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
의미하는 대로 말하라
저작·역자 |
오렌 제이 소퍼(Oren Jay Sofer) 지음 김문주 옮김 |
정가 | 20,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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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 2019-06-07 | 분야 | 인문, 심리 |
책정보 |
판형_152*225mm|두께_28mm | 448쪽|2도 ISBN_978-89-7479-671-6 (03180) |
대화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에 대해 안내한 책이다. 그 본래 기능이란 자신이 의도하는바 그대로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오해 없이 듣는 것이다. 유명한 대화 모델인 ‘비폭력대화’와 초기불교 수행 전통에서 유래한 명상법인 마음챙김을 중심으로, 두 가지를 결합, 보완하여 대화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하였다.
지은이
오렌 제이 소퍼(Oren Jay Sofer)
불교적 관점과 세속적 관점을 모두 아우르며 명상과 비폭력대화를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2년 반 동안 아잔 차(Ajahn Chah) 스님이 머물던 태국의 숲 공동체에서 아나가리카(Anagarika, 출가자)로 수행하였다. 현재는 불교 전통 수행과 세속적인 마음챙김의 언어를 결합해 이해하기 쉽게 전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명상 수행 공동체인 스피릿 록 명상 센터(Spirit Rock Meditation Center)의 교사협의회 회원이자 비폭력대화 공식 교육자이며,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신체 중심 치료법 치료사이기도 하다. 또한 비영리 명상 교육 단체인 마인드풀 스쿨스(Mindful Schools)의 노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 넥스트 스텝 다르마(Next Step Dharma, nextstepdharma.org)와 마인드풀 헬스 케어(Mindful Healthcare, mindfulhealthcare.net)의 창립자다.
옮긴이
김문주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같은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를 수료하였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이슬람은 서구의 적이 되었는가』 『민주주의의 정원』 『예술가는 절대로 굶어 죽지 않는다』 등이 있다.
추천사-조셉 골드스타인
감사의 글
서문
1부 첫 번째 단계 : 실재감 있게 이끌어 가기
제1장. 우리 삶의 중심
말과 함께 하는 나의 길 찾기 /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우주 / 인간의 목소리, 호흡, 그리고 정체성 / 다차원적이고 전체론적인 경험 / 말의 수련, 그리고 마음의 수련
제2장. 마음챙김의 힘
연대가 필요한 진짜 이유 / 강점을 기반으로 / 실재감 구분하기 / 솔직함 : 실재감은 진짜로 존재한다는 것 / 주유 경고등 : 실재감과 대응 / 마음챙김적 실재감 연습 / 일상에서 실재감 찾기 / 회복 탄력성으로 향하는 문 / 긍정적인 피드백 회로 만들기 / 실재감의 힘
제3장. 관계적 알아차림
선택 시점 : 말하기냐, 듣기냐 / 속도의 힘 : 멈춤 / 실재감을 가지고 성숙해지기 : 상호 관계 / 고급 편 : 관계적 알아차림 / 불확실성 : 미지와의 조우
2부 두 번째 단계 :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하기
제4장. 블레임 게임
우리의 무의식적 훈련 / 우리 훈련의 더 깊은 뿌리 / 관점이 의도를 결정한다 / 갈등에 대응하는 네 가지 습관적 방식 / 갈등 회피 / 경쟁적 대립 / 수동성 / 소극적 공격 / 습관의 끈을 늦추며
제5장. 우리의 시작점은 어디인가
다릴 데이비스와 KKK의 만남 / 계몽적 이기심 / 다양한 관점 /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하기 / 마음챙김과 이해하려는 의도 / 마음챙김의 종소리 / 두 가지 질문 / 보호를 위한 힘쓰기 / 합기도가 보여 주는 호기심과 배려의 힘
제6장. 전화가 끊어지지 않게 하세요
듣는 법 배우기 / 전화가 끊어지지 않게 하세요 / 주기 완료하기 /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 공감의 근원 / 공감을 가로막는 걸림돌 / 공감의 세 가지 차원
3부 세 번째 단계 : 중요한 부분에 초점 맞추기
제7장. 중요한 것 파악하기
욕구들의 집합체 / 문화적 미신 : 독립, 자족, 그리고 욕구 / 취약성의 힘 / 욕구의 아름다움 / 대화에서의 욕구 / 진정성과 욕구
제8장. 감정적 민첩성
마음의 교훈 / 중도 / 감정에 대한 신화 / 느낄 권리의 회복 / 감정의 팔레트 / 블레임 게임 파고들기 : 근본적 책임 / 내적 자유의 기본 원리 / 감정 표현하기
제9장. 공감과 내면의 회복 탄력성 강화하기
