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공공성의 공존 가능성…과거 그리고 현재는?
불교,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유교, 민족종교, 천도교, 이슬람교…. 한국은 다종교 사회다. 그만큼 성지도 다양하다. 국가나 국민 혹은 종교 간 크고 작은 갈등 속에 정착해온 한국의 종교 혹은 신앙은 어떤 과거를 거쳐 현재 어떤 모습일까? 다종교 상황 속에서 여러 종교가 공존의 지혜를 발휘했던 역사적 사례, 바람직한 대안은 있을까?
조선 시대 전통사찰이었던 천진암의 터와 주어사 부지를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라며 가톨릭 성지로 개발하고 홍보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계획 수정으로 일단락됐지만, 뜨거운 감자였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가 8월 22일, 8월 29일 오후 1시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현상을 천착하는 세미나를 연다.
8월 22일 세미나 주제는 ‘다종교 현상과 종교 공존’이다. 종교 탄압에 대한 여러 관점, 근대 세속주의 사회에서 공공성과 신앙의 공존 문제, 종교 전파 시 발생하는 문화적 긴장 관계, 또 그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치 충돌의 문제, 종교 탄압이 야기한 종교인 망명 사례 등을 학술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살펴본다.
<종교 탄압에 대한 제 관점 : ‘박해’와 ‘성인’을 중심으로>(이창익 한신대 교수)를 비롯해 <공공성과 신앙 : 성지화와 성물의 사례를 중심으로>(윤용복 아시아종교연구원장), <종교의 전파와 문화적 긴장 : 동아시아의 불교 수용 사례를 중심으로>(이병욱 고려대 교수), <신앙과 충(忠)의 혼재 : ‘황사영 백서 사건’을 다시 보다>(이종우 상지대 교수), <남송의 선승 난계도륭(蘭溪道隆)이 중세 일본에 이식한 선에 대한 고찰>(김성순 전남대 교수) 등 총 5편의 발제문이 발표된다. 각각 이찬수 보훈교육연구원장,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동국대 불교학술원 문광 스님, 조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오용석 원광대 교수가 지정토론을 맡았다.
8월 29일 세미나에서는 역사적 사례를 확인한 세미나의 논의를 바탕으로 그 시야를 현대 사례로 확장한다. 주제는 ‘세계 공공성지(公共聖地) 운영의 현황과 검토’다. 일본, 중국, 유일신 3교, 인도 그리고 한국에서 나타나는 공공성지 운영 현황을 검토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한다.
발표될 논문은 <가미(神)와 호토케(佛)의 동거 : 신불습합의 유형과 공동성지>(박규태 한양대 교수), <중국 유불도 삼교의 공공성지>(양정연 한림대 교수), <유일신 3교의 공공성지 운영>(최화선 서울대 교수), <인도의 불교와 힌두교 공공성지 : 부다가야의 대탑 운영을 중심으로>(심재관 상지대 교수), <현대 한국 종교의 성지 공간과 갈등 : 성역화, 순례길, 공공성지>(한승훈 원광대 교수) 등 총 편이다. 각각 제점숙 동서대 교수, 김영진 동국대 교수, 민학기 변호사, 나유인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집행위원장, 이재형 법보신문 편집국장이 지정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