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한국 정신문화의 큰별 탄허 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2023-06-02     강설 탄허·주석 이승훈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저작·역자

강설 탄허·주석 이승훈·후원 월정사

정가 35,000원
출간일 2023-06-05 분야 종교(불교)

 

책정보

신국판(152×225mm)|두께 20mm 504쪽|양장| ISBN 979-11-92997-32-2(0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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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열반 40년이 지나도 법향 가득한 탄허 스님의 가르침,

다시금 우리를 깨우쳐줄 명문장으로 탄생하다!

함석헌, 양주동 박사 등 당대 쟁쟁한 학자들이 수강할 만큼 명강의로 유명한 시대의 선각자 탄허 스님의 강설을 열반 40년 만에 문자로 복원한 책이다. 근 40년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생생한 육성 법문 가운데 『주역』은 물론 『논어』, 『맹자』, 『도덕경』 등 여러 고전과 『치문』, 『서장』, 『선요』, 『도서』의 핵심을 가르는 강설만 녹취해 수록했다.

유불선의 깊은 지혜를 삼켜 하나로 꿰뚫어 설명하는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은 막힘없이 명쾌하다. 책 곳곳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일러줄 명문장과 명료한 가르침이 보석처럼 빛난다. 그래서 이 책은 탄신 110주기 열반 40주기에 문자로 들려오는 탄허 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그 자체다.

저자소개 위로

강설 탄허택성(呑虛宅成: 1913~1983) 스님

스님의 속명은 김금택(金金宅)이고, 탄허(呑虛)는 법호이며 법명은 택성(宅成)이다. 1913년 음력 1월 15일 독립운동가 율재(栗齋) 김홍규(金洪奎)를 부친으로 전북 김제에서 출생했다. 14세에 유학의 경전을 두루 섭렵한 데 이어 15세에 기호학파 최익현 계통의 대유(大儒) 이극종(李克鍾) 문하에서 노장사상과 제자백가를 배웠다.

도가의 경전을 읽으며 생긴 도(道)에 대한 의문에 답을 얻고자 한암 스님과 3년간 20여 통의 서신으로 문답을 주고받았다. 1934년 22세 때 상원사에서 한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 한암 스님의 인품에 매료돼 “3년, 길어야 10년”을 기약하며 오대산에 들던 길은 영영 탈속의 길이 됐다. 한암 스님 지도를 받으며 3년간 묵언 정진, 15년 동안 오대산 동구 밖을 나오지 않고 수행, 『화엄경』을 읽다가 대오각성했다.

생전 신화엄경합론의 현토 간행을 유촉(遺囑)했던 한암 스님의 뜻을 받들어 역경을 시작했다. 10여 년에 걸친 대불사 끝에 200자 원고지 6만여 장에 달하는 『현토역해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 47권의 결실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신화엄경합론』을 비롯해 전통 강원 사미과(沙彌科)의 초발심자경문과 서장, 도서, 선요, 절요의 사집(四集), 금강경, 능엄경, 원각경, 기신론의 사교(四敎)와 육조단경 등을 우리말로 완역하는 등 승가 교육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재들이 탄허 스님의 손을 거쳐 번역되고 출간됐다.

동아일보 주최 제3회 인촌문화상, 국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83년 6월 5일(음력 4월 24일) 월정사 방산굴에서 세수 71세, 법랍 49세로 입적했다.

 

주석 이승훈(李承勳)

한국외국어대학 물리학과 졸업

불교 자료 사이트 ‘천불동’ 운영진(1995~2018)

경주 동국대 티벳장경연구소 일반연구원(2009~2011)

(사)한국불교학회 사무처장(2018~2020)

번역서: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있다

 

목차 위로

탄허 스님 행장

후원의 글

1장 고전의 교훈

거성시요(去聖時遙)의 번역에 대하여

『주역(周易)』 겸괘(謙卦)에 대하여

목은(牧隠) 이색(李穡) 이야기

유불선(儒佛仙) 삼교(三教)에 대하여

공자와 진시황 설화

세 벼리(綱)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끊는다

백이숙제(伯夷叔齊) 관련 이야기 1

백이숙제(伯夷叔齊) 관련 이야기 2

민손(閔損) 이야기

강태공(薑太公)의 부인과 주매신(朱買臣)의 부인

최고 권력자의 예의

만리장성 이야기

『도가논변모자이혹론(道家論辨牟子理惑論)』에서

불살생에 대한 유학(儒學)의 미흡함

− 『현정론(顯正論』에서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이야기

기화(己和) 스님의 출가기(出家記)