선의 도입 : 감사함, 기쁨, 그리고 축하 / 자기 공감 : 다정함의 힘 / 공감의 강둑 : 공감 고통에 대처하기 / 합의 없는 공감 / 공감의 정제 : 당신, 또는 나를 넘어서
제10장. 싸우지 않고 쟁점을 제기하는 법
무엇을 덧붙이고 있는가 / 분명히 보기 / 추론의 사다리 / 부정적인 평가의 해석 / 칭찬, 피드백, 그리고 감사 / 말할 수 있는 용기
제11장. 뭔가를 원한다면, 부탁하세요
욕구라는 선물 / 작은 비밀 / “ 흘리면 안 돼!” : 부탁하는 법 / 부탁을 부탁해 : 부탁의 종류 / 내 식탁 위 꽃 / 전후사정 설명하기 /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완벽한 방법 / 요구, 듣기, 그리고 ‘노’라고 말하기 / 주고받는 주기
4부 모두를 그러모아
제12장. 대화의 흐름
춤을 만들어 내는 움직임 / 대화의 프레이밍 잡기 / 대화의 추적 / 발언권이 누구에게 있는가 / 내용 추적하기 / 의미하는 대로 말하라 : 간결한 말의 힘 / 대화의 흐름에 동참하기
제13장. 급류를 타고
까다로운 대화 끌고 가기 / 강물의 흐름 바꾸기 / 활성화 인식하기 / 파도타기 / 비활성화 유지하기 : 하류까지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법 / 예행 연습 / 진정한 대화 / 다시 해!
제14장. 결론 - 경로 정하기
배를 돌리려면 / 다음 단계 / 내면을 들여다보라
부록
원리의 요약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팁
주석
용어 설명
추가 자료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
말은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우리는 말을 통해 자기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필요한 무언가를 요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때 듣는 사람이 없다면 말이 가진 기본적인 기능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래서 말은 상호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바로 말하기와 듣기, 대화다.
하지만 우리의 말하기와 듣기는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의미를 담는 것이 아니라 ‘내뱉고’,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기 식으로 해석하거나 흘려버린다. 그러다 보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계 역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대화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에 대해 안내한다. 그 본래 기능이란 자신이 의도하는바 그대로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오해 없이 듣는 것이다. 유명한 대화 모델인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와 초기불교 수행 전통에서 유래한 명상법인 마음챙김을 중심으로, 두 가지를 결합, 보완하여 대화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하였다. 첫째 실재감을 가지고 대화를 이끌어 갈 것, 둘째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된 의도를 가질 것, 셋째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세 가지 핵심을 중심으로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되고 상대방의 말을 오해나 감정 소모 없이 들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소개하였다.
언제나 지금에 집중하여, 어떠한 판단 없이 요점만 말하고 들을 것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세 가지 핵심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우리가 대화를 할 때 가장 많이 잊어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실재감, 현재 이곳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은 말하기와 듣기 양쪽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실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후의 감정이나 욕구 등을 섞지 않고 말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오해 없이, 집중하며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떠한 요소보다 첫 번째로 대화할 때는 ‘실재감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실재감만 가진다고 해서 대화가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후에 강조하는 것들은 대화할 때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이다.
