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있수다] 출퇴근 지옥철의 힐링, 풍경소리
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불교 이슈 있수다
1. 지하철 풍경소리 게시판 전면 교체
한 번쯤 지하철 안전문 혹은 의자 뒤 벽면에 적힌 글을 본 사람이 있을 거예요. 대개 안전문에는 대개 시가 적혀있는데, 벽에 걸린 게시판에는 가슴 따듯한 이야기도 걸려 있지요. 한참 그 글귀를 바라보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출퇴근이나 바쁜 일정으로 지하철을 승하차하는 사람에겐 잠시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는데요. 이 게시판을 전면 교체한다는 소식입니다.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마음속에 울리는 풍경소리
지난달, 그러니까 6월 20일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음 풍경소리(대표 목종 스님, 이하 지하철 풍경소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시판 교체 계획을 밝혔어요. 향후 2년 동안 전국 지하철과 철도 승강장에 설치한 게시판을 전면 교체하겠다는 건데요, 새로운 게시판은 기존보다 확대된 450×760cm 크기로, 디자인은 기존 짧은 경구와 그림의 형태를 유지키로 했어요.
풍경소리? 풍경은 절에 있잖아
지하철을 기다리는 플랫폼에도 풍경이 있답니다^^ 기둥이나 벽면에 부착된 게시판인데요. 게시판 안에는 삶의 희망과 지혜, 진정한 행복 등 관련 유명 작가나 문인, 스님들의 말 혹은 일화 그리고 불교 경전 글귀가 적혀있어요.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거둬서 30초만 들여다봐도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많아요.
어떤 글인지 궁금하긴 해
최근 제작된 게시판 글귀 몇 개만 소개할게요. 공감은 여러분의 몫^^
<보물이 감춰진 곳>
나의 결점을 지적하고 잘못을 가르쳐 주는
현명한 사람을 만나거든
그 사람을 따르라
그는 나에게 보물이 감춰진 곳을
일러주는 사람이니
그와 같은 사람을 따르게 되면
좋은 일이 계속되리라
글·법구경, 그림· 박준수(동양화가)
<좋은 사람>
겉모습이 보기 좋다고
다 좋은 사람이 아니다
뜻이 깨끗하고 행동이 바르며
나와 남이 함께 이롭도록
실천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괜히 겉모습만 꾸미지도 말고
겉모습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도 말라
글·대반열반경, 그림·정고암(새김아티스트)
<주문>
무슨 소리든 만 번을 반복하면
그것이 진언(眞言)이 되어
그렇게 된다고 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슨 말을 반복하고 계십니까?
맑고 향기로운 언어를 반복합시다.
그것이 주문이 되어
당신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글·장용철(시인), 그림·박준수(동양화가)
이런 글이 지하철 곳곳에 있다고?
네. 풍경소리에 따르면 전국의 지하철과 철도 역사 2,500여 곳에 게시판이 설치돼 있어요. 이번 게시판 교체는 게시판 노후가 심각한 지하철 역사를 최우선으로 한다네요. 서울, 인천, 광주 등 전국 780개 역 2,547개 게시판이 교체 대상이에요. 예산은 1억 5,000만 원으로 보고 있다고 해요.
좋은 글이 많은데 한 번에 볼 수는 없어?
있어요. 글들이 모이면 책으로 출간해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풍경소리』라는 이름으로 1권에는 75편의 이야기가, 2권엔 77편, 3권엔 64편, 4권엔 60편, 5권엔 60편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요.
요새는 스마트폰을 주로 볼 텐데…
불교신문이 창간 50주년 기념사업으로 2009년 조사한 ‘지하철 이용시민 종교의식 조사’에서 풍경소리의 포교 효과가 나온 적이 있어요.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풍경소리 게시판 이용자의 48.3%가 1주일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게시물을 읽고 있으며, 이용자의 66.2%는 풍경소리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네요. 10년도 더 된 자료이고, 지금은 당시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자료 가치가 떨어지는데요. 하지만 풍경소리는 바쁘게 지하철 오가며 마음 가뭄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한 줄기 단비가 아닐까요?
풍경소리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이야?
불교의 여러 종단이 가입한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의 부설 비영리단체에요. 1999년 9월에 창립했고, 삶의 지혜나 희망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로 부처님의 지혜를 전하고 있어요. 비영리단체라 주로 후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사랑의 편지와는 뭐가 달라?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둘 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마음의 안락과 안식, 희망을 주려는 이야기를 담은 글을 전하는 단체이니까요. 다르다고 하면, 지하철 풍경소리는 불교계에서, 현재 사단법인 교통문화협의회로 명칭이 소개돼 있지만 사랑의 편지는 1985년부터 기독교계에서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도울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죠^^ 풍경소리 웹사이트에서 정기후원을 할 수 있어요. 웹사이트에서 가입신청서와 CMS 자동이체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후원 계좌로 직접 입금할 수 있어요. 후원회원이 되면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풍경소리 포스터와 엽서를 주변 지인과 나누고 싶은 만큼 보내 준다고 하네요.
TIP
클릭 : 풍경소리 후원
이번 수다는 지하철 풍경소리를 소개했어요. 스치듯 한 번이라도 봤을 법한 게시판을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증을 풀어봤어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단어, 문장 하나가 누군가에겐 삶의 지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을 바라면서, 다음 주에도 곱씹을 만한 이슈로 수다를 떨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