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로 성불평등에 맞서는 비구니 스님들
2019-12-02 양민호
히말라야 지역의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항하기 위해 무술을 연마하는 쿵푸 비구니 스님들이 있다. 지그메 콘촉 라모(Jigme Konchok Lhamo) 스님을 필두로한 비구니 스님들은 동남아시아 전역을 여행하며 여성들에게 자기 방어 기술을 가르치고, 여성에 대한 폭력에 무감각한 지역에서 성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히말라야에서 여자아이들은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기회 역시 평등하지 못하죠. 우리는 이 지역 여성들의 위상을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으로서의 여성이 아닌,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새로운 여성상의 한 예로서 쿵푸를 시연합니다.”
비구니 스님들은 네팔에 있는 아미타바산(Amitabha) 누네리(Nunnery) 출신으로 티베트 불교 드룩파에 속해 있다. 지난 2008년, 드룩파의 수장 걀왕 드룩파(Gyalwang Drukpa)는 불교에서 성평등을 재고하기 위해 여성과 소녀들이 전통의 규범을 벗어나 쿵푸를 배우는 것을 적극 지지한 바 있다.
최근 비구니 스님들은 네팔에서 인도 북부에 있는 라다크까지 자전거로 완주하며, 성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라모 스님은 “처음에는 응원보다 비판이 많았습니다. 전통을 지키기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은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분들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여성 인권 향상과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활동을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