먼저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의도를 가질 것’은 함께 대화하는 상대를 어떤 선입견 없이, 그 사람도 나와 같은 하나의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의 감정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감과 배려가 대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특히 갈등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마지막으로 꼽는 것은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대화에는 주변 상황이나 대화하는 나와 상대방의 현재 상태 등 수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이때 중심을 잃지 않고 요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주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이를 통해 관련 없는 요소를 옆으로 미뤄 두고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출 때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고 한 단계씩 효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음챙김이 결합된 비폭력대화
마샬 B.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erg)가 만든 대화 모델인 비폭력대화는 우리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연민의 마음을 바탕으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찰, 느낌, 욕구, 요청의 네 단계를 거쳐 전달하라고 말한다.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일에 대해 내가 느낀 감정을 전달하고, 그 감정이 일어나게 된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말한 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요청하는 것이다.
이때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식별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감정과 욕구를 식별하지 않으면 말하는 사람의 판단이나 평가, 분석이 섞이게 되고, 상대방은 이를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여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기존 비폭력대화 모델에는 감정과 욕구를 식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다. 저자는 감정과 욕구를 식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음챙김 명상에 주목했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음챙김 명상은 이 목적에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저자의 특이한 이력과 함께 우연한 만남이 작용했다. 고등학교 시절 명상에 관심을 가진 것이 인연이 되어 태국에서 2년 반 동안 출가 수행자로 생활한 적이 있는 저자는 비폭력대화 공식 교육자이기도 하다. 우연히 2000년대 초반 비폭력대화 워크숍에 참가했다가 비폭력대화 모델의 창시자인 로젠버그를 만나 마음챙김이 비폭력대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전했고, 로젠버그 역시 이 의견에 동의, 지지를 표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저자는 마음챙김 명상과 비폭력대화를 통합하기 위해 20년간 노력하게 된다.
그 노력의 결과물인 이 책에는 어느 것이 비폭력대화 모델의 것이고, 어느 것이 마음챙김 명상에서 유래한 것인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는 않다. 그 대신 비폭력대화 모델에서 안내하는 말하기와 듣기 요소요소에 마음챙김 명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알아차림을 통해 대화하는 내내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거나 ‘호흡’을 통해 들뜬 마음을 진정하고, 명상에서 주의를 다시 집중하는 기준점인 ‘닻’을 이용해 치열한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사용하라는 식이다.
다양한 연습과 요점 정리, 문답과 함께 익히는 대화법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었다고 해서 우리가 능숙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연습해서 몸에 익혀야 비로소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쉽게 대화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저자의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다.
먼저 본문에서 소개하는 개념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습해 볼 수 있는 ‘연습’ 항목을 중간중간에 수록해 두었다. 그 가운데에는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몸에 주의를 기울이기’ 같은 쉽게 익히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자신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 유형을 살펴보는 간단한 것도 있다. 또한 책을 읽는 도중에 할 수 있는 연습, 일상생활 중에 해야 하는 연습, 혼자서 해야 하는 연습, 함께 할 상대가 있어야 하는 연습 등 여러 상황에서 해야 하는 연습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요점을 본문 중간에 한 번, 그리고 각 장 마지막에 또 한 번 수록하였다. 이를 통해 독자는 본문의 내용을 읽고 난 뒤 한 번 정리하고, 또 한 장을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한 번 보고, 기억하여 책속에 소개된 원리와 요점을 확실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장 마지막에는 원리와 요점만이 아니라, 저자가 실제 대화법 워크숍과 수련회 과정에서 학생들과 주고받은 질문과 대답이 수록되어 있어서 대화법을 익히다 보면 충분히 생길 수도 있는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었다.
말하기와 듣기 이외에 알아차림(awareness)은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동안 작용하는 또 다른 기본 요소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에 달려 있다. “보낸 메시지”가 “받은 메시지”와 동일해지기 위해서 우리에겐 ‘실재감’이 필요하다. 온전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으면서 내 자신과 다른 이들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가장 단순한 순간에 깨달을 수 있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는데 그 사람이 못 들은 적이 있었는가? 당신은 그 사람과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였고, 그 사람의 청력도 정상이다. 다만 그 사람의 마음이 듣는 행위에 집중하고 있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이나 당신의 말에 대한 알아차림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 단순한 진실은 우리가 가끔 간과해 버릴 정도로 당연하다. 알아차림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 커뮤니케이션이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마음챙김 커뮤니케이션은 알아차림을 통해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 반대의 개념이 바로 ‘마음잃음 커뮤니케이션(Mindless Communiction)’이라고 할 수 있다.