죽음과 장례의 법에 관하여

공자의 진채지액(陳蔡之厄) 이야기

진덕여왕(真徳女王)의 조공시(朝貢詩):

「치당태평송(致唐太平頌)」

조주 스님과 동방삭의 장수(長壽)

『맹자』에서:

재장윤여(梓匠輪輿)와 인의자(仁義者)

『현정론』에서

2장 치문(緇門)

백암성총(栢庵性聡), 『서주치문경훈(敍註緇門警訓)』

「팔일성해탈문(八溢聖解脫門)」

-불립문자(不立文字)에 대한 육조 혜능의 경계

•입태출태불매(入胎出胎不昧)와 생이지지(生而知之)에 대하여

「면학상(勉學上)」에서

-성인은 항상 배우고, 누구에게나 묻는다

•상경하(上敬下): 계현(戒賢), 제자 신찬(神賛)에게 법을 청하다

나를 꺾지 않으면 배울 것이 없다(不折我無以學)

•사마우의 탄식과 자하의 실명

•게으름 부릴 바에는 차라리 바둑, 장기라도 두는 것이 낫다

•무엇으로 능(能)을 삼는가?

•책보는 선사(禪師)

•술로써 계(戒)를 삼아라: 이사무애계(理事無礙戒)

•소옹(邵雍), 「자여음(自餘吟)」

•『마의상법(麻衣相法)』 「달마조사상결비전(達摩祖師相訣秘傳)」

•지음(知音)인 친구: 백아절현(伯牙絶絃) 이야기

_맹자, 위아(爲我)와 겸애(兼愛)와 중도(中道)를 모두 비판하다

•가족 모두가 득도한 방거사와 부설거사

•『동양의약원리(東洋醫薬原理』 제자기(題字記)

「무주영안선원신건법당기(撫州永安禪院新建法堂記」에서

「무주영안선원승당기(撫州永安禪院僧堂記)」에서

•미수(眉叟) 허목(許穆) 시(詩) 「설후영척(雪厚盈尺)」

「남곡신법사자경록서(藍穀信法師自鏡録序)」 강의

•운명은 개척해야 하는 것

「선림묘기전서(禪林妙記前序)」

- 스승을 의심하는 일에 대하여

•스승을 의심하는 일에 대하여 『논어』에서

「선림묘기전서(禪林妙記前序)」

- 불상이 만들어진 인연에 대하여

•보리달마(菩提達磨)의 삼처전심

•예문(禮文)의 삼신송(三身頌)

「송문제집조재론불교(宋文帝集朝宰論佛教)」에서

•승려로서 그릇되게 먹고사는 방식, 사명식(邪命食)

「범촉공송원오선사행각(範蜀公送圓悟禪師行腳)」에서

•『장자』, 「소요유(逍遙遊)」

「범촉공송원오선사행각(範蜀公送圓悟禪師行腳)」에서

「우가영승록삼교총론(右街寧僧錄三敎總論)」에서

「면주지(勉住持)」에서

「경행(經行)」에서

•재목됨과 재목되지 못한 그 사이

•거북이와 뽕나무

•지(止)를 닦는 방법: 『대승기신론』에서

3장 서장(書狀)

증시랑에게 답하다 - 세 번째 답장에서

증시랑에 답하다 - 네 번째 답장에서

증시랑에게 답하다 - 다섯 번째 답장에서

증시랑에게 답하다 - 여섯 번째 답장

이참정에게 답하다 – 두 번째 편지에 대한 답장

「강급사 소명에게 답하다」에서

임판원 소첨에게 답하다

•호모시자 이야기

•공자님은 말씀이 없고, 부처님은 말하지 않으며

「유보학 언수에게 답하다」에서

•한암 스님의 서신

「진국태 부인에게 답함」에서

「답왕내한(答汪內翰)」에서

•제오륜 이야기

왕장원 성석에게 답함 – 첫 번째 답장

『서장』, 탄허 주 강의

•게송 「오온산두고불당(五蘊山頭古佛堂)」

•이(蟲) 뒷다리 앓는 소리에

•소강절이 소동파에게 점을 봐준 방법

•부열(傅說) 이야기

황지현 자여에게 답하다

엄교수 자경에게 답하다

누 추밀에게 답하다 - 두 번째 답장에서

영시랑 무실에게 답하다

손지현에게 답하다

•여자와 소인은 기르기 어렵다

4장 선요(禪要)

