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유산 연등회, 3년 만에 희망 밝힌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20년 5월 코로나19로 취소했던 인류의 유산 연등회(燃燈會)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축소된 작년 행사가 아닌 예년과 같이 여법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4월초 코로나19가 점차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는 방역당국 분석에 따라 부처님오신날마다 진행됐던 봉축 연등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최근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연등회 홈페이지에 2022년 연등회 일정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연등회는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4월 5일 오후 7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장엄등을 밝히는 봉축점등식으로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예열한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연등회 4월 29일 서울 조계사와 청계천 일원에서 펼쳐지는 전통등전시회로 막이 오른다.
저마다 자신과 주변의 평화를 기원하는 연등회는 어울림이 만드는 환희, 신명으로 집약된다. 환희는 4월 30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이다. 연등회 흥을 돋우는 시간으로 행렬 참여자들이 연희단과 율동단 공연으로 하나가 되는 시간이다. 연등회의 신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흥인지문에서 종각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이다. 취타대와 의장대, 아기부처님 연과 전통 장엄등이 서울 도심 한복판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백미는 10만여 개 오색 연등이 물결이다. 신명의 끝은 같은 날 오후 9시 30분부터 종각에서 펼쳐지는 회향한마당이다. 나이, 국적, 종교의 차별 없이 연등행렬 참가자 모두 흩날리는 꽃비와 어우러지는 시간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통문화를 함께 즐기는 마당도 있다. 5월 1일 서울 조계사 앞길에서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이 벌어진다. 전통문화마당은 종로 우정국로 일원에서 열리는 거리행사로 각양각색의 부스에서 다양한 전통과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 거리에서 연등회에 행해졌던 산대회와 백희잡기 공연 전통을 계승한 불교공연과 전통민속 공연, 세계민속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같은 날 오후 7시 인사동과 조계사 앞길에서 연등회를 회향하는 연등놀이가 있다. 장엄등과 연희단으로 이어진 행렬이 조계사를 출발해 안국동과 인사동을 거쳐 조계사 앞 사거리까지 퍼레이드를 펼친다.
모든 연등회 일정이 끝나면, 5월 8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 및 전국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 공식행사인 봉축법요식을 봉행한다.
올해 봉축표어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Back to the Life of Blossoming Hope)’이다. 연등회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한다.
연등회보존위원회 관계자는 “어둠이 찾아들면 하나, 둘 피어나는 등불의 꽃이 은하수를 이루듯,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의 연등이 은하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