- 본문 44쪽
멈춤은 마음챙김적 실재감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내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더 많이 할수록 내 신경계에서 어떤 동요가 일어나고 그에 따라 내가 말하는 속도나 목소리 크기에 어떤 변화가 벌어지는지 더 많이 주목하게 된다. 나는 그러한 에너지가 만들어 내는 파동을 그대로 따를 수도 있고(이를테면, 열정이나 불만을 표현한다든지)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선택 시점과 마찬가지로 멈춤의 목표는 항상 변화 없이 단조로운 상태를 유지하거나 차분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능력을 발전시키고 더 광범위한 환경 속에서 능숙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본문 93쪽
일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우리가 세부적인 사항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다른 사람을 “산만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라고 보거나 “분석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한다.”라고 보기도 한다. 연인 관계에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냉담하다.”거나 “무심하다.”고 보는 반면에 상대방은 그를 “욕구 불만에 의존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근본적인 패턴이 눈에 보이는가? 내게 어떤 일이 벌어졌고 내가 그 등식에서 어느 편에 서 있든, 문제는 ‘상대방’이 된다. 내가 상대방이 하는 것과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면, 어쨌든 그건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아간다. 우리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우리는 ‘블레임 게임(Blame Game)’, 즉 남 탓하기에 돌입한다.
- 본문 117∽118쪽
습관적인 패턴에 머무를 때 우리는 쉽게 상대방의 의도를 추측하게 된다. 약속 시간에 늦은 친구나 합의한 내용을 잊은 동업자의 행동에 대해 이는 곧 우리가 중요치 않은 존재라는 뜻이라며 훨씬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 또는 “나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라는 식이다. 이해하려는 의도를 지니는 것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열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신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수도 있다.
- 본문 158쪽
대화에서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우리가 이미 살펴봤던 매우 간단한 원리에 의지하고 있다. 즉 서로를 좀 더 이해할수록 해결책을 찾기는 더욱 쉬워지는 것이다. 어떤 주제로 논의를 하든 이 원리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은 도움이 된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욕구를 논의 대상으로 꺼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후 모든 각도에서 함께 그 상황을 조사하면 될 테니까.
그러한 상호 간 이해는 대화에서 우리의 태도를 바꿔 놓는 힘을 지닌다. 우리가 서로의 내면 세계에 대해 이해할 때 우리의 우선순위는 가끔 재배치되기도 한다. 욕구의 보편적인 특성과 마주하면서 “내 욕구” 또는 “당신의 욕구”를 구분해 내려는 감각은 무뎌지고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 누구에게서 어떻게 나타나는 것이든 존재하는 모든 욕구는 중요해진다. 이러한 심오한 연대에서 자비를 구하는 우리의 욕구는 표면으로 드러나고, 다른 결과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내게 된다.
- 본문 224쪽
우리의 감정은 우리 생명 작용에서 나오는 결코 변할 수 없는 표현이다. 그래서 우리 신체의 면역 체계만큼이나 우리 삶에서 정상적이고도 필수적인 존재다. 감정은 전혀 비합리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이유를 가지고 사물을 느낀다. 감정이 생겨났다면 중요한 뭔가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감정은 몸과 마음이 우리의 욕구에 대해 신호를 보내는 주요한 방식이다. 우리는 욕구가 충족됐을 때 즐거운 감정을 느끼고,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중략) 이러한 관점에서 모든 감정은 느껴도 괜찮은 존재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다. 우리가 우리의 감정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감정에 휩쓸려 장악당했을 때 폐해가 발생한다. 문제는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기분에 대한 우리의 반응적인 표현이나 습관적인 억압인 것이다. 반응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때 즉각적인 폐해는 겉으로 나타난다. 반사적으로 감정을 억눌렀을 때 그 악영향은 내면을 향하면서,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 잠재적인 해악이 될 수도 있다.