대중에게 보임(2)

•만공 선시

대중에게 보임(7)

대중에게 보임(9)

•팔도평(八道評)

대중에게 보임(12)

대중에게 보임(18)

직옹거사의 편지에 답장하다(27)

•가도(賈島)의 퇴고(推敲) 이야기

5장 도서(都序)

『선원제전집』이란 책 제목에 관하여

•앙산과 위산의 문답

진성(眞性)을 설명함

•약산 선사 일화와 조사 가풍

이렇게 무질서한 글을 모아놓고서 무슨 불교를 요약한다고 하는가에 대한 답

선교일치(禪敎一致)의 열 가지 까닭

선교일치(禪敎一致) 십소이(十所以)

1. 사유본말(師有本末)

•육조 혜능의 불립문자 비판

선교일치(禪敎一致) 십소이(十所以)

3. 경여승묵(經如繩墨)

선교일치(禪敎一致) 십소이(十所以)

4. 경유권실(經有權實)

•불교 개론에 관하여

발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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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소개 위로

시대의 선각자 탄허 스님의 육성 법문,

열반 40년 만에 문자로 들려오다!

“똘똘 뭉쳐서 한마디 최상봉만 주장하는 게 조사의 경지고,

이 산 전체를 주장하는 게 부처님 교리고, 그런 거야.”

‘탄허(呑虛)’. ‘허공을 삼키다’라는 뜻의 법호 두 글자면 충분했다. 시대는 법호를 찾아가 가르침을 구했다. 당대 최고의 석학 함석헌 선생은 동양 사상을 묻고자 아침부터 대원암 일주문을 넘었고, 자타공인 천재 양주동 박사는 『장자』를 듣고자 오대산 월정사로 찾아갔다. 스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교계의 큰 어른이신 성철 스님도 방산굴에 보름 동안 머물면서 학인스님을 가르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는 그 법호가 시대의 선각자로 통했다.

2023년은 탄허(1913~1983) 스님의 탄신 110주기이자 열반 40주기다. 탄허 스님의 열반 후에 스님을 재조명하고 가르침을 복원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이 많았다. 수많은 학술대회, 추모 다례재 그리고 수십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스님의 사상을 되새김질했다. 더러는 미래를 예측하는 예언가적 기질에, 더러는 현대인들에게 동양 사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과 인생의 지혜에 주목했다. 그러나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은 스님의 살아생전 생생한 육성 법문이라는 점에서 결이 사뭇 다르다.

유불선을 꿰뚫은 한국 정신문화의 큰별 탄허 스님의

『주역』, 『논어』, 『치문』, 『서장』 등 주옥같은 강설

이 책은 근 40년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채 아직 세상 빛을 보지 못한 탄허 스님의 육성 법문을 되살렸다. 강설 중에 ‘간추린 법문’ 제목의 파일들을 녹취하고 주석을 달아 문자로 복원한 것. 『주역』은 물론 『논어』, 『맹자』, 『도덕경』 등 여러 고전과 『치문』, 『서장』, 『선요』, 『도서』의 핵심을 가르는 탄허 스님의 강설을 5개의 장으로 나눠 수록했다.

특히 탄신 110주기 열반 40주기에 문자로 들려오는 탄허 스님의 생생한 육성 법문 그 자체다. 구어와 사투리를 의미가 통하는 범위 안에서 가급적 채록해 탄허 스님 말투와 강의의 현장감을 살렸다. 간혹 인용하는 출처 불명의 고전을 찾아 원고에 반영하고, 강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설화, 개념 등 1,042개에 달하는 친절한 각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선(禪)의 정수를 일러주는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이 더 명쾌해진 이유다.

과거의 학문에서 듣는 삶의 방향과 인생의 지혜

과거의 학문을 강설한다고 고리타분하지 않다. 책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일러줄 명문장과 명료한 가르침이 책 곳곳에서 보석처럼 빛난다.

