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있수다] 다큐 같은 템플스테이, 대원과 한탑

2022-11-14     최호승

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통도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인스님들, 문화사업단 제공

불교 이슈 있수다
1. KBS1TV 다큐멘터리 ‘산문(山門)을 열다’
2. 제19회 대원상 수상자 선정
3.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 스님 입적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 아이슬란드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지난 11월 11일, 그날 밤 10시 50분 다큐멘터리 한 편이 우리 곁을 찾아왔어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죠? 대한불교진흥원이 수여하는 대원상 수상자가 발표됐어요. 그리고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 스님이 입적하셨어요;;

공양간에서 장작불로 밥 짓는 통도사 학인스님들, 문화사업단 제공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숨겨왔던~ ‘진짜 나’에게로 체크인 ‘템플스테이’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 모두 네게 줄게~’ 클래지콰이가 부른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OST에요. 자신이 모른 척했던, 애써 외면했던 수줍은 속마음은 어디 있을까요? 그 마음으로 체크인하는 게 바로 템플스테이에요. 이번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KBS1TV에서 방송했어요.

갑자기? 템플스테이가 다큐로?
2002년 시작한 템플스테이가 2022년 꼭 스무 살이 됐어요. 템플스테이 2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인데, 명상 여행의 상징이자 세계인에게 한국을 알린 대표적 전통문화 콘텐츠를 조명했어요.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무려(?) 반년 동안 촬영했다고 하네요.

템플스테이로 갈등을 풀고 화해한 간호사 딸과 엄마, 문화사업단 제공
템플스테이에서 위안을 얻은 중년배우 정찬, 문화사업단 제공

내용이 뭐야?
산문(山門) 안의 일상이 영상 카메라에 담겼어요. 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자신 스스로와 마주한 이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입혔고요. 산사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의 일상도 그 이야기에 동행했어요. 산사와 템플스테이 참가자 그리고 스님 등 산문 안팎의 인연들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내용이에요.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알려줘
공부하고 공양간에서 장작불로 밥을 짓는 통도사 승가대학의 젊은스님들 일상에서부터, 중학교 때부터 꿈꿔온 간호사 생활을 포기하려는 딸과 커리어가 아까워 휴직을 반대하는 어머니의 갈등이 화해되는 과정 그리고 자신과 치매 부모의 뒷바라지를 묵묵히 해오며 가족을 지켜준 버팀목 아내에게 뜻깊은 하루인 템플스테이를 선물한 남편 등이 아름다운 영상으로 소개돼요. 코로나19로 출연 제의가 끊어져 모든 걸 포기해야만 했던 28년차 배우 정찬의 치유 스토리도 있어요.

너무 따뜻하다…다시 볼 순 없어?
있어요^^ 11월 20일 밤 11시 20분 재방송한다네요. 이번엔 놓치지 말고 알람 설정해놓으셔요. 템플스테이가 왜 K-컬쳐를 대표하는지, 왜 사람들이 산사를 찾아 위안과 평화를 얻는지 알 수 있어요.

대원상 출가부문 수상자 우학 스님과 자현 스님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세상을 위한 불교’ 영광의 얼굴들
대한불교진흥원이 11월 14일 제19회 대원상 수상자를 발표했어요. 출가자 부문에서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과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 자현 스님이, 재가자 부문에서 대한불교청년회와 김구석 경주남산연구소장이 수상자로 선정됐어요.

대원상이 뭐야?
대한불교진흥원이 설립자인 고 대원 장경호 거사의 뜻을 기리는 상이에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세상을 위한 불교’를 모토로 21세기에 적합한 불교사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는 모범적인 개인과 단체에 주는 상이에요. 19회 대원상 시상식은 11월 22일 오후 3시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법당에서 약식으로 진행해요.

