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과 근엄 사이를 넘나들다

월간 「불광」 9번째 원테마 ‘501번째 나한 찾기’ 발간 거조사 등 나한도량 사진 ‘눈길’…월주 큰스님 추모도

2021-08-27     최호승
월간 「불광」 9월호(통권 563호)의 아홉 번째 테마 ‘익살과 근엄 사이, 나한’이 출간됐다. 9월호 내지 이미지.

순진무구하게 코를 후비고 귀를 파고 이마를 긁적인다. 물가에서 수건으로 목욕도 한다. 짜증 난 듯 미간도 찌푸리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도 나눈다. 간혹 무서운 표정으로 쏘아 보거나 고요하게 선정에 들기도 한다. 익살스럽고 근엄한 나한이다.

나한은 아라한의 준말이다. 붓다의 제자 중 최고의 경지에 이른 수행자가 아라한이다. 자리(自利)를 추구하던 아라한은 대승불교에서 이타(利他)까지 추구하는 존재, 나한이 된다. 미래불인 미륵이 올 때까지 불법(佛法)을 보호하며, 세계에 이로움을 주는 신앙의 대상이 됐다. 오늘날 500번째 나한 다음의 이상적인 수행자이자 이타를 추구하는 이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고통은 지우고 행복을 주려는 나한, 그다음은 어디 있을까?

불광미디어(대표 류지호)가 발행하는 불교 전문교양지 월간 「불광」이 ‘501번째 나한 찾기’에 나섰다. ‘원 테마’ 중심 잡지 월간 「불광」 9월호(통권 563호)의 아홉 번째 테마 ‘익살과 근엄 사이, 나한’ 이다.

월간 「불광」 9월호 표지.

월간 「불광」은 이번 테마에서 중생이 있는 한 언제까지나 현재성을 띠는 존재로서 나한을 이야기했다. 나한과 나한신앙 이해로 출발해 전각, 불화, 설화, 조각 등 여러 차원의 문화유산에서 드러나는 한국불교 속 나한을 만날 수 있다.

먼저 16나한과 500나한 등 숫자의 비밀 풀이는 물론 중국의 오백나한이 된 신라승 무상, 오진 스님의 이야기 그리고 진묵 대사의 설화 속에 존재하는 나한을 역사의 기록에서 꺼냈다. 나한도와 나한상의 익살과 근엄에 담긴 의미를 탐색했고, 나한이 모셔진 건축물에 특징도 살펴봤다. 특히 창령사 터 오백나한의 개성적인 조형미를 사진과 글로 풀었고, 최초로 발견한 노부부의 인터뷰도 실었다. 또 나한에게 기도하는 이유를 찾았고, 나한기도가 면면히 이어지는 운문사에서 율주 일진 스님에게 나한신앙과 기도의 의미를 청해 들었다.

나한기도가 면면히 이어지는 운문사에서 율주 일진 스님에게 나한신앙과 기도의 의미를 청해 들었다.

지식을 채우는 깊은 글과 함께 도록을 보는 듯한 다양한 사진들도 감상할 수 있다. 남양주 흥국사 <16나한도>를 비롯해 국립춘천박물관에 소장된 창령사 터 오백나한, 영천 거조사와 광주 증심사 나한들, 불국사와 쌍계사 그리고 운문사 오백전 나한들, 진묵 대사가 머물렀다는 운문암과 월명암, 나한기도객이 끊이지 않는 칠곡 도덕암과 사리암 나반존자 등이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불교 전문 사진가 유동영 작가의 연재 ‘길이 닿는 암자’에서도 나한도량으로 유명한 서룡산 실상사 서진암을 찾아 절경과 함께 1,000일 회향을 맞은 실상사 동묵 스님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동영 작가의 연재 ‘길이 닿는 암자’에서는 나한도량으로 유명한 서룡산 실상사 서진암을 다뤘다.

이번 월간 「불광」 9월호에는 태공당 월주 대종사 추모 특별지면을 신설했다. 공생의 길을 걸었던 월주 스님의 발자취와 동행했고, 「불광」·상좌 도법 스님·NGO 활동가 등 월주 스님과의 인연을 더듬으며 스님을 추모했다. 엄숙했던 영결·다비식 현장을 생생한 화보와 글로 싣고 월주 스님의 입적을 애도했다.

태공당 월주 대종사 추모 특별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