“옛날엔 도학군자(道學君子)가 글 가르치고 돈 받는 법이 없어. 지금은 학교가 사회 교육 제도로 되어 가지고서 선생이 국가의 법으로서 모두 월급을 받게 되었지만, 옛날에 그 사회 교육 제도가 발달되기 전에 자기가 자기 사랑에 앉아서 글을 가르치고 그래서 돈 받는 건 거의 없어. 저 보라고 굶어 죽어도 안 받어. 그러니까 사제 간 의(義)가 그렇게 두텁지. 스승・제자의 의라는 것이 그렇게 두꺼운 거다. 부모와 임금과 스승과 똑같이 대접하는 거야.”(『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본문 146쪽)

스승과 제자는 물론 진정한 친구와의 관계부터 죽음, 근거 없는 의심의 폐해, 어진 군주의 도리, 운명을 개척하는 기개 등 유불선의 가르침을 통으로 풀어 지금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다. 시대의 선각자 탄허 스님의 육성 법문이 단순히 과거의 학문과 가르침이라 치부할 수 없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탄허 스님께서는 많은 가르침을 설하셨지만, 이제 세월이 지나 산일 되고 남은 것이 많지 않다. 또 옛 어른들의 정신인 ‘술이부작(述而不作)’ 관점을 계승하고 계셨기 때문에, 방대한 번역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생각을 적은 글은 많지 않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가르침을 펴실 때, 일부 녹음된 자료가 있어 이것을 재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옛 어른을 추념하는 온당한 행위인 동시에 가치관이 혼란한 현대에 불교가 시대적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는 필요한 행위라고 판단된다. 스님께서는 가셨지만, 한국불교를 위하는 깊은 헌신은 이제 이 책 속에 오롯이 남아 영원으로 살아있다.”(‘후원의 글’ 중에서)

 

책속으로 위로

“인(仁)을 닦고 인을 얻는 것은 겸양이 근본이지.” 이거 유불선(儒佛仙) 삼교(三敎)에서 성인 말씀이 똑같다. 부처님 말씀은 또 말할 것도 없고, 노자(老子)의 말씀도 그렇고, 전부 다 그래. _22쪽

君爲臣綱(군위신강)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된다.”

夫爲婦綱(부위부강) “남편은 부인의 벼리가 된다.”

父爲子綱(부위자강) “애비는 자식의 벼리가 된다.”

불교에서는 육신통(六神通), 여섯 신통 중에 삼명(三明)을 추려놨다. 천안명(天眼明), 누진명(漏盡明), 숙명명(宿命明). 중요한 거니까 그걸 추렸다. 그와 같이 삼강(三綱)에 삼강오상(三綱五常)은 내가 오륜삼강이라 하는 말인데 이것도 추렸단 말이야. 오상에서 추려서 삼강이라 그런다. 세 벼리, 으뜸 되는 것이다. _33쪽

옛날엔 도학군자(道學君子)가 글 가르치고 돈 받는 법이 없어. 지금은 학교가 사회 교육 제도로 되어 가지고서 선생이 국가의 법으로서 모두 월급을 받게 되었지만, 옛날에 그 사회 교육 제도가 발달되기 전에 자기가 자기 사랑에 앉아서 글을 가르치고 그래서 돈 받는 건 거의 없어. 저 보라고 굶어 죽어도 안 받어. 그러니까 사제 간 의(義)가 그렇게 두텁지. 스승・제자의 의라는 것이 그렇게 두꺼운 거다. 부모와 임금과 스승과 똑같이 대접하는 거야. _146쪽

공자가 칭찬한 거야. 이 사람아 ‘吾得子路以後(오득자로이후)’로, 내가 자로를 얻은 뒤로부터, 자로가 내 제자 된 뒤로부터 ‘惡聲(악성)이 不入於耳(불입어이)라.’ 고약한 소문이 귀에 한 번도 안 들어왔어. 이게 그 소리여. 석문(釋門)에, 불교에 경(卿)이 있는 것이 마치 공자에게 자로가 있는 것과 한가지다 이 말이여. 불교 옹호를 잘한다고 시방 황제가 칭찬하셨어요. _197쪽

咄(돌) 雪竇(설두)도 亦漏逗不少(역루두불소)로다

“돌(咄)!” 대혜가 설두를 또 몽둥이 내리는 거야. “설두 자네도 허물이 적지 않네.” 설두 스님이 시방 이렇게 말해도, 설두도 자네도 허물이 적지 않네. 이렇게 해서 설파해놓은 것이 돌! 설두도 역루두불소다. 설두도 또한 봉망(鋒鋩)이 태로(太露). 설두도 또한 허물이 적지가 않구나! 이제 자돌(自咄)이 나온다. 하나는 수보리를 돌(咄) 주고, 하나는 설두를 돌 주고, 또 하나는 자돌(自咄), 대혜 자기를 몽둥이 때리는 거야. 자기도 허물이 적지 않다는 거. _259~260쪽

