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크리스토퍼 윌라드 지음|김미정 옮김|344쪽|22000원
만 두 살. 한국 나이 기준으로 네 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매일이 전쟁이지요. 제힘으로 서고 걷고 뛰고 말하기 시작한 이후로 아이는 점점 더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제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안 돼”와 “하지마”입니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의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도 이 두 가지가 높은 순위를 차지할 텐데요. 알고는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육아 경험이 있는 부모라면 이 말에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부모의 삶이란 매 순간 이상과 현실, 감동과 좌절, 사랑과 미안함 사이를 오가는 상태입니다. 늘 좋은 것만 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지요. 웃으면서 재밌게 뛰놀도록 해주고 싶은데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회하고 눈물짓는 밤을 보낼 때도 있지요. 하지만 이런 과정이 결코 무의미하거나 헛된 시간은 아닐 겁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분투하는 부모의 노력이 분명 아이에게도 전해질 테니까요. 이심전심이라고, 최근 신경과학도 말하듯 인간 뇌에는 거울 신경세포라는 게 있어서 서로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를 보면서 요 며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크다가는 금방 어른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그 생각만으로도 서글픈데, 더 큰 문제는 그날이 오기 전에 과연 내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순식간에 머릿속이 미안함과 불안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무리 고민해 봐도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차에 좋은 책을 만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줄 수 없는 것을 주려고 애쓰지 말고 줄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을 해주자는 쪽으로 말이지요.
그게 뭐냐면, 바로 ‘마음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이라고 하니까 근사하고 꽤 있어 보이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마음을 돌보고 보살피는 법입니다. 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기르고, 몸에 상처가 나면 서둘러 약을 바르고 치료하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해야 하고 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겁니다. 그러면 살다가 어려움에 부딪혀도 데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덜 지치고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빨리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을 테니까요. 또 많은 연구 결과로 밝혀졌듯 마음챙김이 삶에 가져다주는 이로움이 여러 가지 있으니까요.
제가 아이에게 마음챙김을 가르치기로 한 건 100% 『어떻게 아이 마음을 내 마음처럼 자라게 할까』 덕분입니다. 오래전부터 마음챙김을 알고 있었지만 아이에게 전할 방법은 알지 못했고, 솔직히 그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이 답을 주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10대 청소년까지, 아이들의 눈높이로 마음챙김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 게다가 내로라하는 대가들이 개발한 검증된 70가지 연습법까지 소개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단언컨대 이 책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 책을 보고도 아이에게 마음챙김을 가르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거란 게 책을 만든 편집자, 아빠의 생각입니다.
아이를 향한 부모의 첫 바람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하나입니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 소망을 잊지 않는다면, 건강하고 밝은 마음밭을 가꿔주는 마음챙김을 꼭 아이들에게 전해주길 바랍니다. 마음챙김이라는 작은 씨앗 하나로 평생 가슴에 따듯한 온기를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이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