하는데 문제는 이런 보살이 붓다가 된다고 할 때, 여기에는 나름의 안전 장치, 즉 확증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붓다로서의 가능성인 ‘여래장’과 ‘불성’이다. 즉 대승불교에서 주장하는 ‘미래의 붓다가 된다’는 슬로건에 대한 당위성을 위해 내적 개념인 불성이 대두하는 것이다. _ 118쪽

열반이 항상하기 위해서는 열반에 든 붓다 역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관점과는 다른 비실체성으로 불변하며 영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열반에 든 붓다에게 기원(기도)했을 때, 종교적인 감응과 이적, 즉 가피가 발생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_ 121쪽

붓다의 평등주의는 기원 직전에 대두하는 변화와 계몽의 시대에 대승불교 운동이 전 인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근본 배경이 된다. 대승불교는 모든 이가 붓다가 될 수 있다는 보편성과 상호 존중을 강조했다. 이는 붓다가 남과 여라는 성을 넘어서 깨달음이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처럼, 승려와 신도의 경계를 무너트리게 된다. 즉 소승불교에서 깨달음에 차등을 두어 깨달을 수 있는 이와 깨달을 수 없는 이를 구분하고, 승려와 신도를 나누던 것을 넘어 진정한 인간 평등을 구현한 것이다. _ 129쪽

어떤 사람이 캄캄한 방에 횃불을 들면 모든 물건이 두루 보이듯, 『대반열반경』의 횃불도 그와 같아 보살이 들면 대승의 깊은 이치를 바로 보게 되느니라. 또 태양이 뜨면 밝은 광명이 모든 산과 골짜기를 비추어 우리가 온갖 물건을 보게 하듯, 『대반열반경』이라는 지혜의 태양도 대승의 깊은 이치를 비추어 소승(성문・연각)들로 하여금 붓다의 진리를 보게 하느니라. 이는 『대반열반경』이라는 미묘한 경전을 들은 때문이니라. _ 『대승열반경』 권19, 「22. 광명변조고위덕보살품」 | 132쪽

『대반열반경』의 핵심은 모든 중생에겐 불성이 존재한다는 보편론으로서의 불성사상이다. 그런데 이 불성사상이 견성성불의 남종선에 수용된다. _ 183쪽

이 경을 듣기만 하면 비록 번뇌가 있더라도 번뇌가 없는 것과 같아, 인간과 신들을 평안하게 하느니라. 왜냐하면 자기의 몸에 불성이 있는 줄을 분명히 알며, 이것은 항상하기 때문이니라. _ 『대승열반경』 권8, 「14. 조유품」 | 191쪽

선남자여! 이 미묘한 『대열반경』이 모든 선한 법의 보배 창고이니라. 마치 큰 바다가 여러 가지 보배를 간직하듯이, 『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온갖 글자와 뜻의 비밀한 봉안처가 되느니라.

선남자여! 수미산이 모든 약의 근원이 되듯이, 이 경전도 그와 같아 보살계의 근본이 되느니라.

선남자여! 허공이 온갖 물건을 용납해서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 경전도 그와 같아 온갖 선한 법

이 머무는 곳이 되느니라. _ 『대승열반경』 권3 「24. 가섭보살품」 | 198쪽

붓다는 이 세계가 고통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꿈과 같은 거짓이기 때문에 고통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간에겐 숙명적으로 죽음이 담보되어 있기 때문에 고통이라는 것이다. _ 206쪽

대승불교가 부파(소승)불교와 변별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중생이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천명이다. 이는 소승불교에서 붓다가 될 수 있는 사람과 붓다가 될 수 없는 사람이 나뉘는 방식과는 다른 대승불교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_ 214쪽

여래가 오늘 중생들에게 내재한 불변의 본질적인 깨달음의 창고를 드러내나니, 그것은 불성이니라. 이제 모든 중생이 이것을 보고는 기쁜 마음으로 여래에게 귀의하리라. 가리켜 주는 사람이란 곧 여래요, 가난한 여인은 온갖 중생들이며 순금 항아리는 불성이니라. _ 『대승열반경』 권8, 「12. 여래성품」 | 225쪽

우리가 미래의 어느 때엔가 붓다가 될 존재라면 지금도 중생일 수는 없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완전한 붓다는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므로, 미래에 완전한 존재는 현재에도 완전하게 존재하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즉 불성은 여래장처럼 가능성으로 가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전함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_ 229쪽

『대승열반경』은 자기 극복을 하면서 마침내 일천제도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천제성불설’을 확립한다. 이는 불교의 본질을 되돌려 붓다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대승열반경』의 실로 위대한 업적이라고 하겠다. _ 251쪽

천제성불설로 인해 대승불교의 정체성은 명확해지며, 붓다에 의해 제창된 인간 평등은 비로소 완벽하게 구현된다. 물론 『대승열반경』 이전에도 『법화경』에서 ‘8세의 용녀’나 불교에서 최고의 악인으로 평가되는 ‘제바달다’도 붓다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천제성불과 유사한 내용들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천제성불설로 명확하게 못 박힌 것은 『대승열반경』에 와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_ 253쪽

『대승열반경』의 가장 중요한 구절은 “일체중생 실유불성”이다. 이 구절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드러내는 위대한 선언이다.

후일 중국불교의 선종에서는 이 불성이 미래의 가능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불성현기). 그렇다면 불성을 가진 모든 중생은 일체의 가감 없이 현재 그 자체로 붓다(완전함)인 것이 된다. _ 283쪽

『대승열반경』에 담긴 불성사상은, 중생의 본질은 구름에 가린 태양처럼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태양 자체가 어두워질 수 없듯 항상 밝다는 점을 분명히 해 준다. _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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