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 불자 셰르파, 에베레스트서 조난 산악인 구조 화제

죽음 무릅쓴 구조후 "불공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 구조" 밝혀

2023-06-02     유권준

 

네팔의 불자 셰르파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도중 고립된 산악인을 극적으로 구조해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인 셰르파 겔제(Gelje)씨는 지난달 31일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에서 밧줄에 매달려 추위에 떨고 있던 말레이시안 산악인 1명을 구조해 6시간 동안 등에 업고 내려왔다.

독실한 불자인 셰르파 겔제 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절에서 불공을 드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겔제씨가 구조작업을 할 당시 주변에 다른 등반가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고, 산소도 모두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산악인을 구조한 곳은 해발 8400m 높이의 발코니(Balcony) 지역으로 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고 산소마저 희박해 '죽음의 지대(death zone)'로 불리는 곳이다.

불자 셰르파 겔제씨는 자신의 고객이었던 중국 등반팀에게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다'며 에베르스트 등정을 포기하고 하산하도록 설득했다. 극한의 상황속에서 조난당한 산악인을 등에 업고 내려오는 일은 매우 드문일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겔제 씨는 발코니에서 사우스콜(South Col·해발 7906m)지점까지 장장 6시간에 걸쳐 조난당한 산악인을 혼자 등에 업고 내려왔다.  사우스콜에서 또 다른 셰르파 니마 타쉬가 구조에 합류했고 캠프 3(해발 7162m)에 다다라서야 구조 헬기에 산악인을 인계했다.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구조의 손길을 내민 겔제씨는 이전에도 55번이상의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베테랑 셰르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산악인은 지난주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산악인의 신원과 부상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네팔 정부는 이번 봄이 에베레스트 등정 역사상 가장 위험한 때중 하나라고 밝히고 “4명의 네팔인과 8명의 외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실종자도 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팔 정부가 올해 등반을 허가한 등반가는 모두 478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에베레스트는 최근 몇 년동안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등반가들이 몰려들면서 사망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네팔인 불자 셰르파 겔제 (출처 겔제 페이스북)
네팔인 불자 셰르파 겔제 (출처 겔제 페이스북)
네팔인 불자 셰르파 겔제 (출처 겔제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