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불교계 용단 고맙다…연등회 세계유산 등재 돕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불교계 지도자들에게 코로나19 상황에서 불교계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추석 전후 지속적 협조를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 초청 한국불교지도자 간담회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불교계 지도자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9월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불교계가 방역의 고비마다 협조해 준 것에 대한 감사와 방역에 대한 지속적인 협조를 요청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원행 스님은 문 대통령에게 불교계를 대표해 인사말을 전하면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국정을 수행하느라 여념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위기와 태풍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를 언급하며 “우리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들이 더욱 정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껏 불교계가 방역에 선제적으로 앞장섰다고 전하며 법회 등을 중단하고 사찰의 산문을 닫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데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까지 뒤로 미루고 5월에는 천년 넘게 이어온 연등회마저 전격적으로 취소했다”며 “올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앞두고 내린 용단이었기에 고마움과 함께 안타까움도 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최선을 다해 유네스코 등재를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불교계의 지속적인 협조도 요청하며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끝을 알기 어려운 장기전이 되고 있다”며 “불교계가 국민께 변함없이 큰 용기와 힘이 돼 주길 믿는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우리 국민들이 지금 큰 시름에 처해있다”며 “우공이산의 고사를 교훈 삼아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서 낮은 자세로 보살행을 실천해야 된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국민화합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를 제안하며 간담회에 참석한 대중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 기도문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상의상관 관계 속에서 서로 연결돼 있는 인드라망의 세계”라며 “온 세상이 한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원히 평화롭고 행복한 지혜와 자비의 길로 나아가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묵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금곡 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등 13명의 불교계 인사가 참석했다.
한편, 간담회 직후 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위기를 밝은 지혜로 물리쳐 국민과 함께 영원히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를 기도한다며 ‘무한 세월동안 영원히 광명함’이라는 뜻의 <만고휘연(萬古徽然)> 친필휘호를 총무원장스님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