- 본문 246~247쪽
마음챙김은 가끔 왜곡이나 편견에서 자유로운 알아차림으로 정의된다. 이는 해석의 과정을 명확히 하고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과 그에 대해 우리가 하는 이야기 간의 차이를 분명히 밝혀 준다. 한 불교 경전에서는 수행자에게 “보이는 것은 보이는 대로, 들리는 것은 들리는 대로” 분명히 이해하라고 이른다. 우리는 우리의 신념과 해석을 해체하기 위해 마음챙김을 사용할 수 있다.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실제 사건, 즉 우리 환경의 특정 데이터를 겹겹이 쌓인 생각과 인식과 반응으로부터 분리해 낼 수 있다. (중략) 이러한 과정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는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관찰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게 카메라에 찍혔을까?” 카메라는 움직임과 소리를 잡아내지, 누군가가 “차갑게 행동한다.”라고는 기록할 수 없다. 누군가가 “결코” 뭔가를 하지 않는다거나 “항상” 뭔가를 한다고 실제로 보여 주지 못한다.
- 본문 298~299쪽
부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그 뒤에 존재하는 의도다. 부탁은 다른 사람의 욕구를 고려하는 융통성이라는 내부적 성향을 포함하며, 요구와는 구분된다. 근본적으로 요청은 제안이다. “이건 어때?”처럼. 그리고 대화의 연속이면서 지금 이 지점에서부터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최선의 추측이기도 하다. 반면에 요구는 대화의 끝이다. 우리가 다른 선택지를 보지 못할 때, 이득을 취하기 위해 힘이나 강제를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부탁은 협력을 요청하는 것이지만 요구는 결과를 협박하는 것이다.
- 본문 338쪽
우리의 의도는 요청이 없을 때 모호해지면서 상대방에게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추측하도록 만든다. 우리 대부분은 비난을 듣는 것에 조건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을 때 우선적으로 비난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부탁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왜 우리가 그 이야기를 꺼내는지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지 제안하는 것이 이럴 때 도움이 된다.
- 본문 343쪽
우리 입에서 마구잡이로 빠져 나가는 ‘말’이라는 폭주 기관차를 잡기 위해 우리는 실재감을 활용해 우리의 흥분 정도를 추적하게 된다. 이러한 내면의 추적은 우리가 주기적으로 멈춰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정보를 모둠 단위로 나누고 주기를 완료하는 과정에 적절히 대응했을 때 대화의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우리는 말하고 확인하고 이해를 구축한다. 경청할 때도 동일한 리듬에 맞춰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연결을 이어 가기 위해 대화에 개입하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한 만큼 이해받았는지 확인하도록 돕기도 한다.
- 본문 379쪽
까다로운 대화에 접어들었을 때 누군가는 옳다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내면의 더 깊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전략이 있음을 깨닫는 데에 실패할 수 있다. 당신이 옳다고 다른 사람들이 수긍할 때, 진정으로 당신이 추구하던 바를 얻었는가? 당신은 공감을 원하는가, 혹은 그들의 행동이 당신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인정받길 원하는가? 그들이 당신을 배려한다는 사실을 알고 싶은 것인가? 당신이 원하는 것은 평화인가, 치유인가? 혹은 그들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가?
당신이 원하는 것이 명확해지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 어떠한 의도가 해결책을 지원해 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 이러한 상황을 풀어나가기에 충분한 연대감은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가?
당신이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음으로써 어떻게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지 겸손하게 생각해 보자. 진공 상태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모든 인간관계는 함께 생겨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가? 공감의 범위를 더욱 확장해서 당신 자신과 당신의 행동에 대해 상대방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겠는가? 당신의 역할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방어적인 태도에서 당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주고 상대방이 이에 보답하게 만들어 준다.
- 본문 391~3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