공자님 살림과 부처님 살림살이 그 속의 많은 경치를 누가 응모했더냐? 누가 자세히 보았더냐? 이 말이야. 아무도. 청심독객인 내가. 맑고 깊은 그 바다를. 공자의 바다와 석, 부처님의 바다, 그 바다 맑고 깊은 거기를, 돗대질 해가지고, 바다니까 돗대질 한다 이 소리야. 독견(獨見) …… 니 홀로 보아 …… 공자 살림살이 부처님 살림살이를 내가 다 배 타고 댕기며 다 봤다. 하니, 장천추수여주라 긴 하늘 가을 물에 한 빈 배만 남았어. 어뗘 멋있잖아? _281쪽

癡人面前(치인면전)에 不得說夢(부득설몽)이로다

“어리석은 놈 앞에서 꿈 얘기 못허것구나.”

꿈이라는 게 본래 헛것인데, 어리석은 놈한테 꿈 얘기하면, 옳으니 그르니 이것이니 저것이니 한단 말이야. 앙산 스님 말씀은 치인면전에 꿈 얘기한 거란 말이야. 이런 사사배들이 앙산 스님 뜻을 몰랐다 이 소리여. 이 말이 깨닫는 것을 뒷전에 두고 한 말이 아니거든. ‘오즉불무(悟則不無)어니와,’ 깨닫는 것은 없지 않지만, ‘쟁나락재이두(爭奈落在二頭)아,’ 제2두에 떨어져 있는 걸 어찌하랴. 그게 ‘깨닫는다면은 제2두다.’ 이렇게 한 말인데, 사사배들은 그걸 작회(作會)한다, 잘못 안다 이 소리야. 그래서 치인면전에 부득설몽이로다. _358쪽

若是不尷不尬(약시불감불개)하며 半進半出(반진반출)하야 蛇吞蝦蟆(사탄하마)인댄 西峰(서봉)은 敢道驢年(감도려년)에야 始得(시득)다호리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건 알아? 자(子)는 쥐, 축(丑)은 소, 인(寅)은 범, 묘(卯)는 토끼, 진(辰)은 용, 사(巳)는 뱀, 오(午)는 말, 미(未)는 염생이, 신(申)은 잔내비, 유(酉)는 닭, 술(戌)은 개, 해(亥)는 돼지. 나귀는 어떻게 알아? 어? 여기에 나귀는 없단 말이여. ‘나귀해(驢年)에 가서야 너 이놈 얻을 것이다.’ 하면은 ‘천만 년을 해봐라 너 이놈 얻을 날이 있는가.’ 이 소리여. 허허허허. 그것도 잘 알아들어야 해. 누구한테 문장 쓸라면 ‘나귀해에 가서나 얻어봐~.’ 재미나지? _432~433쪽

원주가 어떤 조사를 대놓고 법문을 설해달라고 하니까, 한참을 그냥 있으니까 “스님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요?” 그러니까 경유경사(經有經師)하고, “경은 경 가르치는 선생이 있고,” 논유논사(論有論師)하니, “논은 논 가르치는 선생이 있으니,” 쟁괴득노승(爭怪得老僧)이거든. “어찌 노승을 괴이히 여길 게 뭐 있어?” 이러는 게 조사들 칼을 쓰는 솜씨거든. _461쪽

그러니까 달마 스님 낚시에 안 걸리는 뇜이 하나도 없다 이 말이여.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하니까, 문자는 전혀 쓸데없는 걸로 알면, 달마 스님 낚시에 걸려서 죽은 놈인 거야. 문자 쓸데없다, 경(經) 쓸데없다, 이런 게 벌써 달마 스님 낚시에 걸려서 목숨을 잃어버린 뇜이란 말이야. 왜? 문자가 쓸데없는 것이라면 달마 자신이 뭣 때문에 「사행론」, 「혈맥론」, 「진신론」 그런 것을 너절하게 뭣 하러 지어놨어? 또 『능가경』 4권을 뭣하러 전법할 때 같이 전했어? _475쪽

선에 대한 거나, 교리에 대한 거나. 선(禪)에 대한 것은 『진심직설(眞心直說)』로부터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 교리에 대한 것은 『원돈성불론(圓頓成佛論)』에 구체적으로 다 밝혀놨다. 바로 불교 개론이다. 그래서 그거 한 권만 읽으면은 불교 개략을 대강 뚫는다. 집(集)으로는 『영가집(永嘉集)』이 불교 개론이다. 『영가집』 그 하나만 볼 거 같으면은 선문의 종지와 팔만대장경 교리를 거의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야. _487~4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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