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연등회와 부처님의 생애
『새봄이의 연등회』와 『보리수 아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연등회와 부처님의 생애
지난 17일 저녁 광화문 광장 미륵사지 탑등에 불이 켜졌습니다. 이제 종로 한복판에서 빛의 축제, 연등회가 열린다는 신호입니다.
연등회는 매해 부처님오신날 바로 전 주 토, 일요일에 열립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5월 12일이니, 연등회는 그 전주인 5월 4일과 5일에 열리는 거지요. 4일 토요일 저녁에는 연등 행렬이, 다음날인 5일에는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전통문화마당이 있습니다. 연등 행렬을 하는 날에는 전국에서 모인 스님들과 불자분들은 1년 동안 정성들여 만든 등과 함께 동대문에서부터 종로 조계사까지 행진을 합니다. 그런데 행진할 때 함께하는 등이 연꽃 등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자주 오해하는 것이긴 하지만, 연등회의 ‘연’은 연꽃이 아니라 불을 붙인다는 뜻의 한자 연(燃)입니다. 즉 불 밝힌 등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날 모인 등 가운데에는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도 있지만 코끼리나 사자, 사천왕, 범종 등 불교에서 흔히 쓰이는 상징부터 아이들에게 친숙한 타요나 뽀로로, 카카오프렌즈 같은 캐릭터를 본뜬 등도 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행렬에 참여하고 또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행사인지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되어 줍니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지요.
연등회가 무엇인지, 어째서 사람들이 등을 들고 다니는지, 갖가지 등에는 무슨 뜻이 있는지를 모두 다 아는 건 아닙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저 ‘볼거리’라고만 여겨질 것입니다. 이 책 『새봄이의 연등회』는 그런 아이들이 보기 딱 좋은 책입니다. 연등회에 대해 아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어두워 두꺼운 안경을 쓴 새봄이는 엄마 손에 이끌려 사찰의 등 만들기 교실로 옵니다. 하지만 등을 잘 만들 자신도 없고, 만들어봤자 잘 보이지도 않을 거란 생각에 처음에는 시큰둥하지요. 하지만 사찰에서 만난 동자승과 신나게 놀면서 연등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가지각색 등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익살스러운 그림과 함께 그려진 새봄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연등회가 무엇인지 잘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연등회는 ‘전통 문화 축제’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연등회를 하는 이유에는 무엇보다 부처님의 탄생을 봉축한다는 의미가 가장 크지요. 부처님이 위대한 성자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보리수 아래』는 동화로 만나는 부처님 이야기입니다. 왕자로 태어난 아이가 세상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여행을 떠나서, 마침내 진리를 깨닫고 붓다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이 딱딱하게 느낄 만한 부처님 일대기를 아름다우면서도 부드러운 문장과 그림으로 담아내었지요. 덕분에 아이들이 모든 사람의 행복과 평안을 바랐던 부처님의 자비심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