대원상 수상자 재가 부문

대원 장경호 거사는 어떤 분이야?
동국제강 창업자예요. 자호가 대원(大圓)인데, 대원상(大圓賞) 이름이 여기서 나왔어요. 장경호 거사는 1899년 부산 동래구의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통도사에 다녔는데, 17세 때 갑작스럽게 동생의 죽음과 나라를 잃은 슬픔이 번민하다 불경을 탐독한 후 부처님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했어요. 1954년 동국제강을 창업했는데, 한때 재계서열 5위 혹은 10위에 들 정도로 대기업으로 키웠다네요. 경영 뒷선으로 물러난 후 신행에 전념했는데, 1975년 암의 고통을 참선으로 버티면서 죽음이 다가오자 전 재산 30억 6,000여만 원(현재 자산가치로 3,000억)을 기부해 대한불교진흥원을 설립했어요. 대한불교진흥원은 불교의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고요. 많은 부분을 생략했는데 법보신문 ‘고명석의 발원문 세계’ 연재와 월간 「불광」에 실렸던 ‘원력보살로 왔다간 대원 장경호 거사’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수상자들은 뭘 했는데 상을 받아?
‘유튜브를 통한 정토구현’을 발원을 세운 우학 스님은 유튜브불교대학을 개설해 국내외 불자들의 수행과 불교 공부를 이끌고 있어요. 자현 스님도 미디어를 통한 포교가 선도적인 전법임을 알고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전법하고 있고요. 올해 102주년을 맞은 대한불교청년회는 오랜 기간 청년불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역사에 걸맞는 제2의 도약을 기대하며 수상자로 선정됐어요. 경주남산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는데 힘쓴 김구석 소장은 현재도 경주남산연구소를 이끌면서 불교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 홍보와 교육, 해설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에요.

2020년 담양 정진원 정토사에서 촬영한 한탑 스님

세 번째 이슈 있수다 | 60에 출가한 초대 불광법회장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 스님이 11월 13일 주석하던 담양 정진원 정토사에서 입적하셨어요. 문사수법회 법우들은 극락왕생에 염불로 공양을 올리고 있고, 장례 절차는 법회장(法會葬)으로 진행한다네요.

한탑 스님?
1930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고려대 상대를 졸업했고, 원각회, 불광법회 초대회장을 지냈어요. 놀라운 점은 61세에 출가한 스님은 금산사, 안국사 등에서 상임법사를 맡은 후 수행공동체 문사수법회 회주 소임을 맡고 있었어요. 저서로는 『반야심경의 재발견』, 『황금의 수레바퀴』, 『반야심경과 나무아미타불』 등이 있어요.

61세에 출가했다고?
네.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은행, 한국전력, 교보생명보험 등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늦게 출가했어요. 한국전쟁 때 참전해 인천상륙작전에도 참가했다고 해요. 그때 부처님께 이렇게 서원했다네요.

“부처님이시여, 여기서 살아 나가면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하고 부처님 법을 펴는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광덕 스님과 인연 맺은 한탑 스님은 불광법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광덕 스님 왼쪽에 안경 쓴 이가 재가자 시절 한탑 스님.

어떻게 살아오신 분이야?
죽을 고비를 넘기며 군에서 제대한 후 ‘소천 스님 금강경 강의’ 벽보를 보고 서울 종로 대각사로 달려가 공부했어요. 이때 불광법회를 이끌며 월간 「불광」을 창간하고 서울 잠실 불광사를 도심포교의 롤모델로 만든 광덕 스님과 인연이 닿았어요.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과도 이때 인연이 생겼고요. 원각회를 결성해 초대회장을 맡았고, 불광법회 총무를 시작해서 초대회장을 지냈다고 해요. 직장을 다니면서 불교 일을 손에 놓지 않은, 당시엔 내로라하는 법사였다네요. 법보신문의 연재 ‘천강에서 달을 보다를 보면 한탑 스님을 더 알 수 있어요.

추모할 수 있을까?
분향소는 전남 담양군 담양읍 동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022년 11월 15일(화) 오후 1시에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무원로6 무원빌딩 8층에 있는 문사수법회 중앙전법원에 분향소가 마련됐어요.

이번 주 ‘이슈 있수다’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템플스테이와 불자로서 자신의 서원대로 다큐멘터리 같은 삶을 살아온 대원 장경호 거사의 대원상, 한탑 스님의 입적 소식을 전했어요. 다음에도 기억해야 할 이슈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